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끝

1부 감정이 말을 걸던 날들 4

by 게으른 우보만리

지금까지의 일들은 불과 1년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1년은 10년처럼 길게 느껴졌다. 그는 결국 다른 회사로 옮겼고, 다시 만날 일은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인연은 쉽게 끊어지지 않았다.

2022년 어느 날 새벽 1시 50분. 휴대폰 알림음에 잠이 깼다. 그의 장문의 메시지가 도착해 있었다.
“내가 좋은 사람을 잃었군요. 그때 더 힘을 실어줬어야 했는데…”

복잡한 감정이 교차했다. 한편으론 스스로의 잘못을 인정하는 듯해 시원했지만, 동시에 씁쓸했다. 그때는 한 번도 듣지 못했던 말이 이제 와서 무슨 의미가 있을까.

며칠 뒤 그는 업무 자료까지 보내왔다. 순간 피로감이 몰려왔다. 결국 또 뭔가를 바라는구나. 사과 뒤에는 늘 요구가 따랐으니까. 그러나 이번은 달랐다. 나는 그의 연락을 차단했다. 작은 버튼 하나였지만, 수년간 얽혀 있던 관계를 끊는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그가 다니는 회사는 한 공기업의 협력업체였기에 완전한 단절은 불가능했다. 복귀 후 가끔 회사 로비에서 마주쳤다. 그럴 때면 나는 고개만 살짝 숙이고 지나갔다.

어느 저녁, 단골 술집에서 그와 마주쳤다. 오랜 세월 함께 드나들던 곳이니 겹치는 것도 당연했다. 지인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그는 내 어깨를 톡 치며 말을 걸었다.
“잘 지냈나?”
짧은 안부였다. 형식적인 대화였지만, 다음 날이 되자 그 기억이 되살아나며 심장이 두근거렸다. 몸은 여전히 과거의 긴장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이를 화해의 신호로 받아들였는지, 공통 지인을 통해 몇 차례 만남을 제안했다. 그러나 나는 매번 정중히 거절했다.

그리고 연락은 끊겼다.
그렇게 한 관계가 완전히 끝났다.

keyword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04화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