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슴 뛰는 일을 하고 싶다'는 열망이 부정맥으로 변질될 찰나, 지금 필요한 것은 '들음'이다.
믿음은 들음에서 나는 것입니다. 말씀을 떠나지 말고 항상 가까이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아침 출근길, 라디오에서 설교 방송이 흘러나왔다. 그렇구나,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종교를 차치하더라도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가늠하고 믿음을 같은 일은 쉽지 않다. 더군다나 그 믿음을 실천하는 일은 또 다른 영역이다. 꾸준함과 자신에 대한 강한 확신이 콜라보를 이룰 때 그 믿음은 실현될 수 있다.
새해가 시작된 지도 3달이 되어간다. 그사이 사납던 바람은 온순해졌고, 설렘과 걱정으로 가득했던 신학기도 어느새 익숙함이 자리 잡았다. 듬성듬성 쓰인 3월의 다이어리는 깨알같이 꽉 찬 1월의 다이어리와는 사뭇 대조적이다.절대 지키겠노라 다짐했던 계획들도 윤곽이 희미해져 가고 있다.'센 언니가 되고 싶다.', '가슴 뛰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새해의 열망이 부정맥으로 변질될 찰나, 지금 필요한 것은 '들음'이다.
# 센 언니가 들려주는인생지침3가지
출처 : Pixabay
6년째 함께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센 언니가 있다. 우리는 6년째 학교에서 교무부장과 연구부장, 교무부장과 학생부장, 교무부장과 혁신부장으로 손발을 맞춰왔다. 그녀는 나의 멘토이자 롤모델이다. 그녀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불도저'라는 표현이 딱이다.그녀가 온몸과 온 마음으로 전하는 '들음'은 이렇다.
첫째, 센 언니는 자신의 의견이 옳다고 생각하면 굽히지 않는다.
그녀가 더욱 멋진 이유는상대를 대할 때 '강강약약'이라는 사실이다. 모든 회사의 중간 관리자가 그렇듯 학교에서 부장교사는 교장, 교감 승진이라는 목표를 갖기 마련이다. 그러니 관리자의 마음을 읽는 것이 최대 관건이다. 그런데 이 언니는 좀 다르다. 관리자의 의중보다는 교사들의 입장을 대변하는것이 먼저다. 한두 번이야 그렇지만 자주 반복되자 슬슬 그녀의 미래가 걱정되기 시작했다.
"부장님, 교감선생님 말씀에는 웬만하면 동의하세요. 그게 어려우면 그냥 조용히 있으세요. 지금까지 고생한 보람은 있어야 하잖아요." 나의 우려 섞인 목소리에 그녀가 말했다.
"난 내일 그만두더라도 할 말은 해야 하는 사람이잖아. 하루를 살더라도 내 의지대로 살아야지. 걱정 마! 나 그런 거 바라고 지금까지 열심히 일한 거 아니야. 그냥... 난 아이들이 너무 좋아서 그래서 일하는 거야. 하고 싶은 일하고, 하고 싶은 말하면서 살아야 나한테 당당할 수 있지."
진정한 센 언니가 된다는 것은 나 자신에게 당당해지는 것이다.
둘째, 센 언니는 자신의 말에 확신을 갖고 있다.
동료교사는 우리를 '정글을 밀고 나가는 불도저(언니)와 그 뒤에서 땅을 정리하며 흙을 퍼 나르는 로더(나)'같다고 표현한 적이 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찰떡같은 표현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부장교사를 하다 보면 결정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 작게는 근무순서부터 크게는 학사일정, 교육과정 등 결정을 필요로 하는 것들은 차례 없이 쓰나미처럼 밀려든다. 그녀는 결정의 순간에 당당하다. 정확히 말하면 확신에 차있다.
"이렇게 하세요."는 그녀의 화법이다. 나는 주로 "이렇게 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와 같은 화법을 사용한다. 물론, 모든 순간에 그녀의 화법이 옳은 것은 아니며 나의 화법이 틀린 것도 아니다. 하지만 결정을 해 주길 원하는 입장에서는 당연히 그녀의 화법이 더 믿음직스러울 테다. 게다가 내 입으로 말한 것은 주문이 되어 실제로 그런 일이 가능하게 만들기도 한다. 말이 가진 힘이라고나 할까.'나에 대한 확신'은 '나에 대한 믿음'을 실현시키는데 가장 큰 밑거름이된다. 그것은 계획을 세우고도 몇 번이나 가능성을 곱씹어보고 망설이는 나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들음'이었다.
셋째, 센 언니는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우리의 삶은 언제나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를 좌절하게 만든다. 센 언니는 이런 순간에 항상 앞을 본다. 안타깝게도 확신에 찬 결정이 항상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 잘못된 결과에 당황하고 있을 때 센 언니는 이렇게 말한다.
"그래서 지금부터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이 잘못되었을 때 '누가 한 거냐?', '어디서부터 잘못된 거냐?'부터 따져 묻는다. 잘못을 저지른 당사자는 이래저래 죽을 맛이다. 그런데 그때 센 언니가 하는 저 말이 얼마나 위안이 되는지 모른다.
'괜찮아, 해결할 수 있어.'라고 말해주는 기분이다.
인생길을 걷다가 넘어졌을 때 가장 필요한 것은 자꾸만 뒤를 돌아보는 것이 아니라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는 일임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다만 실천하지 못할 뿐.
센 언니의 '들음'을 통해 나의 열망에 한걸음 다가간다. 확신과 꾸준함의 콜라보로 나에 대한 믿음의 실현을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