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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휘루 김신영 Sep 21. 2023

사임당의 이름은 현모양처다?

시대마다 인간상이 있다. 여성에게 인간상은 오직 현모양처다.

시대마다 요구하는 여성상, 남성상이 있다. 또한, 인간상이 있다. 여성에게 요구하는 것은 언제나 여성상이지 인간상은 아니다. 남성은 남성상이 곧 인간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 사회는 현모양처의 여성상을 강요하고 있다. 알파걸, 슈퍼맘, 걸크러쉬. 워킹맘 등의 용어에서 보듯이 여성에게 과도한 요구를 하고 있음이 드러난다. 육아와 출산에 더불어서 말이다.


조선시대가 요구한 여성상은 오직 현모다. 이는 인간상이 아니다. 또한 구한말과 일제강점기, 그리고 현대에 이르기까지 여성에게 요구되는 것은 현모양처다. 5만원권 고액지폐에 새겨진 이유 역시 현모양처이기 때문이다.

이에 사임당의 이름은 '현모양처'인 듯이 불린다. 심지어 모두 그를 현모양처이기에 추앙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사실 그는 현모양처가 아니다. 그의 이름은 신인선이며 당호가 사임당이다. 사임당 신인선은 이름보다 당호를 더 좋아하여 당호로 불렸다. 그는 주체적인 자세로 주나라 문왕의 어머니인 태임을 본받고자 사임당으로 호를 지었다고 한다.


그런데 왜 조선시대의 여성들은 이름보다 당호로 불린 것일까? 조선시대는 남녀를 불문하고 양반가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않았다. 자나 호를 따서 부르기를 즐겼다.  그에 따라 부르는 명칭이 20개가 넘는 양반도 있었다. 00의 여식, 00의 아들, 00의 모친, 00의 부친 등 이름을 직접 부르지 않으며 회피하는 성향이 있었다. 이름을 직접 부르는 것은 예의 없고 경망스럽다고 여겨 꺼렸던 것이다.


문제는 이것이 굳어져서 남성은 그래도 관직이 있기에 이름이 남아 여기저기 기록되고 족보에도 올라가는데 여성은 가부장제의 영향으로 잘 불리지 않던 이름마저 사라져 버리고 당호만 남게 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족보에도 올라가지 못한다.


또 하나 조선시대에는 현모양처의 개념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현모만 있을 뿐 다른 용어는 찾아볼 수 없다. 즉 현모양처는 일본의 메이지 유신에서 비롯되어 우리나라에 전해지고 일제강점기 때 본격 도입되기에 이른다. 일본은 식민주의 교육정책으로 일환으로 일제에 충성할 여성을 대량으로 길러내기 위한 술책을 부린 것이다. 반항하지 않고 자녀교육에 힘쓰며, 제국주의에 충성하고, 전쟁에도 적극 동참하는 어머니상으로 현모양처를 이용, 악용하였다.



https://v.daum.net/v/2016091508005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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