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Z세대와 공존하는 법
MZ들이 이상한 게 아니라,
나와 달랐다.
처음엔 솔직히
버릇없다고 생각했다.
회의 때는 말이 없고,
보고는 짧고,
눈치는 보지 않는다.
정년을 앞두거나
정년 이후 다시 조직에 들어온
우리 세대에겐 낯선 풍경이다.
나는 한때
‘요즘 애들’이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썼다.
하지만 함께 일해 보니
그 말이 가장 위험한 표현이라는 걸
알게 됐다.
우리는
보고를 잘하면 일을 잘하는 줄 알았고,
회의에서는 목소리 크고 말을 많이 하면
존재감이 있는 것으로 알았다.
야근은 성실함의 증거였고,
상사의 눈치는
조직 생활의 기본이었다.
그런데 그들은
전혀 다른 기준으로 일하고 있었다.
보고는 짧게, 결론부터.
회의는 꼭 필요할 때만.
퇴근 후 연락은 가급적 피하고,
업무는 시간이 아니라
결과로 말한다.
처음엔 불편했다.
‘이래도 되나?’
‘조직이 굴러가겠나?’
그런데
일은 돌아갔고,
성과는 나왔다.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틀렸을 수도 있겠구나.”
그때부터
말을 줄이기 시작했다.
지시 대신 질문을 했고,
설명 대신 이유를 물었다.
회의에서 내가 말할 차례를
하나 줄이니
그들은 한마디를 더 했다.
그 한마디가
생각보다 정확했고,
의외로 실무적이었다.
한글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정도를 써오던 어느 날,
앞으로는
노션(Notion)이라는 툴(Tool)로
일을 하자고 했다.
회의, 실시간 토의,
기술자료 검토,
자료 저장, 일정 관리까지.
모든 업무가
노션(NOTION) 하나의 프로그램
안에서 돌아갔다.
솔직히
당황스러웠다.
나의 최고 가정교사는
여전히 ‘유튜브’였다.
퇴근 후
5시간 정도 투자하여
유튜브 영상을 붙들고
서툴게 따라갈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회의 자료를 입력하다가
무언가를 잘못 건드렸다.
모든 자료가 뒤엉켜 버렸다.
회의 직전이라서 순간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
1년 차 막내에게 다가가
조용히 말했다.
“내가 뭘 잘못 건드린 것 같다.”
그는 몇 개의 기능으로
뚝딱뚝딱하더니 바로
흐트러진 자료를 다시
정리하면서,
회의가 끝나고
다시 알려주겠다고 했다.
그때 깨달았다.
함께 일한다는 건,
모르면 막내에게라도 가서
묻고, 배우는 일이다.
겸손 없이는
진정성도 없다.
그제야 보였다.
그들은 옳고 그름보다,
논리와 이치를 본다.
옳거나 맞으면
군더더기 없이 직행한다.
무례해서가 아니라,
비효율을 거부한다는 것이다.
중요한 대목이다.
MZ세대는 상사를 존경하지 않는다.
다만, 실력은 존중한다.
직급은 통하지 않지만,
전문성은 통한다.
나이가 무기가 되던 시대는
이미 끝났다.
이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좀 걸렸다.
하지만 인정하니
오히려 편해졌다.
그들과 같은 공간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것이
부담이 아니라
기회로 보이기 시작했다.
MZ세대와의 공존은
그들을 바꾸는 일이 절대 아니다.
내가 내려놓을 것을
정리하는 일이다.
‘왕년에’
‘라테는’
‘내가 해봐서 아는데’
이 말들만 줄여도
절반은 해결된다.
그들과 일하며
내가 가장 먼저 배운 것은
딱, 두 글자 '겸손'이었다.
그리고
이 연재를 마무리하며
깨달은 것이 하나 더 있다.
세대 차이는
극복의 대상이 아니라,
서로에게서
배울 기회라는 것.
당신도
월요일 출근길에
딱 하나만 바꿔보시길.
말하기 전에
한 박자 쉬어보는 것.
그 침묵 사이로,
그동안 들리지 않던
목소리가
비로소 들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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