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본뜻을 듣는 마음

by bigbird

말의 본뜻을 듣는 마음

“더울 때 더운 곳에서 일하고, 추울 때 추운 곳에서 일한다.”
어느 날 우연히 유튜브를 보다가, 이 말이 귀에 들어왔다.
말한 사람은 의사 함익병 씨였고, 이 짧은 한 문장은 그의 인터뷰 일부로 소개되었다. 그런데 댓글창을 보니 수많은 비난과 조롱이 뒤따르고 있었다.

순간, 내가 들은 말과 사람들이 받아들인 해석 사이의 간극이 느껴졌다.
그 문장의 앞뒤 맥락을 들여다보면, 분명히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공부해야 할 때 공부하지 않으면, 나중에 더울 때 더운 데서 일하고, 추울 때 추운 데서 일하게 된다."
공부를 권유하고자 한 일종의 비유였고, 땀 흘려야 하는 노동의 현실을 부정하는 게 아니라, 젊은 시절 스스로의 가능성을 더 넓히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였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 말의 핵심이 아닌 껍질에만 반응하고 있었다.
표현이 날이 서 있었던 건 분명하지만, 그 이면에 담긴 의도를 조금만 들여다봤더라면 어땠을까?

우리는 종종 누군가의 말을 온전히 들으려 하지 않는다.
말의 맥락보다는 말투를, 뜻보다는 겉모양을 소비하는 시대다.
사람들은 듣기 좋은 말, 불편하지 않은 말에만 귀를 기울이고, 누군가의 말이 내 생각과 다르다고 느끼는 순간, 비난할 권리를 얻은 듯이 반응한다.

물론 함익병 씨의 말이 모두 옳다고 할 수는 없고, 그 방식이 모두 공감되지는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그가 전하려 했던 본질, ‘공부가 단순한 성적이 아니라, 미래를 선택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일이다’라는 메시지는 충분히 귀 기울여볼 만하지 않을까.

나는 그 유튜브 영상 속에서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담긴 진심을 바라보지 못하고, 감정적인 해석으로만 소비되는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말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모두 조금씩 조심스러워져야 할 이 시대에, 우리가 진짜 들어야 하는 것은 말의 ‘표현’이 아니라 말의 ‘방향’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말은 칼과도 같다고 한다. 휘두르는 쪽이든, 맞는 쪽이든, 상처는 남는다.
하지만 칼은 도구이기도 하다. 그것으로 생명을 살리는 사람도 있다.
말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쓰느냐, 그리고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그 무게가 달라진다.

언젠가 나도 누군가의 말 한 줄을 오해하거나, 혹은 오해받을 수 있다.
그래서 더더욱, 누군가의 한 문장을 듣게 되었을 때는 잠깐 멈춰서, 그 말이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었는지를 생각해보려 한다.

그것이 결국, 사람을 이해하는 첫 걸음이 아닐까?

오늘도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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