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의 말을 공감하는 건 왜 어려울까
유튜브에서 여자친구에게 공감하기라는 영상을 봤다. 방법은 어렵지 않았다. 여자친구가 하는 말 마지막에 있는 걸 똑같이 반복하는 거였다. 영상에 있는 댓글도 좋은 반응이었다.
‘오 이거 좋은 방법‘
꿀팁 하나 얻었다고 생각하고 바로 따라 해 봤다.
"오빠 내가 오늘 일하면서 선배가 잠깐 화장실 갔다 온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기다리고 있었는데?"
"밥을 먹으러 갈 시간이었단 말이야. 그런데 계속 안 오는 거야 그래서 화장실 쪽으로 갔는데"
"화장실로 갔는데?"
"아니 화장실에. 근데 왜 자꾸 내 뒷말 따라 해?"
"응? 따라 해?"
"아니 오빠 내가 하는 이야기 잘 듣고 있어? 나 이제 말 안 해."
‘어 어라.. 이게 아닌데’
유튜브에서는 분명 엄청 좋은 공감법이라 했다. 그런데 오히려 역효과만 났다. 생각해 보니 단순히 뒷말만 따라 해서 그런지 상대방에게 건성으로 듣는다는 느낌을 줬다. 사람이 집중하지 못하고 건성으로 들으면 말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것만큼 힘이 빠지는 게 없다. 감정 없이 뒷말만 따라 하는 건 공감이 아니다.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지 않는다고 서로 다투거나 이야기하는 사람에게 상처를 입힐 수도 있다.
그럼 아무런 대꾸도 없이 잘 듣기만 하는 건 어떨까. 가만히 듣기만 하면 상대방의 말을 자기 식대로 해석해서 왜곡해서 받아들이는 경우도 간혹 있다. 거기다 한 순간도 쉬지 않고 들으면 정리가 안되어 힘들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상대방의 이야기를 제대로 들을 수 있을까? 이번에는 유튜브 말고 공감에 대한 책을 10권 읽었다. 말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질문이 필요했다.
‘그 말은 이런 뜻이지?’
‘아 이러저러하다는 거구나 내가 이해한 바가 맞아?‘
이런 이야기를 중간중간에 말하는 게 좋았다. 공감의 표현은 상대방도 만족하고 말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남자든, 여자든 사람들은 누구나 잘 들어주는 사람을 원한다. 잘 들어주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눈을 바라보며 고개도 끄떡거리고 귀도 쫑긋 세워서 집중해서 듣자. 듣는 중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으면 질문도 꼭 하자. 그럼 여자친구가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좋은 사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