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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통 Jan 16. 2024

[드로잉일기 12일] 전투화와 미용실

2024년 1월 12일 금요일

출근 길 현관에 자리잡은 신발이 눈에 확 들어왔다.

아내에게 물었다.

“둘째 것 입네다.”


둘째는 강원도 화천에서 군복무를 했다.

추위를 엄청 싫어하고,

지저분한 분위기를 싫어하고,

도시를 벗어나기를 싫어한다.


당연히 군 생활에 불만이 많았다.

(집 안의 세 남자 중 혼자만 현역복무라 더 그랬다.)

화천을 싫어하는 이유다.


그런데 말이다.

신발이 어째 ‘전투화’ 필이다.


그렇게 싫다던 ‘군대에 대한 향수냐?’고 물었다.

이렇게 답하더라.


“전투에 참전해 먹고 살려는 생존력과

취업경쟁에서 빛이 날 수 있는 전투력 배양을 위해

신었다 아닙니까!”


나는 얼른 “한 켤레 더 사줄까?”리고 말했다.




아내와 함께 단골 미용실을 찾았다. 

내가 다니던 곳에 아내를 초대한 격이다.


항상 나의 헤어컷에 좋은 평가를 했던터라

아내도 같은 디자이너에게 머리를 맡겨보기로 한 것이다.


더구나 매장이 압구정에 있어서 말하기도 좋지 않은가!

‘나 말이야? 압구정 미용실에서 머리했다.’


아가씨 시절 처럼 커트를 했다.

나는 마치 데이트하던 그녀같아 깜짝 놀랬다.

아내가 맘에 들어하니 다행이다.


손질을 하지 않아도 머리 감은 후 바로 자세가 잡힌다며 좋아라 한다.

내가 봐도 예쁘다.

아내도 그렇고, 디자이너의 실력도 그렇고….


미용실을 나와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지하에서 식사했다.

활어회비빔밥 2만원,

짬뽕 1만6000원!


= 맛 <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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