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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작가야 Jan 05. 2021

(63:Jan,5) 행복은...향수같은 것!

내몸에 몇 방을 떨어뜨려 주어야만...남에게 묻혀줄 수 있는~

ㅡ365매일읽는 긍정의 한 줄ㅡ

그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Happiness is a  perfume you cannot pour on others without getting a few drops on yourself.

행복은 내 몸에 몇 방울 떨어뜨려 주어야만 남에게 묻혀 줄 수 있는 향수 같은 것.
ㅡ랠프 왈도 애머슨 Ralph Waldo Emersonㅡ


"엄마, 할머니 생신선물 똑같은 거지?"

"그럼~"

나에게 빠순이 유전자를 몰빵한 내 인생의 아이돌, 신여성 외조모 이여사님의 생신날, 엄마와 나의 대화이다.

시대를 앞서간 할머니는 산부인과, 소아과 전문의 셨다. 의사가 되시고 처음 수술을 하는 날 부들부들 떨고 있는 할머니에게 동료 남자 전문의들이 권한 건 '담배'였다. 그때부터 할머니의 담배 인생이 시작되었고 나는 어릴 때부터 할머니 생신이면 엄마 손을 잡고 담배가게를 갔다.

엄마의 "그럼~ "의 그럼은 "그럼 담배지!"였다.


아마도 '거북선', '도라지' 중 하나였던 것 같다. 고사리 손으로 담배를 이쁘게 포장을 하고 그 위에 축하 메시지를 썼을 게다. 할머니가 나를 유난히 총애한 이유도 어쩌면 담배였는지도 모른다.




몇 살인지는 정확히 기억이 안 나지만 암튼 할머니가 나를 끌어안으며 '이런 이런 이쁘기도 하지...' 좋아하셨던 모습은 아련하다.


(365 매일 읽는 긍정의 한 줄, 린다 피콘, 책이 있는 풍경)



어릴 때부터 누군가의 생일이 되면 손수건 한 장이라도 선물을 주는 일이 내게는 자연스러운 일이었고 할머니께 담배를 드리는 연례행사 또한 상당히 즐거운 일이었다. 어린 시절의 '주는 일'은 어른이 돼서도 내 몸에 배어있었고 지금도 뭐 여전히 받는 것보다는 '주는 일'이 익숙하다.


하기 싫어도 억지로 하는 캐릭터가 아닌 '나'를 생각해보면 '주는 일'이 하기 싫지 않은 게 분명하다. 아마도 어릴 때부터 주는 맛?을 안게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주는 일은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일이다.


선물을 사거나, 음식을 하거나, 글을 쓰거나... 누군가를 위해 주고 싶은 마음은 이미 나 자신을 행복하게 만든다. 상대방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는 동안, 최소한 그 시간만큼은 누군가를 아끼는 마음이 들고 그 마음은 내 몸안에 있는 엔돌핀을 자극한다. 물건을 고르고 계산을 하고 포장을 기다리면서 엔돌핀이 뿜 뿜 나온다. 누군가를 위해 선물을 사고 있는 지금 행복한 사람은 누군가가 아닌 나 자신이다.


음식을 준비한다. 집사님은 오뎅(어묵)을 참 좋아한다. 혈당관리를 해야 하니 자주 많이 먹지 못하므로 어쩌다 한번 하게 되면 음식을 하는 동안 내가 기분이 좋아진다. 명동 거리를 돌아다니며 포장마차에서 파는 어묵 꼬치를 호호 불며 먹었던 추억도 생각나니 마음이 훈훈해진다. 집사님은 잠깐 먹지만 나는 어묵탕을 준비하기 전부터 먹기까지 내내 행복하다.


수업 시작하기 전에 'ice breaking'을 한다. 선생이 강의실에 들어가자마자 출석을 부르고 '자, 오늘은 어디 할 차례지'하면서 바로 수업을 시작하는 것보다 머리를 식혀주고 긴장감을 풀어주는 'ice braking'으로 수업을 시작하는 것은  어떤 수업을 불문하고 상당히 효과적이다.


Riddle(수수께끼) 나 Nonsense Quiz는 내가 즐기는 'ice braking' 중의 하나이다.


"음, 오늘은 넌센스 하나 갈까?"

개슴츠레 하던 녀석들 눈도 초롱초롱 해진다.


Q:What kind of room has no doors or windows?
A:


많은 학생들이 참여하게 하기 위해서 퀴즈는 가능한 쉬운 것을 낸다. 정답자에겐 초콜릿 바가 선물로 주어진다. 초콜릿을 받고 좋아하는 모습은 뭐 '대학생'이나 '유치원생'이나 다르지 않다. 그 좋아하는 모습을 보는 내 마음은 초콜릿만큼 달콤하다. 그뿐인가. 수업 이외에 퀴즈를 준비하는 시간부터 즐겁다. 녀석들의 초롱초롱한 눈빛, '저요 저요' 손을 드는 활기, 초콜릿 하나를 받아 들고 세상 다 얻은 얼굴을 하는 그 행복한 모습은 오히려 더 큰 행복으로 내게 돌아온다.


행복은 향수와 같다.

향수( perfume)는 통해서(through)라는 의미의 라틴어 퍼 (per)와 연기 (smoke)를 의미하는 푸무스 (fumus)에서 유래된 단어로 향 (incense)에서 유래한 것이다.


내 몸에 떨어뜨려야 남에게 묻혀줄 수 있는 향수처럼 행복은 그런 것이다. 누군가에게 행복의 향을 묻혀주기 위해 나 스스로 행복을 만들어나간다면 너와 나, 우리가 행복해진다. 거창하고 크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고 행복을 줄 수 있는 일들은 무수히 많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양손에 짐을 들고 있는 누군가을 위해 버튼을 눌러준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이미 행복하고 행복을 준 사람이다.



ps: Nonsense 정답은?

재미로 풀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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