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전 함께했던 부서 직원을 만나다

by bigbird

퇴직 전 함께했던 부서 직원을 만나다

한적한 커피 전문점에 앉아 책장을 넘기고 있었다.
창밖으로는 햇살이 쏟아졌고, 실내에는 부드러운 음악이 흐르고 있었다.
잠시 책을 덮고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익숙한 얼굴 하나가 시야에 들어왔다.

“아, 형님!”

반가운 인사와 함께 다가온 그는, 내가 퇴직하기 전 함께 일하던 부서의 부장이었다.
나보다 나이는 어렸지만, 현업에 있을 때부터 나를 ‘형님’이라 부르며 격의 없이 잘 지내던 사이였다.
뜻밖의 만남에 서로 놀라며 짧은 웃음을 나눴다.

“무슨 일로 여기까지 왔나?” 하고 묻자, 그는 아내를 병원에 데려다 주고 출근 전에 커피 한 잔 뽑아가려던 길이라고 했다.
서로의 근황을 짧게 주고받는 동안, 참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그는 예전보다 훨씬 밝아 보였고, 얼굴에는 피로보다는 여유가 배어 있었다.

그 짧은 만남 속에서 문득 많은 생각이 떠올랐다.
함께 일하던 시절, 매일같이 마주했던 업무 스트레스와 끝없이 이어지는 보고서,
내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법인의 이익을 위해 늦게까지 책상 앞에 앉아 있었던 기억들.
내 시간과 열정을 쏟아부었던 그 시간들이, 짧은 대화 속에서 파도처럼 밀려왔다.

지금은 퇴직하고 한 걸음 물러난 입장에서, 그 모든 시간이 조금은 다른 감정으로 다가온다.
그때는 참 힘들었지만, 돌이켜보면 그 시간들 속에도 사람과의 인연, 그리고 나만의 성장이 분명 있었던 것 같다.

우리는 커피 한 잔의 인연처럼 그렇게 다시 만났고, 서로의 길 위에서 잠시 안부를 나눈 후 각자의 하루로 돌아갔다.
짧지만 깊었던 만남이었다.

오늘도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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