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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작가야 Jan 13. 2021

(70:Jan,13) 삶의 균형!

삶은... 끊임없이 움직여야 하는 자전거 타기!

ㅡ365 매일 읽는 긍정의 한줄ㅡ

삶의 균형
There are as many nights as days, and the one is just as long as the older in the year 's course. Even a happy life cannot be without a measure of darkness, the word happy would lose its meaning if it were not balanced by sadness.

일 년 중에는 낮에 못지않게 밤도 많고, 낮의 길이에 못지않게 밤의 길이도 존재한다. 행복한 삶도 어둠이 없으면 있을 수 없고, 슬픔이라는 균형이 없으면 행복은 그 의미를 잃어버린다.
ㅡ카를 구스타프 융 Carl Gustav Jungㅡ


'절기'란 한 해를 스물넷으로 나눈 계절의 표준이 되는 것을 말한다. 24절기 중 소한과 대한이 있다. 이름으로 보면 소한 절기 다음 절기인 대한이 가장 추워야 하지만, 실제 우리나라에서는 소한 무렵, 그러니까 양력으로 1월 15일 즈음이 일 년 중 가장 추운 시기이다. '대한이 소한의 집에 가서 얼어 죽는다'라는 속담은 '소한'추위가 얼마나 매서운 지를 말해 준다. 그럼 소한 때는 꼼짝없이 이불 푹 뒤집어쓰고 눈만 빠꼼빠꼼 내밀고 있어야 하나... 그럴 리가!

 '소한 추위는 꾸어다가도 한다'라는 말이 있다.


참으로 슬기롭고 재미있는 말 아닌가. 대한보다 매서운 소한임을 알지만 기꺼이 꾸어다가도 맞짱을 뜨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있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 '젊어서 고생은 금 주고도 못 산다.'라는 말이 떠오른다.



(365 매일 읽는 긍정의 한 줄, 린다 피콘:책이 있는 풍경)



어제 오후에 집을 나섰는데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다. 날이 조금 풀려 며칠 걷지 못했던 걷기를 하려다가 눈발이 점점 세져서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 지난 소한 뒤 폭설로 얼었던 강이 조금씩 녹으려다 다시 눈을 만나 하얀 눈밭이 된다. 눈을 쓸어내고 꽝꽝 얼은 강 위에서 아이에게 썰매를 태워주는 아빠의 모습이 보인다. 그 모습을 놓치지 않으려 휴대폰을 들고 이리저리 현란한 각도로 사진을 찍는 엄마의 모습이 사랑스럽다. 아빠는 아들에게 멋짐을 뿜 뿜 자랑하고 아들에겐 그런 아빠의 모습이 이순신 장군 못지않을게다. 아빠의 어깨는 내가 좋아하는 하늘까지 올라가 있다. 엄마는 아름다운 이 장면을 한 컷이라도 더 찍으려 애를 쓴다.


왜?


잠깐이니까, 잠깐이어서 소중하니까...

내일이면 하얗게 얼어버린 얼음판이 언제 그랬냐 사르르 녹아 졸졸졸 소리 없이 흘러버릴 수 도 있으니까 말이다.


"아우~~~ 여보 저기 좀 봐! 저 아빠 죽어났다. 그래도 얼마나 좋을 거야. 우리도 아들 썰매 태웠던 때가 있었는데... 꼭 그때 그 모습 같네."


아주 오래전 기억이지만 썰매 탔던 아들은 신이 나서 좋아했고 아빠는 좋아하는 아들을 보며 뿌듯했고 엄마는 두 부자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한 컷이라도 더 찍으려 셔터를 눌러댔던 추억이 새롭다. 물론 썰매를 타고 저녁엔 이랬다.


"아우 몸이 안 아픈 데가 없어ㅠ"

"왜 안그렇게쑤, 반나절을 썰매를 끌었으니!"

"설마 계속 눈이 오진 않겠지?"

"그럼~~~ 어서 녹아야지 ㅋㅋㅋ 계속 오면 우리 몸살 나지!"


눈이 계속 오진 않는다. 강도 계속 얼어있지는 않는다. 꽁꽁 얼었던 강은 강렬한 태양 아래 언제 그랬냐 사르르 녹게 돼있다. 태풍이 계속 불어대진 않는다. 홍수가 계속 나진 않는다.


앙상하게 가지만 남은 겨울나무엔 언젠간 열매가 열리고 꽃이 핀다.


오늘 아침 어느 작가님의 글을 읽었다. 회사에서 벌어진 '인사'문제로 맘이 불편했지만 하얗게 내린 눈으로 맘이 따뜻해지셨다는... 글이었다. 그 글에 댓글을 남겼더니 작가님이 '회사에서는 삐뚤어지려구요'라고 하신다. 작가님 연배는 모르겠지만 그 마음 충분히 알겠으며 한편으론 너무 구여우신 '댓글'에 대댓글을 남겼다.


