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붙박이별 May 04. 2024

출근을 하고 싶은 이유

평범한 하루에 특별한 이유를 만드는 것은 나의 몫이다

 "엄마, 나 내일 아팠으면 좋겠다."

"왜?"

"학교 가기 싫어서.."

재량휴업일(근로자의 날)로 학교를 하루 쉰 아들이 말했다. '그래, 얼마나 가기 싫을까'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엄마의 본분에 맞는 답을 했다.


"하루 놀았으니 내일부터 열심히 학교를 가야 또 쉬는 날이 오지. 학교 가고 싶은 이유를 생각해 봐. 친구들, 급식, 체육시간 같은 거..."


 나이가 들고 알게 되는 실들이 있다. 예를 들어 선생님도 휴일 다음날은 출근을 하기 싫다는 사실 같은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근!




# 출근을 하고 싶은 이유


 비교적 긴 출퇴근길(왕복 80km)을 다니는 나에게 봄은 선물 같은 계절이다. 매일 풍경이 달라지니 지루할 틈이 없다. 풀무더기인 줄 알았던 곳에 노란 개나리가 흐드러지게 피어나거나 쨍한 핑크색 철쭉이 빼곡하게 고개를 내민 풍경은 봄 한정판이다.  눈처럼 흩날리는 벚꽃 길을 달리는 기분은 일 년에 딱 한 번만 즐길 수 있는 호사다.

 벚꽃이 이별을 고한 자리에 이팝나무가 쌀밥같이 하얀 꽃을 잔뜩 피어낸다.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출근길이 꽤 행복해진다. 출근을 하고 싶은 이유가 또 하나 생겼다.



 인생은 생각보다 드라마틱하지 않다. 대부분 기억에 남지 않는 그저 그런 하루가 계속된다.    평범한 하루에 특별한 이유를 만드는 건 나의 몫이다. 주위를 좀 더 자세히보고 관심을 기울여보자. 나의 삶이 좀 더 특별 해질 테니까.

 



이전 18화 '열심히'는 빼고 그냥 살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