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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작가야 Apr 16. 2021

삶은 충분히 살아 볼 만해

어둡고 축 쳐져 있으면... 나만 손해야~~

ㅡ365 매일 읽는 긍정의 한 줄 ㅡ

삶은 충분히 살아 볼 만해
It's faith in something and enthusiasm for something that makes life worth living.

인생이 살 만한 이유는 무엇인가에 대한 신념과 열정이 있기 때문이다.
ㅡ올리버 웬들 홈스 Oliver Wendell Holmes ㅡ


생활영어회화 시간이다.

강의실에 들어가면서 학생들에게 인사를 한다.

"안녕~~~"

"안녕하십니까?"


물론 강의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학생들이 인사를 하기 시작하지만 나 역시 문을 염과 동시에 인사를 같이 한다.

함께 인사를 같이 하는 자체가 강의실 분위기를 밝게 한다.


교내에서도 마찬가지다.

학생이던 선생이던 내가 아는 사람은 내가 먼저 보면 인사를 먼저 한다.


인사의 의미는 호의를 나타낸다.

특히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보고 먼저 인사를 하는 것은 열린 마음을 의미한다.



(사진:pixabay)


강의실에 들어가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있다.

칠판에 동그란 얼굴을 그린다.

활짝 웃는 스마일이다.


"내가 항상 말하지만 영어시간에 아니 내 수업시간에 스마일 놓고 들어오면 뭐라 했쥐?"

"결석이요~~~"

"굿굿굿!"


어쩌다 녀석들이 꾀가 나면 이런다.

"교수님~~~ 오늘 너무 더워요~~~"

"그래서 뭐? 과대표 뭐야?"

"아아아아니 오늘요 보강이 두 개나 있어서요ㅠㅠㅠ 새벽에 나온 학생들이 많습니다..."

"보강?"


휴강을 했던 과목이 공교롭게 보강을 동시에 하게 되어 9시부터 한 번도 쉴 새 없이 수업이 있었나 보다.

영어회화 수업이 마지막 시간이니 지칠 대로 지쳐있는 거다.



(365 매일 읽는 긍정의 한 줄, 린다 피콘:책이 있는 풍경)


나는 휴강도 좋아하지 않지만 보강은 딱 질색이다.

녀석들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간다. 나라도 그럴 것 같다. 더구나 생글생글 웃으며 영어를 해야 하니 말이다.


"그럼 오늘 좀 일찍 끝내줄 테니까 다음 시간에 빡시게 하는 거다!"

"우후~~~~ 우와~~~ "

박수를 치고 책상을 두드리고 난리난리다.

"그럼 쉬는 시간 없이 쭉 ~~하고 좀 일찍 끝내는 게 낫겠지?"

"네~~~~~~~~"


녀석들이 훌러덩 넘어간다. 쉬는 시간 없이 쭉 하고 5분 10분 일찍 끝내봐야 거기서 거긴데 또 넘어가는 게

귀여워서 마음이 약해진다. 결론은 정상시간보다 10분 정도 일찍 끝내준다. 예고도 없이 휴강을 하고 휴강한 걸 또 마음대로 보강도 하는데 그까짓 거 10분 뭐 그리 대단하다고...





학생들이 힘들어하는 날은 멘털을 잡는 게 중요하다.

슬며시 수업이 아닌 듯 수업인 듯 수업을 이끌어간다.


"내가 말이야 외국인 친구가 있는데..."


벌써 눈이 초롱초롱해진다.

"아 글쎄 그 친구가 나한테 한국말이 너무 어려워서 포기를 했다는 거야.

그래서 물었지. 뭐가 그리 힘드냐고..."


"사실 한국말을 어려워하는 외국인들은 이런 거 때문이거든...

한글이 과학적이고 배우기 쉬운 건 분명한데 표현이 다채로운 거지.

자~~ 한번 생각해볼까?"


차례로 한 명씩 돌아가면서 시켜본다.

"민아! 머리에 핀을 착용할 때 뭐라고 표현하지?"

"핀을 꽂는다... 요"

"그렇지."


계속 질문을 이어간다.

"반지는?"

"낀다!"

"양말은?"

"신다!"

"귀걸이는?"

"찬다!"

"바지는?"

"입다!"
"안경은?"

"쓴다!"


"굿! 뭐 그 정도만 해두자... 해도 말이야!

'낀다', '신다', '찬다', '입다', '쓴다'... 하면 영어 표현은?"

"wear!"

"오브가 코스지? ㅋㅋㅋ"


"영어로는 'wear'이면 다 통하는데 한국말은 그때그때 다른 표현들이 다양하니 그런 부분들이 힘들다는 거야.

'wear'이란 단어를 예로 들었지만 그 외도 수없이 많아. 그러니까 세상은 공평한 거야.

남의 나라 말을 배운다는 것은...

미국인 Tom이 한국말을 배우는 거나 너희들이 영어를 배우는 거나 모두 독특한 어려움이 있다는 거지.

그러니 영어 어렵다고 엄살 피울 일이 아니란 말이다~~~~ 알겠냐?"

"넵!"


갑자기 녀석들이 수업에 급 집중한다.

"어때... 팝송 하나 들으면서 가사 빈칸 좀 채워 볼까나?"

"네~~~~~"





간혹 학생들의 컨디션이 그들의 의지와 관계없이 바닥일 때가 있다.

휴강도 보강도 학생들이 정할 수도 없는 수동적인 일이다.


학생들이 지쳐있을 때는 '동기부여'로 다시 수업에 참여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것이 내가 할 일이고 내 능력이다.


동료 선생이 내게 묻는다.


"선생님은 어떻게 그렇게 항상 밝고 통통 튀세요?

선생님은 저 멀리서 걸어오셔도 선생님인지 알 것 같아요..."


키가 작은 내가 통통 튀며 걷는 것이 멀리서도 보인단다.


'어떻게 그렇게 항상 밝고 통통 튀냐?'

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답은 간단하다.


삶은 충분히 살 아 볼 만하니까...

왜?

'무엇인가에 대한 신념과 열정이 있으니까...'


만약...

반대로 

항상 어둡고 축ㅠㅠㅠ 쳐져있다면 과연 누가 손해인가?


'나만 손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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