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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작가야 Feb 09. 2021

(95:Feb,9) 나를 빛내는 건 바로 나!

잘 선택한 물감으로 자아를 그려야~

ㅡ365 매일 읽는 긍정의 한 줄 ㅡ

나를 빛내는 건 바로 나
The self is not something ready-made, but something in continuous formation through choice of action.

자아란 이미 완성된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행위의 선택을 통해 지속적으로 만들어진다.
ㅡ죤 듀이 John Deweyㅡ


"냉동실에 있는 새우 냉장으로 옮겨노슈"

"아 맞다! 오늘 새우 감바스 해준다고 했쥥?

꺅~~~ 갑자기 기분이 너무 좋은뎁숑? 냉장 말고 상온에 내놓을까?"


가끔 집사님이 해주는 새우 감바스가 생각난다. 먹은 지 좀 된 것 같아 마트에서 장을 보면서 괜히 새우 앞에서 알짱알짱 기웃거린다.


"왜? 감바스 먹고 싶어?"

"우~~~~~~~~~ㅇ"

"두팩만 해 그럼 또 뭐 사야지? 브로콜리랑..."


그렇게 새우 감바스 재료가 완비되고 새우는 냉동실에서 대기 중이었다. 대기 중인 새우를 꺼내라니 감바스를 하려는 게다.

"근데 이번에는 정말 칼칼하게 먹고 싶당! 베트남 고추 왕창 넣고!"


콧소리 연발에 집사님이 훌러덩 낚였다. 집사님은 요리를 하면 첨부터 끝까지 다한다.

자주 먹는 요리라 알고 있는 맛이지만 이번엔 더 맵게 해서 그런지 올리브유와 베트남 고추의 조화가 기가 막힌 냄새를 뿜어내면서 코를 괴롭힌다.



(집사님표 새우감바스)



"세상에나~ 지금껏 당신 감바스 중 역대급이다 최고 최고, 완전 레알 정말 맛있어!"

내일 안 살 것처럼 먹었다. 물론 아빠가 몰빵한 리엑션 유전자 덕분에 첫 술부터 수저를 놓을 때까지 리엑션을 멈추지 않는다. 그렇게 기분 좋게 먹는 동안 건강해지는 것 같다. 몸도 마음도...


아침에 눈을 뜨니 후라이팬에...

올리브유에 흠뻑 젖은 마늘과 야채가 남아 있다. 버리기는 아깝고 먹기는 좀 그렇고 애매하게 말이다.


'버려 말아 버려 말아... 밥을 볶아 말아... 아냐 불맛에 잔뜩 그을렸으니 어제 먹은 거로 충분해! 버리자!'


'버려? 말아?'를 대여섯 번은 되새긴 것 같다.


버릴지 말지 선택을 해야 한다. 


"아이스? 호또?"

"아이스~~~"

집사님이 매번 묻는다. 아이스커피를 마실지 핫 커피를 마실지...


아이스를 선택했다.



(365매일읽는긍정의한줄,린다피콘:책이있는풍경)


음력설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선물이 오기도 하고 선물을 주기도 한다.

"기왕이면 화과자를 주고 싶은데?"

화과자 같은 것은 '내가 나먹으려고 사기'는 좀 익숙하지 않다. 상대방을 잘 알고 필요한 것 까지 알정도로 막역하면 문제가 없지만 비지니스 성격의 선물이라면 '내가 사긴 그렇고 선물로 받으면 기분 좋은' 품목을 고르는 편이다. 설날이 다가오니 한참 미리 전에 주문을 했어야 했는데 갑자기 결정을 한 바람에 할 수 없이 백화점에를 간다. 마침 점심을 해결해야 할 시간이라 화과자를 사서 포장을 부탁해 놓고 식당가를 둘러본다. 수많은 선택들이 눈앞에 가득하다.


"뭐 먹을까? 음... 오랜만에 저거 먹자!"


집사님이 좋아하는 베트남 쌀국수를 골랐다. 정말 오랜만이라 그런지 몰라도 맛이 꽤 괜찮았다. 황당한 건 매운맛을 추가하는데 오백 원을 내야 한다니 차라리 오백 원을 포함해서 표시 안 나게 받지... 하는 생각이 들면서 한편으론 귀여운 생각에 웃음이 나온다.


"다음에 올 땐 베트남 고춧가루를 가지고 오자고! 그래서 사백 원에 파는 거야 ㅋㅋㅋ"


매운맛 오백 원 덕분에 또 웃는다.

암튼 오백 원을 더 내고 매운맛을 선택했다.


