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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작가야 Jan 29. 2021

(86:Jan,29) 용기

꺼려지거나... 두려운 것을 하는 것!

ㅡ365 매일 읽는 긍정의 한 줄ㅡ

용기
Courage is doing what you're afraid to do.
There can be no courage unless you're scared.

용기란 두려워하는 것을 하는 것이다.
두렵지 않으면 용기도 없다.
ㅡ에디 리켄배커 Eddie Rickenbackerㅡ


에디 리켄배커(Eddie Rickenbacker:1890~1973)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전투 비행사 에디 리켄배커는 비행기 조종사로서 전설적인 인물이다. 백번이 넘는 공중전에서 생존함은 물론 26번의 승리를 거두었다고 한다. 당시에는 첨단 장비가 갖추어져 있는 것도 아닌지라 전적으로 조종사의 기술이 전투의 승패를 가릴 수밖에 없었으니 그의 조종사로의 탁월함이 짐작이 된다.


에디 리켄배커는 12살 때 아버지를 잃고 가난한 집안 형편으로 제대로 학교를 다니지 못했다. 때문에 비행 조종사가 되는 일은 학벌과 나이 문제로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열악한 상황에서 에디 리켄배커는 차량 운전병부터 시작하여 결국은 비행조종사가 되었고 전쟁에서 계속되는 대승리를 이끌어 냄으로써 그는 1차 세계대전 중 가장 훈장을 많이 받은 미국인 중 한 명이 되었다.  


그의 놀라운 승전 결과에 기자가 찾아와 이렇게 물었다고 한다.

"에디, 어떻게 당신은 그렇게 두려워하지 않고 대담할 수 있나요?"

에디의 답이다.

"아닙니다. 두렵지 않다니요? 저 또한 너무 두렵습니다... 용기란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두려워하는 것을 하는 것입니다."


두려워하다: 꺼려하거나 무서워하는 마음을 갖다.


누구나 두려운 상황에서 두려워하는 것을 하는 것이 용기다. 누구나 꺼려하고 무서운 마음이 드는 일임에도 그 일을 해내는 것이 용기다.

 



(사진:pixabay)


살면서 에딘 레켄배커처럼 공중전에서 두려운일을 하는... '용기를 내야할 일'은 그다지 많지 않다. 다만 소소하게 꺼리게 되는 일은 꽤 많이 생긴다.


'꺼리다'는 말은 '사물이나 일 따위가 자신에게 해가 될까 하여 피하거나 싫어하다. 혹은 개운치 않거나 언짢은 데가 있어 마음에 걸리다.


매 학기 첫 시간에는 강의에 대한 소개 및 한 학기 동안 수업할 방향과 강의 목표, 교재 소개, 학점에 관한 지침 등을 안내하는 Instuction시간을 갖는다. 내가 가장 강조하면서도 신경 쓰는 대목이 있다.


"출결은. .  .  학교 규정은 지각 1회- 1점, 결석 1회-2점 감점인데, 내 수업은 지각은 결석이랑 똑같이 처리합니다.

단 10분까지는 지각 처리하며 11분부터는 결석, 그러니까 75분 수업인데 10분 지각이랑 70분 지각은 내용이 같지 않다는 말이죠. 무슨 말인지 이해하죠?"

"네~~~"

"그래도 나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는 사람 손들고!"


당연히 아무도 들지 않는다. 다만 여기저기서 수군수군 눈치 짓을 한다. 물론 오늘 지각한 학생들이거나 지각을 잘하는 학생들일게다.

"아니~ 오늘은 첫날이니 몰랐을 테니까 오늘은 해당사항이 없고 다음 시간부터 적용함. 아무도 손 든 학생이 없는데... 그래도 차마 용기가 나지 않아 말은 못 하고 속으로는 '나는 동의 못합니다'하는 사람은 수업 끝나고라도 나한테 올 것! 질문?"
"교수님~~~ 만약에요. 강의실 오다가요~~~"

"오다가... 뭐?"

"아닙니다."

"이런! 대학생이 돼가꼬 손들고 말 못 하는 건 뭐야~ 어케 내일 엄마손 잡고 와서 말할래?"


여기저기서 키득키득, 푸훕한다.

"이 분위기는 또 뭐야?"

키득거리는 학생 앞에 저벅저벅 걸어간다. 갑자가 웃음이 뚝, 분위기가 쏴~한다.

"학생!"

"네? 저저요?"

"그래 너! 왜 웃음을 참아? 웃어 크게! 안웃음 감점!"


빵 터진다.ㅋㅋㅋ 배를 잡고 웃는다. 이때 말을 잇는다.

"아까 손 든 학생! 그러니까 강의실 오다가 설사가 나면 어쩌냐 뭐 그런 질문 아냐?"

