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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작가야 Jan 16. 2021

(73:Jan,16) 짬짜면 그릇!

뭐 좀 재밌는 거 없을까?

ㅡ365 매일 읽는 긍정의 한 줄 ㅡ

창조적인 사고
The best way to have a good idea is to have lots of idea.

좋은 아이디어를 얻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많은 아이디어를 생각하는 것이다.
-라이너스 플링 Linus Pauling-


오랜만에 큰맘 먹고 중국집에 가기로 한다. 먹으면 무조건 '살'이 된다는 걸 알기에 큰 맘을 먹는다는 말이다.

'그래, 어차피 결정했으니 맛있게 먹자 아주 맛있게!'


"당신은 뭐 시킬거융?"

"나는 짬뽕?"

"내가 짬뽕 먹을라고 했는데?"

"그럼 당신도 짬뽕시키면 되쥐."

"아니~~~ 짜장면도 먹고 싶은데?"

"그럼 짜장 먹으면 되지ㅋ"

"아니~~~ 둘 다 먹고 싶으니까 그러지ㅠ"

"그럼 짬뽕 하나, 짜장 하나 시키면 되지."


먹다가 바꿔 먹자는 얘기다. 늘 그랬으니까...


인간의 판단을 가장 흐리게 하는 선택, 짜장이냐, 짬뽕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1도 안 보태고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보다 더 고민스럽다. 중국집으로 가면서 차 안에서 내내 생각을 해도 갈등 중이다. 주차장에 도착했다. 아직도 고민이다. 중국집 계단을 올라가면서도 생각 중이다.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옆 테이블에서 먹고 있는 짜장, 짬뽕이 다 맛있어 보인다.

아~~~ 진짜! 남 먹는 모습 쳐다보는 게 제일 추접스럽다는 데 자꾸 면발 당기는 소리에 눈이 간다.


짜장을 시키고도 후회를 한다. 아무래도 주문한 메뉴에 지분이 더 있을 테니 말이다.

'내가 짬뽕시킬걸'


짜장, 짬뽕뿐인가. 물냉, 비냉도 만만치 않다.

시원한 육수를 쭉 들이키는 물냉면의 맛을 그리자면 빨간 고추장에 버무려진 고명에 싹싹 비빈 비빔냉면이 아른거린다. 물냉면을 시키고는 또 후회를 한다.

'내가 비냉 시킬걸 ㅋ'


짜장이냐, 짬뽕이냐, 물냉이냐, 비냉이냐 그것이 문제인데...


그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한 아이디어 그릇이 탄생했다. 바로바로~~~

'짬짜면 그릇'이다.





짜장면과 짬뽕을 동시에 먹을 수 있는 그릇이다. 흥미로운 것은 그릇을 발명한 사람이 중화요리 전문가도 아니고 발명가도 아닌 중화요리 마니아였던 (故) 김정환 씨라고 한다. 무명 연극배우 출신인 김정환 씨는 평소에 다재다능하고 상당히 적극적이었다고 한다. 늘 짜장면과 짬뽕 사이에서 고민하던 어느 날 두 가지를 동시에 먹을 수 있는 짬짜면 그릇을 생각한 김정환 씨는 그릇의 그림을 그려 그릇 공장에 찾아간다.




(365매일읽는긍정의한줄,린다피콘:책이있는풍경)


당시 그릇 제작에 참여한 공장 직원은 '과연 짬짜면 그릇이 팔릴까'라고 생각을 했지만 '1차 생산을 해 본 후 사람들의 반응이 꽤 괜찮았다'고 한다. 김정환 씨는 그릇이 나오자 중화요릿집을 돌면서 짬짜면 그릇을 홍보했다고 한다. 김정환 씨가 짬짜면 그릇으로 특허를 낸 해는 1999년이다. 그러고 보니 짬짜면 그릇의 역사도 20년이라니 수 많은 사람들이 꽤 오래전부터 그 어려운 선택의 갈등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게다.


