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한 것은 이별없는 세상은 없다
출근길, 전철 플랫폼에 봤던 참새 한 마리의 시체가 많은 생각을 만들어낸다. 우선 신문에서 읽었던 글을 떠올렸다. ‘인간은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을 아는 유일한 동물이다. 매일 경쟁적으로 투쟁하고, 신분 상승으로 안위를 추구하고, 가혹하게 기계적으로 노동을 하다 보니 죽음을, 특히 자기의 죽음을 생각할 겨를이 없을 뿐이다. 애석한 일이다. 죽음에 따른 불안은 필시 창의력의 가장 강력한 동기일 테니 말이다.’ 오늘 자 중앙일보 ‘아침의 문장‘으로 올라온 내용이다.
그리고 지난 4월 중순에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린 거래처 대표의 모습이 생각났다. 연체가 잦아 거래를 중단했더니 수십 개월 만에 나타나 재거래를 부탁했다. 그때가 4월 초였다. 그가 떠나기 전 업체는 2회에 걸쳐 주유했다. 외상대가 입금이 안 돼 확인해보니 그가 떠났다는 것이다. 도박으로 인한 빚을 감당할 수 없어서 였다고 한다. 나는 국세청 홈텍스에 들어가 계약의 해제라는 사유로 발행했던 세금계산서를 취소했다.
죽음을 목격하든 부고 소식을 접하든, 이별은 마지막이라는 끝에 도착이라서 참 아프다. 참새의 영혼과 떠난 다른 이의 영혼이 자유로움과 무통의 영면으로 다시 피어나기를 염원한다. 떠난 이의 작별은 아픔 있는 아픔의 끝이고, 남는 이한테 갑자기 찾아온 이별은 이제 시작되는 아픔일 수 있다.
모든 생명이 세상과 이별할 때는 우리의 마음이 허용할 수 있는 그것이었으면 좋겠다. 죽음으로 인한 이별이 고통이 아닌 작디작아도 축복이 될 수 있다면 또 좋겠다. 그래야 이별은 별처럼 아름다울 것이고, 저 하늘의 별들은 더욱 빛이 날테니… 분명한 것은 이'별'없는 세상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