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 가와바타 야스나리

by spielraum

1968년 일본 최초 노벨 문학상 수상작이다. 왜 이 소설이 노벨 문학상을 받았을까? 의아했다. 줄거리도 너무 간단한데 말이다. 무위도식하는 한 남자(시마무라)가 눈의 지방 한촌으로 내려와 거기서 게이샤로 사는 고마코와 일을 돕는 요코에게 연정을 느낀다는 내용이다. 삼류소설에나 나올법한 줄거리다.


그럼에도 이 책이 고전으로서 명작으로 불리는 이유는 한 온천마을에서 펼쳐지는 세 사람의 미묘한 감정 변화를 아름다운 자연과 인간의 정열, 허무라는 주제를 감각적이고 서정적인 문체로 묘사했다는 점이다. 단순히 줄거리만을 읽어내려 한다면 이 소설의 깊이와 맛을 알 수가 없다. 내가 그랬다.


이미 다 읽고도 다시 책을 들게 되는 이유는 시적이면서 우아한 문체와 풍요로움 때문일 것이다.


첫 문장이 유명한 소설이다.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김훈의 칼의 노래 첫문장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 처럼 내 눈앞에 아련히 펼쳐지는 수채화같은 문장이다.


"발에 힘을 주며 올려다본 순간, 쏴아 하고 은하수가 시마무라 안으로 흘러드는 듯했다". 소설의 마지막 문장 그렇다.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간결한 문체와 빈틈없는 관찰력으로 인간의 내면을 빛, 색, 소리, 산, 눈, 해, 달, 별, 은하수 등으로 정교하게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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