넴(베트남 튀김만두)도 함께 주문한다. 분명히 두 피스라고 적혀있었는데 한 피스를 가위로 뚝 잘라서 서빙을 한다. 집사님과 눈이 마주친다.


"(푸훕) 그니까... 두 동강을 내서 두 피스란 거지?"

"(웃으며) 그르네 ㅋㅋㅋ"


만두 광인 내가 도저히 자존심 상하는 양이다.

"저저저... 저기요 이거 하나를 잘라서 두 피스란 거죠?"

직원이 민망하게 웃는다.

"네ㅠㅠㅠㅠ"

"아니 그냥 물어보는 거예요. 그럼 두 피스 ㅋㅋㅋ 더 주세요"


추가로 더 시켜 말아 시켜 말아하다가 시켰다. 먹은 거 같지 않게 먹고 후회하기 싫어서 말이다.

넴까지 만족스럽게 먹고 얼큰한 국물도 좋았다.


암튼 또 하나의 선택을 해야만 했다.


포장을 부탁해놓은 화과자를 찾았다. 한 사무실에 있는 다섯 명의 직원들 것이지만 다섯 개를 각각 낱개 포장과 함께 종이백도 따로 챙긴다. 선물은 상대방에게 내 마음을 전하는 것이다. 같은 가격에 어떤 물건을 선물로 정할 것이냐를 한참 고민을 한다. 이유는...


선물은 의미가 있는 것이고 내가 이런 선물을 고른 이유는 당신을 어찌 생각하고 있음을 나타냄이며, 포장까지 신경을 쓰는 것도 받는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하기 위함이다. 상당히 그럴듯한 이유이며 당연히 맞는 말이다. 다만 그렇게 정성을 쏟는 것은 상대방에게 '내가 그렇게 정성을 다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전달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선물의 이중적 의미는 '나 자신의 만족'이기도 하다는 말이다.


내가 무엇을 '선택'하는 가의 문제는 그 선택을 '나'라는 '자아'에 하나씩 입혀가는 것이다.



(사진:pixabay)


정신없이 각자 바쁜 아침에 집사님이 자칭 '색맹'이라며 넥타이를 골라달라고 한다.


"아니... 색깔 있는 와이셔츠는 그렇다 치고 하얀색은 아무거나 어울린다고 했잖아!"

"그럼 아무거나 막 매고 나간다!"


하기야 양복 색깔도 맞춰야 하니 에휴...


아무리 가르쳐줘도 매일 똑같이 물어보고 난감해하니 할 수없이 수를 냈다. 5일 동안 입을 와이셔츠 다섯 개에 각각 매치할 넥타이를 골라놓는다. 이유는...


첫 번째는 집사님의 패션을 위함이요 둘째는 나 자신을 위해서이다. 옷을 잘 입는 남자 뒤에는 옷을 잘 입히는 여자가 있다는 말이 있으니 결국은 내가 욕먹지 않으려 함이 아닌가.


내가 넥타이를 잘 골라 입혀 내보냄으로써 '감각 있는 아내'라는 소리를 듣고 싶은 거다.


아침에 눈을 뜨면서부터 잠자리에 들 때까지 우린 선택을 만나고 선택을 해야만 한다. 그리고 그 선택에 의해 나의 존재와 가치가 형성된다. 


남은 음식을 먹을지 버릴지...

아이스커피를 마실지 핫 커피를 마실지...

니트를 입을지 점퍼를 입을지...

선물로 무엇을 고를지...

인간관계를 끊을지 유지할지...






행여 화장실에서라도 누군가의 험담을 참지 못하고 떠들어댔다가 진상이 될 수도 있다.

사람이니 어쩔 수 없는 험담이라면 할 수도 있다. 다만 화장실이라는 공공장소라는 것을 염두한다면 조심해야 하고 신중해야 한다.


할 것이냐 말 것이냐...

한다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이냐의 '선택'의 문제가 바로

'나'라는 자아를 완성해나가는 과정이다.


'자아란 이미 완성된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행위의 선택을 통해 지속적으로 만들어진다.'는 죤 듀이의 말에 격하게 공감한다.


나를 빛내는 건 바로?

'나' 다!


어떻게 빛을 낸 것인가?


인간은 끊임없이...

'선택'이라는 행위를 통해 자아를 완성해 가고

'선택'의 결과가 긍정이던 부정이던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


선택이라는 물감으로 자아를 그려가는 게... 인생이다.

그러니 기왕이면

잘 선택한 물감으로 잘 그려야 빛이 나겠지!


만약 잘못된 선택으로 실패를 맛보면 어떤가?

실패는 얼마나 좋은 물감인데...

실패를 경험 삼아 다시 그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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