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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작가야 Jan 18. 2021

(75:Jan,18) 마음이 시키는 일!

뇌가 아닌 마음이 시키는일을 하고 싶다~

ㅡ365 매일 읽는 긍정의 한 줄 ㅡ

마음이 시키는 일
Throw your heart over the fence and the rest will follow.

마음을 담장 너머로 던져 넘기면 나머지는 저절로 따라 넘어가게 된다.
ㅡ노먼 빈센트 필 Norman Vincent Pealeㅡ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고 감사한 일이며 가장 궁극적인 것은 나의 만족이다. 워낙 운동을 좋아한다. 다만 조건은 음악이 함께 하는 운동이어야 한다. 그것도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면 더할 나위 없다. 헬스장에서 러닝 머신을 하려 해도 헬스장에 울려 퍼지는 음악이 영 아니면 집중이 안되고 운동이 하기 싫어진다. 그러니 어쩌면 운동보다 음악을 더 좋아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음악과 함께 할 수 있는 운동이라...

조용한 명상음악과 함께 하는 '요가'부터 최근에 한참 유행이었던 '줌바'까지 많은 운동부문이 음악을 수반한다.

요가, 필라테스, 에어로빅, 방송댄스, 라인댄스, 댄스스포츠, 줌바... 등 나는 안 해본 운동이 없고 다 좋아하는 장르다.  오래 하다 보니 운동 수위는 점점 더 높아지고 일반 회원 클래스가 아닌 지도자 과정을 넘보기 시작한다. 각 과정이 대개 일정기간을 수료해야 하기 때문에 수강비는 물론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 다행히 방학이 있으니 가능한 일이었다.


딸, 조카뻘 되는 수강생들과 함께 수업에 참여해야 한다. 수업에 만족하지 않고 자격증까지 획득할 것이라면 심사라는 과정에서 합격을 해야 한다.  나의 뇌는 '영어를 가르치는 일이 본업인데 취미인 운동을 꼭 그렇게 까지 해야 하나?'라고 하지만 나의 마음은 '하고 싶잖아 더 심화된 수준을 경험하고 싶은 거잖아, 돈을 냈으니 잘하면 자격증도 갖고 싶은 거니 하고 싶은데로 해'라고 시킨다.


방학마다 시간이 되면 하고 싶은 운동의 지도자 과정을 수료하고 심사에 합격하여 자격증을 획득한다. 그렇게 하나 둘 시작한 것이 좋아하는 운동이란 운동은 거의 다 자격증을 소지하게 되었다.


"저, 저기요.. 뭐라고..."

"부르냐고요? 음 편한 대로 불러요 이름 불러도 되고 뭐 맘대로!"

"그럼 그냥 언니라고 불러도 돼요?"


이제 막 고등학교나 대학을 졸업한 수강생들이 나를 어떻게 부를지... 묻는 거다.


"언니는 무슨 일하세요? 이거 자격증 따면 취업하시게요?"

"나요? 영어 선생이에요. 내가 무슨... 나 그냥 운동을 좀 심도있게 하고 싶어서 하는 거예요. 자격증은 뭐, 잘했다는 인증으로 그냥..."


자격증은 뭐랄까 '잘했다는 나에 대한 칭찬?'으로 간직하고 싶었다. 뭐...쓰일수있는 기회가 있다면 더 좋고! 그렇게 나는 영어만큼 운동에 열정을 쏟았다. 음악을 들으며 박자에 맞춰 몸을 움직이는 쾌감은 해본 사람만 안다. 정말 그렇다. 운동 마니아들은 눈만 봐도 아는 스릴? 그런 게 있다.


나이 먹어서 무슨 지도자 과정? 자격증은 또 어디에 쓰게? 게다가 수강비는 어쩌고? 돈이 남아도는 것도 아닌데... 뇌에서 하는 말이다.

마음이 질세라 덤빈다.

'무슨 지도자 과정이라니 너 정말 좋아하잖아, 자격증은 너에 대한 칭찬 인증이라며, 돈도 가능하잖아'


돈은 가능이라... 내가 좀 특이한 건지, 모지란 건지 모르지만 보통 여자들이 좋아하는 명품백, 액세서리, 화장품에 관심이 1도 없다. 그나마 생일이나 기념일에 누가 선물해주는 목걸이, 귀걸이 정도가 전부다. 그러니 충분히 내가 좋아하는 그 무엇을 하기에 가능하다는 말이다. 나는 지금도 명품 백 가질래 신종 운동 지도자 과정 수료할래 하면 후자를 선택할 것이다.




(365매일읽는긍정의한줄,린다피콘:책이있는풍경)



뇌가 아닌 마음이 시키는 일을 하고 싶고 하고 있다.

