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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터 Aug 13. 2023

메이크업을 하고, 카메라 앞에 선다는 것의 의미

'여행사 MD의 역할과 이해' 강의 촬영 후기

여행업계 종사자분들을 위한 온라인 강의 촬영을 마쳤습니다.


코로나를 계기로 우연찮게 시작한 강의지만, 횟수를 거듭할수록 어떤 내용을 전해야 강의를 듣는 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지에 대해서 많은 질문들이 생기는 거 같습니다. 한국관광공사(KTO)에서 운영하는 여행업계 교육플랫폼인 '관광e배움터'에 탑재될 콘텐츠로 제가 맡은 주제는 '여행사 MD의 역할과 이해'였습니다. 사실 여행사의 존재 이유가 고객에게 가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양질의 여행 상품을 만드는 것이라고 봤을 때 MD의 역할에 대한 분석과 이해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참조] 여행업계 교육플랫폼, 관광e배움터 (By 한국관광공사)

https://touredu.visitkorea.or.kr/


3개월 전쯤, 강의 의뢰를 받고 교안 작성을 위한 목차를 수립하면서 여행상품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여행사 MD'를 현재의 트렌드에 따라 어떻게 정의하고 설명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고민했습니다. 물론, 전통적으로 여행업에서 MD가 수행해 온 역할들이 있긴 지만 최근 여행 산업의 변화상에 비춘다면 분명히 여행사 MD의 역할론에도 많은 변화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사실 이는 여행사 본연의 존재가치에 대한 고민 및 변화와 맞닿은 부분이기도 합니다.


여행자들이 여행에 대한 경험이 많아지고, IT 기술의 발달로 다양한 여행플랫폼을 통해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얻기 쉬운 환경이 되면서 여행사는 여행객들에게 단순히 여행지에 대한 정보 제공 이상으로 좀 더 개인화되고 여행객 스스로가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들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예를 들면, 고객의 정서에 공감한 심층적인 상담이나 관심사에 맞는 큐레이션 제안 혹은 변경, 변수에 대한 안전성 보장에 대한 약속 같은 것들을 들 수 있습니다.


촬영을 위한 서울행 KTX


여러 생각들 끝에 아래와 같이 목차를 세웠습니다. 한 꼭지당 10~15분 정도의 분량으로 기획되었기에 많은 메시지를 전하기는 어려웠지만 시장 트렌드 변화에 따른 MD의 역할의 특징부터 시작해서 상품기획-홍보-운영 등에 있어서 중요 포인트를 짚어보고, MD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도움이 될만한 팁을 전하는 것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여행사 MD의 역할과 이해>_목차 구성

1. 여행 트렌드와 여행사 MD

2. Step1: 상품기획 및 세팅

3. Step2: 상품 홍보 및 마케팅

4. Step3: 상품 운영 및 피드백

5. 유능한 여행사 MD가 되기 위한 팁


최종 교안을 제출하고 촬영이 예정되어 있는 스튜디오에 와서는 담당자분들과 인사하자마자 메이크업부터 들어갔습니다. 사실, 메이크업까지 하고 강의 촬영을 하는 건 익숙한 일이 아니라서 신기하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했는데요. 영상에 조금이라도 더 단정하게 나올 수 있겠다는 생각에 약 30분의 시간 동안 분장해 주시는 스타일리스트 분의 안내를 열심히 따랐던 거 같습니다.


디테일이라는 건 신경 쓰기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재킷 내에 무선 마이크를 장착하고, 의자에 앉는 각도, 발을 뻗는 방향 등 여러 가지 카메라 테스트를 통해 안정적인 자세를 맞춰 보았습니다. 어느 정도 말이 풀려야 자연스러운 강의가 되기에 입도 풀고 물도 마시면서 챕터 하나하나를 머릿속으로 복기했습니다.


촬영 전, 카메라 테스트


챕터 별로 주요 포인트들을 보면 첫 번째 <여행 트렌드와 여행사 MD>에서는 여행 트렌드 변화에 따른 여행사 MD 역할 변화에 대해서 살펴봤습니다. 여행객들의 취향 세분화와 온라인 여행사들의 발달로, 여행사 MD는 여행객들에게 여행의 이유를 만들어주기 위한 상품 기획과 마케팅 활동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러한 과정들 속에서는 다양한 데이터 활용은 필수적인 상황이 되었고요.


다음으로 <상품기획, 홍보, 운영>에서는 여행지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를 파악하는 방법에서부터 여행 목적지(국가, 도시)가 여행객들에게 시간의 변화에 따라 어떠한 키워드로 소비되는지에 대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상품을 기획하고 세팅하는 부분들에 대해서 살펴봤습니다. 전통적으로 여행지에 대한 체류 경험이나 언어적인 소양이 있는 전문가들이 여행사 MD로서 주요 역할을 수행했는데요. 하지만, 이제는 여행객들의 니즈가 다양해졌기에 특정한 전문가 개인의 감만으로는 시장의 요구를 감당할 수 없기에 상품 기획에 있어서도 데이터에 근거한 전문가의 감을 활용하는 부분이 중요해졌습니다.


홍보와 마케팅에 있어서는 방향성(목적)을 분명히 설정해서 '1. 신규 상품에 대한 인지도 개선' 또는 '2. 기존 주력상품에 대한 판매촉진'인지에 따라 홍보의 방식과 성과 측정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살펴봤습니다. 아무래도 마케팅 채널에 한정된 자원을 활용하여 효율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분명한 목적 설정과 그에 맞는 홍보 활동이 필수적이었습니다.


다음으로 상품 운영에 있어서는 여행상품의 구성요소에 대한 공급 관리의 중요성을 언급했습니다. 해외여행상품을 구성할 때 가장 큰 원가 요소로 작용하는 항공 좌석에 대한 관리 및 항공사의 여행사에 대한 정책과 호텔, 현지차량, 가이드 등 여행 상품의 공급상황 현황을 면밀히 파악하여 추가적인 프로모션이나 유도작업 등을 잘해나가는 게 MD로서 매출 증진 및 수익률 관리에 중요한 부분이라는 점을 짚어보았습니다.


촬영 모니터링


마지막으로 <여행사 MD 팁>에서는 절대적인 정답이라기보다는 좀 더 넓은 시야를 가진 MD가 되기 위한 고려사항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여행업계 신문을 꾸준히 살펴보며 업계의 주체들(여행사, 항공사, 호텔, 관광청, 여행플랫폼 등)이 어떠한 변화를 만들어가는지 지켜보는 부분과 여행업과 관련된 다양한 데이터들을 찾아보고 MD로서 활용할 수 있는 부분들을 알아봤습니다.


일전에 여행업 관련된 포럼에서 들었던 말 중에 인상적이었던 말이 하나 있었는데, "여행업에서 맛있는 짜장면 만드는 사람들은 계속 줄고 있고, 짜장면 배달하는 사람들만 자꾸 늘고 있습니다."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비유인즉슨, 여행사의 본연적인 가치인 여행 상품을 만드는 전문 인력보다 여행상품을 판매중개하는 이커머스 비즈니스의 인력들만 더 번성해 나간다는 말이었는데요.


여행의 본질이 거주지를 떠나서 가치 있는 경험을 하는 것이라고 봤을 때 여행사의 존재이유 역시 이러한 여행객들을 위한 편의에 맞는 경험 상품을 제안하고 제공하는 것이라는 점은 다시금 분명히 새겨봐야 할 부분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여행사 MD의 역할에 대한 중요성은 더 커질 수밖에 없을 텐데요. 아무쪼록 최종편집까지 잘 마무리되어서 의미 있는 강의 콘텐츠가 나오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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