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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작가야 Nov 26. 2020

우리의 사명!

사명감을 가지면 고독으로부터 벗어나는 데 도움이...

-365 매일 읽는 긍정의 한 줄-

우리의 사명
Here is a test to find out whether your mission on earth is finished:
 if you are alive, it isn't

이 세상에서 내가 해야 할 사명이 마무리되었는지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 아직 살아 있다면 그 사명은 끝나지 않은 것이다.
-리처드 바흐 Richard Bach-


'아직 살아 있다면 그 사명은 끝나지 않은 것이다.'

나는 살아있다. 그렇다면 나의 사명 또한 끝나지 않은 것이다.




(365매일읽는긍정의한줄,린다피콘:책이있는풍경)



사명감- '주어진 임무를 잘 수행하려는 마음가짐'


미국 케네디(John F. Kennedy) 대통령의 일화 중 하나다.

대통령이 미국 항공우주국 나사(NASA)를 방문, 로비를 지나고 있을 때 너무도 즐겁게 콧노래를 부르며 바닥을 쓸고 있던 청소부를 만난다.


"청소하는 일이 그렇게도 즐겁습니까?"

청소부의 답이다.

''즐겁고 말고요. 저는 그냥 청소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인간을 달에 보내는 일을 돕고 있습니다.''

참으로 감동적인 답변이다.






꽤 오랜 시간을 가르치는 일을 했다. 선생이란 직업, 성인이 아닌 미성년을 가르치는 일, 아니 성인이라 해도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가르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특히 하기 싫어하는 것을 의무감으로 가르치는 일은 더 쉽지 않다. 전공을 가르칠 때는 영문학을 가르치고 교양과목으로는 영어 관련 강의를 한다.

전공을 가르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치열한 학점 경쟁을 해야 하니 시키지 않아도 밤을 새워 발표 준비를 해온다. 문제는 교양영어시간이다. A, B학점은 꼭 받고야 말겠다는 학생들과 대충 뭐 아무거나 받고, F만 면하자는 소수의 학생들도 있다. 선생으로서의 사명감, 그러니까 선생인 내게 주어진 임무를 잘 수행하려는 마음가짐은 어떠한가...






'선생 똥은 개도 안 먹는다'

어릴 때 엄마가 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누군가 '선생'이었고, 엄마는 그 사람의 행동이 맘에 들지 않았을 때 그렇게 비유한 것 같다. 굳이 기억을 더듬어 보면, 엄청나게 짠돌이 짠순이 짓을 한다거나, 조금도 빈틈없이 얄밉게 깐깐할 때? 암튼 내 기억에 좋은 느낌은 아닌 말이었다. 엄마에게 자세히 물은 기억은 없다.


내가 선생이 돼보니 그 말을 더 많이 들을 일이 있다. 그리고 아마도 말의 본 뜻에 가장 가까운 의미를 알 게 된다. 그러니까...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학문적으로 혹은 학문외적으로 밤이나 낮이나 학생 걱정과,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늘 부모처럼 노심초사하느라 속이 새카맣게 타니... 위장 속이 멀쩡할 리가 있나... 뭐 그런 의미인 것 같다.






사명감과 연관을 지어보니 불타는 사명감이 낳은 말이 아닐 까.

앞서 언급한 F만 하면 된다라는 소수의 학생들이던, 혹은 A학점을 받는 우수한 소수의 학생들이던,

그 중간에 있는 학생들이던... 사실 선생 속을 새까맣게 태우는 일은 공부를 잘하냐 못하냐 와는 그다지 관련이 없다. 문제는 이렇다.


"선생님... 글쎄요. 아무리 눈치를 주고 심지어 대놓고 얘기를 해도 핸드폰을 계속하는 거예요.

요즘 애들은 어쩌면 그렇게 말을 안 들어요."


착한 김 선생은 늘 저런 일로 하소연을 한다. 기말고사를 보고 종강을 할 때쯤이면 김 선생 얼굴은 다크서클이 턱까지 내려와 있다.






학생들도 누울 자리 봐 가며 눕는다. 선생 취향에 따라 기가 막히게 대처를 한다. 김 선생처럼 순한 성향의 선생한테는 뭉개기도 한다. 이선생은 어떤가...


"책상 위에 휴대폰 모두 가방 속으로! 자 나도 가방에 넣습니다. 지금부터 내 눈에 휴대폰이 눈에 띄면 감점 1점,

지각하면 1점인데, 지각 안 하려고 택시까지 타고 와서는 휴대폰 때문에 1점을 깎이는 초등학생은 없겠지요."


