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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터 Jul 01. 2021

어쩌다 직업이 늘었습니다

나의 N잡러 도전기

말 그대로입니다.


어쩌다 보니 직업이 늘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의도했던 건 아니었습니다. 본업인 종합여행사에서 그 누구보다 성실히 근무하고 있었고, 예상치 않게 코로나 사태가 터졌습니다. 처음엔 해외여행이 차단되고, 단축근무를 하자 좋았습니다. 8년 차 직장인으로서 휴식을 가질 기회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그 휴식이 점차 길어지게 됐습니다. 성격상 부지런함을 달고 살았던 지라 여유 시간이 생기자 뭘 자꾸 배워보고 싶더라고요. 마침 고용노동부에서 여행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해줘서 내일배움카드 혜택으로 사진 편집부터 영상 편집, 데이터 분석까지 수업을 들으며 꽤나 유익한 시간을 보냈던 거 같습니다. 그렇게 이것저것 배우고, 또 느낀 걸 체화시키기 위해 브런치에 기록을 하다 보니 예상치 못한 기회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문화관광해설사 양성 교육  ⓒ 피터


우선, 저는 글을 쓴다는 의미에서 작가가 되어 있었고요. 운 좋게 에세이 공모전에서 수상의 기쁨도 맛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여행산업에 대해 적은 저의 글을 보고 강연 의뢰가 들어왔습니다. 관광 스타트업을 운영하시는 분들을 대상으로 여행 플랫폼의 이해와 활용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 이후에도 이런저런 연락이 와서 여행지 인문학 강의, 여행 크리에이터 양성 과정, 문화관광해설사 양성 과정 등 예상치 않게 여행 강의를 많이 하게 됐습니다.


짧게는 한 시간에서 길게는 세 시간 정도 분량으로 진행해야 하는 힘든 강의들이었지만, 열정적인 수강생분들과 파이팅하며 의미 있는 메시지를 나눈다는 게 꽤나 보람 있는 일이더군요.


열정적인 수강생을 만나는 기쁨이란  ⓒ 피터


이렇게 저는 작가가, 그리고 강사가 됐고, 배우고 느낀 걸 투어로 풀어내는 로컬 도슨트가 됐습니다. 어찌 보면 코로나가 오지 않았다면 경험해 볼 수 없었던 일이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전 요즘 한편으로는 코로나 이후의 제 모습이 기대됩니다. 코로나 전 평시에는 도전해볼 수 없던 경험과 노하우를 많이 쌓았기 때문인데요.


제가 오늘도 교안을 짜고, 소리 높여 강의하는 이유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항상 다니던 큰길이 공사로 막혔다고 좌절할 게 아니라, 둘러가더라도 뚫려있는 골목길을 찾으면 되는 거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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