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실에서 3일간의 경험

생사를 오가는 사람들이 머무는 곳

by bigbird


급하게 혈전용해제를 주입한다. 내 몸무게 80kg에 맞는 용량을 넣어야 하지만 나는 혈소판/백혈구 수치가 정상치 이하여서 절반을 주입했다고 한다. 절반을 주입하고도 CT/MRI를 찍어 보더니 뇌출혈이 의심되어 중환자실로 올라갔다. 조금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면서 소변줄(도뇨관)을 끼우고 중환자실로 갔다. 중환자실은 주로 대소변을 못 보는 환자가 대부분이고 소변 줄이나 기저귀를 차고서 볼일을 보면 갈아준다. 화장실을 혼자갈 수 없는 사람들이 중환자실 환자들 대부분이다.


낯선 공간. 생사를 오가는 사람들이 머무는 곳. 갑갑하다. 많이 갑갑하다. 정신은 똑바른데 몸의 우측이 마치 나무토막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의사는 매일 아침 회진을 돌며 발의 감각을 확인한다. 날카로운 물체를 가지고 다니면서 찌르기도 하고 긁어보기도 하며 나에게 감각을 묻는다. 나는 미세하게 느껴지는 감각을 말한다. 감각이 있다는 것은 좋은 징조란다.


2박3일 있었지만, 너무도 길게만 느껴졌다.


앞에는 어린 학생이 누워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아마도 사고로 들어온 것 같다. 조용한 게 의식이 없는 것 같았다. 면회시간에 가족들이 와서 흐느끼고 돌아간다. 둘째 날 저녁 그 학생은 죽었다. 가족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라고 했다. 짧은 마지막 인사와 흐느낌.


그때 그곳의 느낌은 무거웠다. 그리고는 정적이 흐르고. 나는 놀랐지만 놀람을 표현할 수 없었다. 중환자실의 간호사들은 많이도 힘들 것 같았다. 물론 익숙해져서 괜찮을 수도 있겠지만...


직업. 그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마음과 감정이 힘들어도 누군가는 해야 할 일.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그 힘듦도 차츰 익숙해져 갈 것이다. 그리고 때론 무뎌질 것이다. 프로의식이 없으면 안 되는 곳. 중환자실 간호사들.

무슨 일로 이곳에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곳은 무겁다. 무거운 분위기가 흐른다. 역할을 나누어 일을 하는 곳. 간호사의 업무가 많이도 버겁게 느껴진다. 질서정연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무질서가 넘치는 곳. 그곳에 근무하는 간호사는 일상이어도 많이 힘들겠다 싶다.


두 번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곳. 그러나 반드시 필요한 공간. 중환자실에서 일하시는 분들에게 다시 한 번 존경의 뜻을 표한다.


생사를 마주하고 있는 곳. 대학병원 중환자실. 많은 사람이 살아서 나오기도, 죽어서 나가기도 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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