대부분의 학생들은 아무 거부감 없이 가방 안에 휴대폰을 넣는다. 물론 그렇지 않은 학생들도 있다.

입을 삐죽거리고, 마지못해 넣는다는 듯이 슬로 모션을 보여주기도 한다.

 '치,,, 완전 재수'라는 표정도 더러 있다.


관계없다. 난 선생이지 연예인이 아니니까.

"뭐, 왜? 나도 문자 올 때 많거든? 문자 오면 보고 싶거든? 감점하는 것도 귀찮거든?

같이 참자고! 대학생인데 이런 잔소리 짜증 나잖아... Ok?"

피식피식 웃으며 내말을 알아듣는다.







사명감은 책임이 뒤따른다. 누군가에게 욕을 먹을지언정 내가 해야 할 임무를 잘 해내는 게 먼저다.

그러다 보면 어떻게 하니까 잘 되더라는 것을 느끼는 시점과 원인을 알게 된다. 깨달음의 반복은 사명감이 무엇인지 스스로 그림을 그리게한다. 스스로 그리는 것이지 누가 절대 그려 줄 수가 없는 감정이다. 사명을 행하는과정의 책임또한 자신이 감수해야한다.


간혹, 나사(NASA)의 청소부처럼...할수 없을 때도 있다.

가르치는 과정에서 속이 새까맣게 타는 경우에도,

'난 이 나라의 상아탑에서 영어를 가르치며 글로벌 인재 양성에 일조를 하고 있어' 라며 콧노래를 부를 수는 없다는 말이다. 물론 강의실 문을 열 땐 콧노래를 부르며 들어간다. 그러나... 늘 강의실을 나올 때까지 콧노래를 부르지는 않는다. 모르긴 몰라도 청소부 아저씨도 화장실 바닥에 침을 뱉는 장면을 목격하심... 콧노래를 부르시며 침을 닦지는 않으실 듯!

진정한 사명감은 막중한 책임감이 기저에 버티고 있어야 실행으로 옮길 수 있다.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의 해결 또한 본인몫이다.






나름 책임감을 가지고 사명감으로 선생이란 일을 무사히 마쳤다. 그 외 여러 다른 일도 그리 했다.

그럼 이제부턴 땡땡이치면서 놀아도 되는 거 아닌가?


'사명감'가지면 노년이 고독하지 않습니다.'

"나이가 들면 누구든 고독을 느낍니다. 함께 살던 가족이 세상을 떠나는 때가 찾아옵니다. 나 역시 아내가 먼저 세상을 떠났는데, 친구들이 큰 버팀목이 돼줬습니다. 의지하던 친구마저 곁을 떠나면 또다시 고독이 밀려옵니다. 이 고독을 얼마나 잘 극복하는지에 따라 남은 삶의 질이 결정되는 것 같습니다. 나는 일과 신앙으로 고독을 이겨내고 있습니다. 누구나 고독을 겪는다는 걸 잊지 말고, 자신의 사명(使命)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길 바랍니다. 사명감을 가지면 고독으로부터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김형석 교수-



(영롱한 빗방울)



'백 년을 살아보니'의 주인공, 철학자 김형석 교수의 말씀에 정신이 번쩍 든다.

2020년 올해 100세를 맞이한 김형석 교수는 현재 '김형석의 100세 일기'를 연재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인생의 노른자가 되는 나이, 내가 나를 믿고 살 수 있는 나이는 60세가 되어야 한다. 인간은 65세에서 75세까지는 성장하더라. 90이 되면 몸은 상당히 나빠지지만 정신은 늙은 게 아니다. 문장은 50~60대가 되어야 좋아진다'는 김형석 교수는 인간의 장수의 의미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늙는다는 건 결코 죽음에 다가간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삶을 완결한다는 의미입니다. 삶을 완결할 시간이 길게 주어진 것이 바로 장수입니다. 아흔이 넘으니 신체적으로 많이 힘이 듭니다. 하지만 정신적으로 아직 의지가 남아 있어서 소명(召命)을 다할 수 있습니다. 정신이 신체를 독려할 수 있는 한계점까지 삶을 잘 완결한다면, 그것이 장수입니다."




그에게 사명감이란 소명을 다하는 일...

사명을 다 했는가에 대한 판단에 대해 아직 살아 있다면 그 사명이 끝나지 않은 것이란 말을 곱씹어본다.

그리고 이렇게 정리해본다.

'살아있으니... 사명을 다하며 장수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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