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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작가야 Feb 24. 2021

(107:Feb,24) 좋은 반찬,안주? 사람!

함께 밥 먹고 싶지 않은 사람?

ㅡ365 매일 읽는 긍정의 한 줄 ㅡ

함께 식사하는 즐거움
Sharing food with another human being is an intimate act that should not be indulged in lightly.

다른 사람과 함께 식사를 하는 것은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될 친교 활동이다.
-M.F.K 피셔 M.F.K.Fisher-


나랑 쌍둥이 같은 이모가 있다. 막내 이모.

말도 잘 통하고 눈빛만 봐도 마음을 읽는 친구 같은 이모다. 이모는 나랑 밥 먹는 걸 최고의 만찬이라고 생각한단다. 물론 한 잔 하는 중에 하는 말이다. 어느 날 이모네 집에서 밥을 먹기로 한다.


"메뉴가 뭐야?"

"메뉴? 고기 좀 굽고... 너 좋아하는 고등어자반 굽고, 콩나물 무침, 오징어볶음 또..."

"잠깐! 고기란 소? 돼지? 등급은? 고등어자반은 큰 거로 살이 많아야 하구 콩나물은 빨갛게 무치고 오징어 볶음은 울 엄마만큼 맛있게 못하면 하지 말고 ㅋㅋㅋ"

"에라이!ㅋㅋㅋ"


이모와 나의 대화는 늘 장난으로 가득 차 있다.

누구와 식사자리를 할 때,

진귀한 고급진 음식을 먹어도 맛이 없는 사람이 있고 된장찌개를 먹어도 꿀맛인 사람이 있다.

사람이 반찬이다.

술을 한잔 할 때는 사람이 안주다.



(365매일읽는긍정의한줄,린다피콘:책이있는풍경)


식사자리 한 번으로 비즈니스를 성공시키기도 하고 망하게 하기도 한다.

'Eat & Drink'커뮤니케이션이란 '음식을 먹고 마시면서 정보를 주고받는 것'을 뜻한다. 세계적인 유전자 분야의 권위자인 무라카미 카즈오가 한 말로 그는 'Eat & Drink'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새로운 정보를 발견한 경험이 무수히 많았다고 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식사는 비즈니스의 연장이다. 비즈니스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려면 식사 에티켓을 지키는 것이 필수다. 에티켓을 지키려면 기본적인 식사 매너, 식사문화 등에 대해 철저하게 알아두어야 한다.



(사진:pixabay)


비즈니스가 아닌 이해관계가 없는 사적인 편한 식사자리는 어떤가?

굳이 식사 예절을 따지기 전에...

함께 식사를 하고 싶지 않은 사람의 유형이 떠오른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나는 이런 사람하고는 식사자리를 갖지 않는 편이다.


-밥을 사겠다고 해놓고 본인이 메뉴를 고르는 사람

칼칼한 김치찌개가 생각나는 날 굳이 스파게티를 사겠단다. 백퍼 본인이 먹고 싶은 거다.

-심하게 편식을 하는 사람

당근을 못 먹는다면서 김밥에서 당근을 쏙쏙 빼고 있다. 식욕이 떨어진다.

-항상 입에 음식을 넣고 주저리주저리 떠든다.

'어쩜 좋아 밥알이 다 튀어 ㅠㅠㅠ'

-음식 앞에 놓고 먹지는 않고 투덜투덜 거리는 사람

'나물에서 무슨 냄새나지 않아?'

'이런 니 입냄새가 더 나! ㅋㅋㅋ'

-대화를 하지 않고 혼자만 떠드는 사람

'저기... 중간이 없어! 마 밥 좀 먹자!'

-대화는 하지 않고 휴대폰만 보며 먹는 사람

'아니 혼자 먹지 왜 나왔누 ㅠㅠ'

-모임에서 회비로 먹는 식사자리에서 꼭 혼자 비싼 거 먹는 사람

짜장 아님 짬뽕으로 통일하자는 데 유독 지혼자...

'나는 새우덮밥!'

술도 마찬가지다. 다들 소주 맥주 분위기인데...

'나는 복분자!'

'차액은 니가 내! ㅋㅋㅋ'

-매번 얻어먹으려 만 하는 사람

'담엔 꼭 내가 살게!'

'아니 오늘 사! ㅋㅋㅋ 다섯 번에 최소한 한 번은 내야지!'

-계산도 안 하고 포인트는 지포인트로 올려달라는 사람

'저저저 포인트는 내 거에 올려줄 수 있어?'

'이런 얌생이ㅋ안돼!'




한 집에서 함께 살면서 끼니를 같이 하는 사람을 '식구'라 한다.


아침은 안 먹거나 우유 한잔에 달걀 하나로 간단히 먹고 바쁜 걸음으로 직장을 향한다.

직장에서는 사내 식당이나 일반 음식점에서 점심을 해결한다.


그리고...

저녁엔 집밥을 먹는다. 식구와 함께...

하루의 피로를 풀고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식구들과 저녁식사...

생각만 해도 따뜻하고 행복하다.


물론 식구와의 자리가 남보다 더 불편한 자리도 있겠지만 말이다.




연*대 어학당에서 외국인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말 중에 흥미로운 말이 있다.

'언제 밥 한번 먹자'

만남의 끝에 그냥 인사말로 하는 말 '언제 밥 한번 먹자'는 한국인이 하는 거짓말 중 1위라고 하지 않는가.

인사치레로 하는 한국문화의 하나임을 알려주기 위함일 것이다.

'문화의 차이'


'언제 밥 한번 먹자'는 인사치레로 해석할 수 도 있지만 딱히 함께 식사를 하고 싶지 않은 상대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기약 없이 막연히 던지는 말이다.


흠... 나는 어떤 사람일까?


"여보, 당신은 어떤 사람이랑 식사자리를 하고 싶지 않아?"

"당신 ㅋㅋㅋ"

"장난하지 말구 진짜로!"

"진짠데?"

"우쒸!"

"내가 싫은 사람하고는 밥 먹고 싶지 않지."

"예를 들면?"

"뭐 자기 얘기만 늘어놓는 사람..."

"그취?"


내가 별난 게 아닌 것 같다. 사람 생각은 비슷하지 않을까...


여러분은 어떤 사람이랑 식사자리를 하고 싶을까요?

아니면

어떤 사람이랑 식사자리를 하고 싶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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