짬짜면 그릇의 탄생은 어느 날 갑자기 뚝딱 나온 것이 아니다. 일상에서 흔히 있는 일, '짜장면이나 짬뽕을 먹던 중 늘 어떻게 하면 두 가지를 다 먹을 수 있을까' 고민했을 것이고 간절한 마음으로 원했을 것이다. 두 가지를 만족시키고 싶은 환경 속에서 뇌는 끊임없이 작동했을 것이다. 어떻게?

'좋은 수가 없을까?''뭐 뾰족한 수가 없을까?'


수!

수: 일을 처리하는 방법이나 수완


많은 수를 고민 한 끝에 하나의 그릇에 칸을 만들어 짜짱과 짬뽕을 동시에 담을 수 있는 '수'를 생각해냈을 것이다. 그리고 그릇을 그림으로 그려 공장을 찾아가 그릇 제작을 의뢰했다.


만약 그가 '에이 무슨 말도 안 되는... 가서 괜히 망신이나 당하면... 내 생각대로 되지 않을 거야...'하고 포기했다면 오늘날의 짬짜면 그릇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좋은 아이디어는 소수만의 특권이 아니다.
-바스 카스트 Bas Kast-


좋은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이 있다. 통통 튀는 기발한 아이디어 말이다.

'우와 어떻게 이런 생각을~~~ 천재 아냐?'


천재? 아니다.


인간은 상상 이상으로 모두 창의적이다. 문제는 용기다. 머릿속에서 지시를 내리고 가슴이 쿵쾅거리는 신호를 보내는 데도 '망신이나 당하지 않을까? 정말 좋은 아이디어일까?'... 자체 검열을 하려고 든다. 그러니 귀한 아이디어들이 내팽개쳐지는 것이다.


일본 최고의 크리에이터 '고야마 군도'가 말하는 좋은 아이디어를 얻는 노력이다.


첫 번째: 뭐 좀 재밌는 거 없을까?
두 번째: 내 멋대로 참견하기 트레이닝
세 번째: 좋은 사람이 좋은 사람을 불러들인다.
-무심코 좋은 생각 :고야마 군도-

 

김정환 씨가 짬짜면 그릇을 탄생시킨 것은 고야마군도의 좋은 아이디어를 얻는 노력의 결과와 다르지 않다.


'흠, 뭐 좀 재밌는 거 없을까? 짜장면과 짬뽕을 같이 먹을 있다면 말이야... 얼마나 통쾌하고 재밌는 일야!

그림을 그려서 그릇 만드는 공장에 가서 부딪혀 보는 거야!'


다행히 긍정적인 그릇 제작자를 만나 그의 아이디어는 '짬짜면 그릇'의 특허를 따냈다.


돈이 목적이 아니어도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아이디어는 무수히 많다. 김정환 씨처럼 말이다.

숨을 쉴 때 의식적으로 호흡의 행동을 하지 않는 것처럼 일상 속에서 통통 튀는 아이디어의 촉을 세우고 있다면 얼마든지 좋은 아이디어는 얻을 수 있다.


머리 싸매고 쥐어짠다고 아이디어가 나오는 것이 아니다.
당신이 놓쳐버린 수많은 '무심코와 우연' 속에 답이 있다.
최고의 아이디어는 일상 자체 속에 잠들어 있는 것
...
생각은 하지만 생각하지 않는다. 머릿속이 엉켜버렸다고?
그럼 냅다 도망쳐버려
실패는 실패가 아닌 것처럼
-고야마 군도-


글을 쓰는 일도 마찬가지다. 글 쓰는 이들은 늘 일상 속에서 글감을 찾는다. 좋은 방법이고 맞는 말이다. 다만 글이 지독히 써지지 않고 글감조차 떠오르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럴 땐 어떻게?

냅다 도망쳐 버리자. 실패는 실패가 아닌 것처럼...


차 한잔, 좋아하는 음악 한 곡 들으면...

글감이 저절로 떠오른다. 글이 술술 써진다.

휴식 없는 아이디어는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무심코, 우연속에서 늘 생각하자.

뭐 좀 재밌는 거 없을까?



ps: 김정환 씨는 2년 전에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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