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곽팀장 May 19. 2017

관리자라는 자리의 무게를 견디며

저는 자발적 꼰대입니다.

제가 처음에 관리자라는 직을 맡았을 때

그 때는 인간적 유대감이라는 것에 대해

좋은 관계만 구축하면 되는줄 알았습니다.


잠시동안은 그렇게 잘 할 수 있었습니다.

아니, 겉보기에 잘 하는 듯 보였습니다.

7년 간 많은 상사들의 말과 행동 보면서

불합리하고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것들

내 머릿 속에 너무 많이 누적되어 있었고

그들이 하는 행동만 안 하면 되었습니다.


크게 서로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면서

각자의 역할에서 할 일을 해나갔습니다.

중간관리를 잘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분위기가 지속된 결과로는

'지금 이 상태로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무사안일한 분위기가 조금씩 팽배하자

치열하고 절실한 마음이 사라졌습니다.


현상에 질문하고 현실에 도전해야하는

대행사에서 문제의식이 사라졌습니다.


'이대로면 모든 것이 다 좋고 괜찮다!'


저는 조금씩 불안해지기 시작했지만

다른 구성원들은 입장이 달랐습니다.

직접 말하지 않아도 그 고요함 속에서

변화와 혁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너무 낯선 무언가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저는 선택을 하기로 했습니다.

많이 외롭고, 고독하고, 쓸쓸하겠지만

좋은 사람보다 유능한 사람을 택하자.


지금 인간적으로 좋은 사람보다는

일적으로 따라갈 수 있는 사람이 되자.

각자의 열정과 실력이 치열해졌을 때

일적인 우애와 팀웍이 단단해졌을 때

비로소 인간적인 덕장이 되자.

지금은 그 순서가 틀렸다.


저는 조금씩 모진 사람이 되었습니다.

모진 말을 하고 또 모진 행동을 합니다.

나를 미워하고 또 욕할 것을 알지만 

그러다가 잘못된 수를 둔 적도 있지만

저는 계속해서 그렇게 해야만 합니다.


제 말 한마디에 지금 눈물 흘리더라도 

계속해서 더 치열하게 노력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뒤쳐질 것입니다.

오늘을 방치하면 피눈물 흘릴 것입니다.


저는 좋은 기업을 다니지 못했습니다.

여러 번의 이직을 하며 나태했던 자들의

개인의 몰락과 조직의 타락을 봤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지금 변하지 않으면 빠르게 도태됩니다.


제가 이렇게 한다고 해서 회사 평판과

제 연봉하고 아무 이해관계가 없습니다.


솔직히 이렇게 생각했던 적도 있습니다.

내가 없어도 어떻게도 조직은 굴러가니까.

누군가 알아서 조치해주겠지...바꿔주겠지.

그런데 변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많은 시간이 지나고나서야 깨달았습니다.

누군가 하겠지, 해주겠지 하고 바랬던 일이 

바로 내 일이고 해야만 하는 일이었다는 것.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이 행동해야 하는 것.


원래는 내가 앉은 이 자리에 가만히 앉아서

앉은 채로 손이 닿는 곳까지만 하려했는데

일어서서, 움직이면서, 뛰어다니면서..

지쳐도 내 힘이 닿는데까지 해보려고요..


많은 사람들이 그래서 뭘 얻냐고 합니다.

조직의 발전과 화합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표면적인 성과로 드러나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제 자신을 먼저 생각하면

제가 저를 증명할만한 실력과 포트폴리오는

아무리 뛰어난 실력과 생각을 가지고 있어도

결코 저 혼자서 만들 수가 없습니다.

동료와 조직의 도움과 화합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서로 주고받으며 성장해가야 합니다.


조직은 모두 함께 일하는 유기체입니다.

좋은 생각과 행동 혼자로 되지 않습니다.

많은 구성원들에게 진취적인 생각을 전하고

열정과 비전을 가지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는 미숙한 실패도 있을 것입니다.

개인의 변화와 혁신, 조직의 발전과 화합을

낯설어하거나 때론 거부하기도 할 것입니다.

그조차 뼈를 깎는 힘든 과정의 일부이겠지만

깊은 곪음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도려내서라도 

끝내는 변화와 혁신의 길로 그렇게 가야합니다.


진통과 고통 없는 변화와 진화란 없습니다.

제가 몸담기 전부터 자율과 수평이라는 미명에

많은 적폐들이 너무 오래동안 방치되었습니다.


이제 끝내야 합니다.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리고 제가 주제넘지만 총대를 매겠습니다.

조직의 발전과 화합에 방해되는 모든 것들은

더러운 것이라도 제가 직접 나서서 제 손으로

만져서 씻어내고 또 바로잡을 것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기획자가 싸워야 할 것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