"맞습니다!"

"흠~인생이 말이야. 항상 예외가 있는 거야. 손 든 학생! 어머님이 가끔 밥 태우실 때도 있지? 그러니까... 10분 넘어서 들어오면 지각이 아니라 결석이지만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는 날에는 수업 끝나고 나한테 와서 사정 얘기를 하라는 거야, 그럼 지각 처리한다."


녀석들이 안도의 숨을 쉬며 좋아한다. 그때 다시 쐐기를 박는다.

"단, 매 수업마다 나를 찾아온다? 어떻게 할까?"

힐끔힐끔 눈치들을 본다.

"잘 들어! 삼세판! 딱 세 번이 맥시멈! 알겠지?"

"넵!"

"거기 손 든 학생! 이름이 뭐지?... 오늘 질문 가점 1점 받을 수 있었는데 말이야. 왠지 알아? 용기를 내서 손을 들었을 테니 말이야. 여러분은 지금 피가 펄펄 끓고 있는 데 뭐가 두려워! 궁금한 게 있는데 왜 못 물어보냐고. 다음 수업시간부터 보겠어 누구 피가 제일 펄펄 끓는지!

아, 그리고 지각을했는데 ...혹시라도 사정이 있었음에도 나를 찾아오지 않을 경우는 '나는 용기도 의욕도 열정도 없다'라는 의사표시로 간주하고 결석 처리함"


실제로 매 수업마다 내가 적용한 규칙이고 적용한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속으로야 어떻든 내 수업은 거의 지각이 없다. 제일 먼저 학점 문제일 테고 지각한 사정 이야기를 하려면 나를 따로 만나야 하니 그것 또한 적지 않은 스트레스 일 수 있으니 이래 저래 꾸역꾸역 지각하지 않아 출석률이 최고다.




(365매일읽는긍정의한줄,린다피콘:책이있는풍경)


언젠가부터 '강의평가'라는 제도가 시행되었다. 학생이 강의 전반에 대해 평가하는 절차이고 평가를 완료해야 자신의 성적을 확인할 수 있다. 관심도 없다가 우연한 기회에 평가항목을 보게 되었다. 정말 유치하기 짝이 없고 그냥 웃음이 절로 나와... 그다음부터 본 적이 없다. 선진국의 피드백과는 완전히 다른 요식행위 같은 것인데 선생들은 그놈의 평가를 무척이나 신경을 쓰고 그로 인해 학생들에게...  주로 싫은 소리 이긴 하지만 당연히 해야 할 말을 아끼는 추세가 되어갔다.


"아유... 요즘에 애들한테 괜히 말 잘 못했다가 얼굴만 붉히고 강의 평가에 어쩌고 저쩌고 하는 꼴이나 봐야 하니요..."


씁쓸하다. 씁쓸하다 못해 화가 난다. 아니 책도 안 가져오고 수업준비도 안 해오고 수업태도도 개판인 녀석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런 녀석들이 무슨 선생을 평가한 단 말인가...


말도 안 되는 분위기에도 나는 20여 년을 초지일관 똑같이 아니 더하면 더했지 내 철학대로 내 주관대로 밀어붙였다. 대신 열심히 가르치면 되는 것이다. 지각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 또한 수업을 듣게 하기 위함이고 지각하는 나쁜 습관을 고치게 하기 위한 나의 의지이며 나는 의지를 실천했을 뿐이다. 내가 늘 하는 말이다.


"지각인데 결석 처리해서 분하지? 사정있는데 말하기는 싫지?그럼 지각안하면 돼! 내가 항상 말하지만 나는 연예인이 아니고 선생이다. 니들이 나를 아무리 미워해도 관계없어. 나를 미워해서라도 지각하는 버릇이 고쳐지면 난 좋은데?"


녀석들이 머쓱하게 웃는다.

중고등학생도 아니고 머리 큰 놈들이니 알아듣겠지...


학생들이 나를 싫어하게 될까 봐 신경 쓰여서...

혹은 강의평가따위가 두려워서...

꺼려지는 말들을 한 번도 안 한 적이 없는 것 같다. 물론 세 번의 기회는 준다.


미움받을 용기까진 아니지만...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두려워 나 자신을 속이려 하지 않는 편이다.


용기는 심장을 의미하는 라틴어 'cor'에서 왔는데 원래 의미는 '당신이 누구인지를 당신의 온 마음을 통해 솔직히 이야기한다'는 뜻이다.
-Dr. Brene Brown-


용기.. 

내가 누구인지를 온 마음을 통해 솔직히 이야기한다는 것...

나에 대한 타인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고 나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것...

나의 부족함을 취약점으로 보지 않고 나의 부족함도 가치 있다고 여기는 것...


뭐 그런게 용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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