사람마다 잘하는 게 하나씩은 있다. 타고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안무 복사기'란 별명이 있을 정도로 안무를 잘 외우고 잘 만들기도 한다. 복잡한 아이돌 방송댄스도 어렵지 않게 따라한다. 그러나 내 마음이 제일 많이 가는 장르는 '라인댄스(Line dance)'다.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는 모든 장르의 음악을 수반하는 댄스이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때 체육시간에 비가 와서 실내수업을 하면 선생님은 종종 아이들에게 노래를 시키셨다. 간혹 나에게 차례가 돌아오면 나는 비틀즈(The Beatles)의 'Yesterday'를 불렀다. 선생님은 뜻이나 알고 부르냐는 듯이 쳐다보시며 신기해하셨다. 아침에 눈을 뜨면 아빠가 팝송을 틀어놓으셨으니 어려서부터 듣고 자란 게... 그렇게 뜻도 모르고 흥얼거린 게다. 아주 어릴때부터 음악을 좋아했다.


라인댄스는 1970년대에 유럽과 미국에서 시작된 춤으로 카우보이들이 휴식을 취할 때 한 손엔 맥주잔을 들고 한 줄로 줄을 서서 사방으로 방향을 돌며 추었다고 해서 'Line Dance'라 하며 기원이 서양에서 생겼으니 당연히 음악은 Folk Music을 포함하여 모든 장르의 서양, 라틴음악을 사용한다.

안무의 장르 또한 'Shuffle (차차차), 맘보, 왈츠, 탱고, 디스코, 힙합... 등 모든 장르가 포함되어 있다. 그러니 얼마나 매력적인가.


둘째는 한 방향 (12시)에서 춤을 추는 게 대부분인 다른 춤에 비해, 라인 댄스는 같은 동작을 12시, 3시, 6시, 9시의 시계방향(clock) 혹은 12시, 9시, 6시, 3시(over clock)로 방향 전환을 한다. 바로 이 부분이 내가 라인댄스를 좋아하는 특징이다. 같은 동작도 방향을 바꾸면 헷갈리기 마련인데 오히려 나는 방향을 바꾸는 그 맛이 좋다. 방향을 바꿔도 뭐 곧 잘한다는 말이다. (이거는 분명 자랑이라 재수 없을 수 있지만 팩트다 ㅋㅋㅋ)


셋째는 왕초보부터 고급까지 레벨이 다양하며 안무의 카운트도 16 카운트부터 100 카운트가 넘기도 하는 복잡한 카운트까지 난이도가 다채롭다. (가장 일반적인 카운트는 32 카운트) 얼마나 라인댄스를 좋아했는지 유일하게 1급, 2급 자격증을 하루에 획득했다. 심사를 받을 때는 몰랐는데 끝나고 나니 소주 한 두어 병 먹은 듯 머리가 붕 떠있었다. 이것 역시 해본 사람은 안다. 그 맛을!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아마 지금까지의 이야기가 무척 지루할 수도 있으나 새삼스럽게 운동이야기를 쓰는 나는 코로나 전까지 운동을 했던 그 기운이 느껴져 생각만으로도 행복하다. 역시 춤은 뇌의 기능을 활발하게 해 준다. 운동 중에서 '춤'은 노화에 따른 뇌 기능 저하 개선에 가장 좋다는 연구 결과도 나온바 있다.


"6개월 동안 춤을 춘 그룹을 연구한 결과, 정보처리 속도 및 기억과 관련된 부위인 '뇌궁'부위 백질이 더 두터워짐이 밝혀졌다. 이는 새로운 춤동작기술인 안무를 익히는 동안 인지 기능을 써야 하는 것이 뇌궁 부위 조직에 생화학적 영향을 주고 그 덕에 이 부위 뇌신경 연결망의 양과 두께가 두터워 진 것으로 추정된다.따라서 운동 중 뇌 구조와 기능 개선등 뇌건강에 '춤'이 가장 좋다. "
-미국 일리노이대학, 콜로라도 주립대학 공동연구팀: 2017년2월:뉴욕타임즈-






미국의 유명한 국민화가로 불리는 '모지스 할머니(Grandma Moses)는 자그 마치 75세에 그림을 시작했다고 한다. 평범한 시골 할머니였던 모지스는 오랜 노동으로인한 손가락 관절염으로 더 이상 자수를 놓던 바늘을 쓰지 못하게 되었고 '바늘 대신 붓'을 들게 된 것이다. 시골 어느 작은 구멍가게에 걸려있던 할머니의 그림을 '루이스 칼더'라는 수집가가 구입한 것이 도화선이 되어 뉴욕 전시관까지 선을 보이면서 모지스 할머니는 이름을 알리게 된다. 그녀가 일생동안 남긴 1600여 점의 그림 중 250점이 백세 이후에 그린그림이라고 하는데, 101세에 세상을 떠나셨으니 그 열정이 감동이다.