'적당한 삐뚤기 보여줌 괘안쵸... 꿈틀 하는 거 보여 줘야죠.

단 수위조절 ㅋ

작가님 아자아자!'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 하듯 뭔가가 나를 자극할 땐 반응을 보일 필요가 있다. '내가 살아있고 나의 의식이 깨어있으며 난 당신에게 합당한 반응을 할 권리와 필요가 있다'라고 말이다. 물론 수위조절의 전제하에 말이다.





집사님(남편)은 은행 지점장으로 퇴직을 했다. 은행원의 최종 목표는 '은행장'이겠지만 그건 하고 싶어 되는 것이 아니므로 대부분 '지점장'이 목표다. 집사님이 첫 지점장 승진을 앞두고 있을 때 일이다.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으로 미루고 암튼 정상적으로 승진해야 할 타이밍에서 미끄러졌다. 누군가 새치기를 한 게다. 그 일로 집사님은 엄청 충격을 받았고 그 낙천적인 냥반이 스트레스로 '이명'까지 온 적이 있었다. 아마도 어느 1월쯤이었는데 그 후 우리 애주가 부부는 더 술을 들이부었고 그리고... 꽃피는 봄이 왔다. 뭐 그다지 오래 지나지 않은 셈이다.

화창한 3월 봄날에 집사님은 강남에서 제일 잘 나가는 노른자 지점에 지점장으로 발령이 났다. 보통 처음 지점장이 되면 소위 신고식, 그러니까 지방점포를 한번 찍고 시작한단다. 그러니 집사님의 강남 지점장 첫 발령은 파격인셈이다. 새치기 내막을 모른 주위 사람들은 '도대체 뭔 빽이냐', '어느 줄이냐'... 난리다.


세 달여 동안 낙심과 분함과 야속함으로 가득 찼던 집사님의 마음은 그야말로 눈 녹듯이 녹았고 저녁이면 술상무를 하며 개 x욕을 하며 집사님 마음을 풀어줬던 나는 더 이상 개 x욕을 할 필요가 없게 됐다. 사실 개 x욕은 몇 마디 추임새일 뿐 대부분의 이야기는 '더 좋은 일이 있을 거야'에 초점을 맞췄다.


"여보~ 잊어버리셩! 또 알아~ 이번에 뒤틀린 인사 때문에 미안해서라도 더 잘 풀어줄지~"


술자리에서 되새겼던 말들이 현실이 되었다. 승진이 꼬였을 때 집사님도 살짝 꿈틀거렸던 것으로 알고는 있었는데... 그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암튼 아주 정상적인 아니 이상적인 승진이 단행되었다.


집사님의 1,2월 꿀꿀했던 날씨는 꽃피는 어느 3월의 봄날 '쨍'하는 햇빛으로 빛이 났다.

이유는...

기분 좋다고 헤헤하고 나쁘다고 징징거리지 않는 집사님의 '성실'캐릭터 덕분이었다. 

비록 기분은 꿀꿀해도 맡은 바 일을 똑같이 해냈고 일상도 흐트러짐이 없었다.


Life is riding a bicycle.
To keep your balance,
You must keep moving.

삶은 자전거 타기이다.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움직여야만 한다.
-알버트 아인슈타인 Albert Einstein-



(아인슈타인과 자전거 타기의 행복:벤 어빈ㅡ이룸 북)



인생을 날씨에 비유한다. 춥고 더움이 있으며 어둠과 빛이 있고 비와 구름이 있고 낮과 밤이 존재한다.

인생의 길이 탄탄대로 라면 과연 재미가 있을까?

매일 맑은 날씨에 비, 바람, 눈이 없다면... 말이다.


우리는 매일 행복을 찾고 있다. 웃으려 애를 쓴다.

행복을 찾던 중 웃으려 애를 쓰려던 중

불행을 만나고 눈물을 만날 수 있다.


햇빛이 쨍쨍 내리던 맑은 날에 소나기가 내리듯 말이다.

그럴 때...

우산이 없는 이유로 소나기를 원망할 것이 아니라 잠시 쉬어갈 수 있음을 즐기면 된다.


삶이란 그런 것이다.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움직여야 하는 자전거 타기처럼.

우리네 마음이 그렇게 끊임없이 움직여야 한다.


삶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어제 내린 눈은 어느새 조용히 녹고 있다.

뭔가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지금의 불행이나 괴로움도 언젠가는 조용히 녹아

더 큰 행복과 즐거움으로 찾아올 것이다.


균형을 맞추기만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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