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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작가야 Nov 13. 2020

늘 함께 할 수 있는  친구?

사람은 평생에 한 친구면 충분!

-365매일읽는 긍정의 한줄-

늘 함께할 수 있는 친구
I'm treating you as a friend, asking you to share my present mimuses in the hope that I can ask you to share my future pluses.

나중에 내게 여유가 생기면 그걸 함께 나눌 수 있기를 바라며, 지금 내가 처한 어려움을 함께 해 달라고 네게 부탁하는 것은 내가 너를 친구로 여기기 때문이다.
-캐서린 맨스필드 Katherine Mansfield-


내게 여유가 생기면 그걸 함께 나눌 수 있기를 바라는 친구는 있을 수 있다.

헌데, 지금 내가 처한 어려움을 함께 해 달라고 부탁하는 일은 시간에 따라, 아니 세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아니 다르다.


어릴 때 먹을 게 생기면 친구랑 나눠먹었던 것 같다.

친구가 도시락을 못싸왔다고 하면 같이 먹었던 것 같다.

내가 도시락을 못싸갔을 때는 친구가 같이 먹자고 했던 것 같다.

엄마한테 혼이나서 도시락도 내팽개치고 왔다며 부끄러움도 모르고 말을 했던 것 같다.




사춘기 때 좋아했던 영어 선생님 이야기를 비밀이니 너만 알라면서 얘기한 친구가 있었다.

너만 알라면서 내게 비밀을 얘기한 친구가 있었다.

학창 시절엔 그랬다.

사회에 나와서는?

누군가 뒷담을 하면서 비밀이니 혼자만 알라고 부탁을 한 동료가 더러? 있었다.

그러나 학창 시절 친구와 처럼 허물없진 않았다.

학창 시절 절친들을 추억하려니...

모두 뿔뿔이 흩어져 살고, 심지어 어찌 사는지도 모르는 친구도 있다.

중요한 사실은, 학창 시절이던 사회에 나와서던 비밀은 없었다.

'너만 알라', '너한테만 얘기하는 거다'는 앵무새처럼 대상만 바꾸어 입으로 전해진다.

결국은 다 알게 된다.




철없을 때, 젊었을 때 좋아하던 글이다.


-지란지교를 꿈꾸며: 유안진-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 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 집 가까이에 있었으면 좋겠다.

비 오는 오후나 눈 내리는 밤에
고무신을 끌고 찾아가도 좋을 친구,

밤늦도록 공허한 마음도 마음 놓고 보일 수 있고
악의 없이 남의 얘기를 주고받고 나서도
말이 날까 걱정되지 않는 친구가
......




지란지교란 '지초와 난초의 교제'라는 뜻으로 맑고 고귀한 친구사이라는데...

유안진 시인의 지란지교 글귀에 딱 맞는 친구가 있을까?

나는?

없는 것 같다.

아닌 나 혼자 왕따 되긴 싫고, 대부분 없지 않을까? 위로해 본다.

그래서...


지란 지교를 꿈꾸며... 가 좋다.


지란지교가 귀하니 꿈을 꾸어보는 건 근사한 일이다.


나떼는ㅋㅋㅋ 그랬다.

여자는 결혼을 하면 남자들처럼 자유롭게 친구를 만나기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니 점점 소원해지고 연락은 띄엄띄엄... 끊기기도 한다.



(365매일읽는긍정의한줄,린다피콘:책이있는풍경)



형제자매도 출가를 하면 보는 횟수가 적고, 만남이 적으면 할 얘기도 없다.

매일 만나 함께 운동하며 땀 흘리고 같이 샤워하는 타인과 더 할 얘기가 많다.

왜?

어제 한 대화를 이어가기가 수월하니 말이다.


형제도 그러한데... 친구는 더 하다.

여자 이야기를 했지만,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 어쩔 수가 없다.

아이가 갓난쟁이일 때부터 적어도 걸어 다니고 말을 할 때까지는 친구를 보는 데 시간을

할애하기 힘들다.


내가 한 숨 돌리려니 이번엔 친구에게 아이가 생겼단다.

그렇게 그렇게 만남은 점점 힘들어지고, 그나마 백일이나 돌잔치를 하면서 친구를 보기도 했다.




(교토타워)



아이가 커서 대학을 가고, 취업을 하면서는...

이제 친구를 만날 수는 있다. 그런데...

대화가 오묘해진다.

아이가 어느 대학을 갔고, 어디에 취직을 했고...

본인 이야기에 아이 자랑을 앞세우기도 하고, 앞세우지 못한 친구는 빈정이 상해

다음 만남에 불참이다.


잘 사는 줄 알았더니, 어느 날 이혼 소식이 들린다.

처음엔 위로한답시고 보지만, 점점 할 얘기가 서로 다르다.

세월에 따라 친구와의 맥에 갭이 생기고, 더 벌어지기도 한다.

세월에 따라...






코로나 19가 지배하고 있는 작금에 '지란지교를 꿈꾸며'를 읊조려 보자.


저녁을 먹고 허물없이 차 한잔 하자고 찾아갔다가는 '친구'가 아니라 '진상'된다.

'엄마, 아줌마 완전 개념 없지 않아?'ㅋㅋㅋ

아마도 친구 아이들이 무개념 친구 아줌마라며 손가락질하지 않겠는가!


참으로 희한한 세상이 돼버렸다.

그나마 운 좋게 지란지교가 있었다 하더라도, 지란지교를 행할 수가 없는 지금이다.

허물없이 만날 수도 없고, 악의 없이 남의 말을 주고받을 수는 더 없다.


아름다운 고귀한 글마저 환상으로 만들어 버린 코로나 19!

세월이 흐름에 따라 친구는 멀어졌지만... 그 빈자리를 점점 채워준 친구가 있다.

집사님, 나의 남편은 이야기 친구, 술친구다.

내가 본업을 멋지게 마감할 수 있었던 것도 그 친구 덕분이다.






5년 먼저 퇴직한 집사님은 퇴직 후, 일을 마치고 집에 귀가한 내게 따끈한 밥과 좋아하는 요리를 해 주었다.

코로나로 집사님이랑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하면서 점점 찐찐 친구가 되었다.


사람은 평생에 한 친구면 충분하다
둘은 많고 셋은 문제가 생긴다.
 -헨리 아담스-


내겐 늘 무언가를 해달라는 사람들이 많았다.

찾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게 익숙한 내 삶에서...

내가 뭘 해달라고 늘 스스럼없이 말할 수 있는 친구,

내가 어려울 때 내 눈빛만 봐도 어려움을 헤아려 주는 친구,

내 입모양만을 봐도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아는 친구,

그런 친구가 나는 한 명 있다.

그 친구면 난 충분하다.


나이가 들면서 부부가 갈라서지 않는 다면...

서로에게 평생 한 명뿐인 친구가 되는 것도 축복이 아닐까...

생각하며 감사한다.


친구는 그렇게 세월 따라 달라 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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