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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팀장 May 07. 2016

광고기획자라는 말은 사라질 것이다.

그동안 알고있던 정의와 경계가 무너진다.

한 지붕 두 가족, 따로 또 같이.

공장처럼 분업화 되어있는 환경 속에서도 

모든 일에 머리를 맞대지 않으면 안되는

광고대행사의 성격을 수식할만한 말이다.


흔히 취직,이직할 때 JD라는 단어를 쓴다.

잡 디스크립션. 말 그대로 할 일의 범주다.

기획자는 큰 그림과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디자이너는 제작 관련된 아이디어를 내며

개발자는 최종적인 아웃풋을 담당해 왔다.


기획자는 광고주 영업과 관리를 담당하며

디자이너, 개발자는 좋은 제작물을 만들고

그렇게 광고라는 업은 수십년을 지나왔다.


그런데 고작 한 단어 때문에 판이 흔들린다.

'디지털'

온라인, 모바일 같은 단편적 정의가 아니다.

그 동안 광고가 아니었던 것이 광고가 되고

전통적인 광고는 광고가 아니게 되는 세상.


'어디'에서 '뭘' 하지? 라는 접근방식은

'어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지? 가 되고

필름처럼 특정한 형태의 제약은 사라졌지만

가장 효과적인 형태를 찾기란 더 어려워졌다.


시대 흐름을 읽는 기획자라면 공감할 것이다.

지금의 시대는 역사로 따지면 춘추전국시대?

빠른 혼란 속에서 리딩하고 리드 당하는 시대.


A라는 광고주가 있다고 치자. 예산은 10억.

제품수명주기, 포지셔닝, 시장상황을 분석해

어떤 크리에이티브로 TVC 좀 하면 되겠어요.

지면하고 라디오, 옥외광고도 좀 태우고요.

이 것이 전통적인 광고 진행방식이라고 치자.


지금은 TVC를 꼭 해야돼? 하는 명분부터

페이스북이 더 낫지 않나? 하는 적합성부터

첫 단추를 명확하게 설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기획자의 전통적인 Role이 위협받는 이유도

매체의 판이 통째로 바뀌어서라고 생각한다.

더 이상 고객에게 '뭐라고 말할건데'가 아닌

고객에게 '뭐' 할건데? 라고 생각해야 한다.


'무엇이라고 말할까'는 일방적 전달이지만

'무엇을 할까'란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경험.

그 경험은 새롭고, 놀라운 것, 그리고 감동.

브랜드로서의 이성을 고객 입장의 감성으로

치환해서 그 것이 다시 인식이 되게하는 것.


다시 말해 디지털 시대의 광고기획자란

고객의 경험을 구상하고 디자인하는 것이다.

하나의 아이디어, 하나의 비주얼, 하나의 카피.

기획자는 어떠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종합적인 경험으로 완성시키면 되는 것이다.


모든 것을 자유롭게 다루는 쉐프여야 한다.

고객에게 진심과 감동이 담긴 경험을 주려면

굵직한 것부터 사소한 것까지 신경써야한다.

재료손질, 조리과정, 플레이팅 후 피드백까지.


'광고'의 정의와 '기획자'의 경계가 무너지고

'광고기획자'라는 말은 잘 쓰이지 않을 것이다.

'좋은 광고'와 '유명한 기획자'도 마찬가지다.

더 나은 경험을 연출하려는 고민과 시도들이

더 오랫동안 기억에 남게되는 경험이 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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