(The Old Snowroller by Grandma Moses)


"내 인생을 돌이켜보면 마치 좋은 하루였던 것 같아요. 이제 끝났고, 나는 내 삶에 만족합니다. 저는 누구보다 행복했고, 만족스러웠습니다... 나는 삶의 역경을 만날 때마다 나름 최선을 다했어요, 삶은 언제나 우리가 만들어나가는 것이에요...

사람들은 늘 내게 늦었다고 말했어요. 하지만 사실 지금이야말로 가장 고마워해야 할 시간이에요. 진정으로 무언가를 추구하는 사람에겐 바로 지금이 인생에서 가장 젊은 때입니다. 무언가를 시작하기 딱 좋은 때이죠"
 -모지스 할머니 Grandma Moses:본명-Anna Mary Robertson Moses, 1860~1961)-


살면서 중요한 선택이나 결정을 해야 하는 때가 있다. 나 또한 예외이겠는가...

옛날 얘기지만 대학 전임교수 자리를 제안하며 대가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었다. 물론 일부 소수의 사례지만 말이다.


"당신 하고 싶으면 대출이라도 받아줄게 해!"

얼핏 상황을 들은 집사님이 내게 한 말이다.


"무슨... 그렇게까지 하고 싶은 생각은 1도 없슝. 난 그냥 가르치는 일이 좋아. 신경 뚝! 지금부턴 노 코멘트"

난 전임교수가 된 거나 진배없었다. 집사님의 말 한마디에 마음이 풀렸고  그날로 모든 미련을 버렸다. 아니 사실은 철딱서니 없는 내 마음이 또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전임되면 연구일 빼고는 꼬박 출근해야 하고, 연구논문도 써야 하고, 학생 지도도 해야 하고... 무엇보다 운동을 내 맘대로 원 없이 못하는데ㅠㅠㅠ 싫어!'


자리는 좋지만 구속이 싫었던 게다. 

'전임교수''시간강사', 가르치는 일을 빼고는 다 다르다. 자리도 명예도 임금도... 그런데 내 마음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시킨다. 가장 차이가 나는 건 임금, 엄청나게 수입이 차이가 나는 걸 알지만 나는 '가르치는 행위'에만 올인하되 영어만큼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다른 일을 하고 싶었다. 그것이 내가 전임을 하려고 안달하지 않고 시간강사를 택한 이유이다. 영어만큼 잘하고 좋아하는 일이 운동인데 전임이 되면 '운동'관련 일을 병행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과감하게 결단을 내렸다. 마음이 시키는 대로!

결단을 내린 후에 물론 아쉬움이 있었지만 오래지나지 않아 내게 새로운 세상의 문이 열렸다. 내가 하고 싶었던 '운동 관련 수업 제안' 을 받았다.


일단 영어가 되니 외국인 강사들을 대상으로 라인댄스를 지도하게 된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14년 전 쯤일이다. 그리고 쭉~~~ 코로나 19가 시작되기 전까지 라인댄스 수업은 물론 다양한 장르의 운동수업을 해왔다. 물론 시간이 제한되어 있으니 한정된 수업을 할 수 밖에 없다. 해서 학교가기전 아침시간 수업만 해 왔다. 내게는 최상의 조건이다. 아침에 신나게 운동하고 시원하게 씻고 기운을 받아 학교로 간다. 강의실에 들어가서는 운동으로 충전한 에너지를 다 쏟고 나온다. 얼마나 좋은가!


마음이 시키는 일을 하니 그냥 즐겁고 행복하다. 40을 바라보는 나이에 하나 둘 쌓아놓은 스펙이 지금까지 내게 또 다른 행복을 줄지 그때는 꿈에도 생각지 않은 일이었다. 나의 선택은 옳았고 1도 후회없다.




무언가 하고 싶은 데 혹여 잘 안돼서 실망할 것을 우려하여 기회를 지나쳐 버릴 수 있다. 하지만 실망과 실패를 하더라도 하고 싶은 일을 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실패는 경험의 폭을 넓히는 좋은 기회이니 실패하면 어떤 가! 다시 또 하면 된다.

 

마음을 담장 너머로 넘기면 나머지는 저절로 따라 넘어갈 것이고, 포기했더라면 만날 수 없었을 새로운 세상과 마주치게 될 것이다. 그 세상은 꿈에도 생각 못했던 즐거움과 행복일 수 있다.


뇌가 아닌 '마음이 시키는 일'에 귀를 기울이자. 혹 조건이 열악하다 할지라도 다소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마음이 시키는 일이라면 한 번 해보자.


내가 해보니... 좋다.


마음이 시키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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