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멈출 수 없었던 어느 월요일의 기록 -
직장인은 50대 중반이 되면
머릿속에 ‘퇴직’과 ‘정년’이라는
단어를 이고 산다.
그 순간부터
사람의 마인드는 빠르게 오염되기
시작한다.
긍정과 부정으로...
생각보다 그 차이는 치명적이다.
제2의 인생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고민은 거기서부터 시작된다.
이때 사람은 두 부류로 나뉜다.
연금으로 여생을 즐기자는 쪽,
아니면 아직 젊으니 더 일해야
한다는 쪽.
나는 단연 후자다.
'이제 즐기자'는 친구들은 멀리했다.
그들의 대화는 언제나 편하고, 쉽고,
부정적인 언어들로 가득했다.
"이제 그냥 쉬지 그래",
"힘들어서 못해", "뭘 하겠어"로 끝난다.
부정의 공기는 사람을 병들게 한다.
나는 일하는 것이 곧 건강을
지키는 길이라 굳게 믿는다.
체력과 의지가 살아 있는 한,
사람들과 부딪히고 땀 흘리는 것
자체가 진짜 인생이다.
예전에 모셨던 K 회장님은
올해 86세다. 여전히 매일 출근하여
현장을 지킨다.
입버릇처럼
"나는 일하다가 병상에서 죽을 거야."
라고 자주 말씀하셨다.
그 말씀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세계를 호령하는 지도자들도
나이의 개념을 새로 쓰고 있다.
올해나이로, 트럼프는 80세,
푸틴과 시진핑은 73세다.
그들에 비하면 우리 60대는
아직 피 끓는 청년이다.
"이제 놀아야지"라며
손을 털기엔 너무 이르다.
당신은 당신 분야의 '장인'이자
'명인'이다. 사회가 정한 정년이
당신을 퇴출했다고 해서 정말
뒷방으로 물러날 것인가.
올여름, 혼신을 다했던
스타트업에서 스스로 마침표를
찍고 잠시 멈춰 섰다.
몇몇 구직사이트에 이력서를
띄웠다. 30년 군 생활과 방산
대기업의 경력이 있으니 내심 관련
업계의 러브콜을 기대했다.
기다려 달라는 곳만 서너 군데.
적극적인 곳이 없는 상태에서
뜻밖에도 삼성생명 법인 지점에서
적극 제의가 있었다.
"기업재무컨설팅(GFC),
함께 해보시겠습니까"라고...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제안이
였으나, 머리가 복잡해졌다.
생소한 업業인데...
다시 삼성맨으로...
글로벌 기업...
정년이 없는 업業...
보험은 전혀 낯선 세계였다.
솔직히 말해, 내 인생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다.
군과 방산업체와 무역업체를
누비던 내게 보험 영업이라니...
하지만, 망설이지 않았다.
모르는 것이 너무 많아
배우는 데 전심을 다했다.
60대 중반에 받는
신입 교육은 빡빡했으나
즐거웠다.
연수원 수료 후,
첫 출근 날!
사무실엔 머리 희끗한 나 또래의
중장년들로 가득했다.
각자의 화려한 과거를
뒤로하고 '정년 없는 무대'에
다시 선 도전자들이었다.
나 또한 그들 틈에 섞인
무명無名의 용사였다.
입사보다 무서운 건 성과였다.
한 달 한 달 주어지는 숫자의
압박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어제의 묵직한 직함이
오늘의 재무컨설턴트로 살아남기
위해선 자존심보다 간절함이
필요했다.
남들이 절망할 때
나는 절박했다.
이 나이에 '멈추면 끝이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노동의 일선에서 사라져 촌로가
되는 내 모습이 너무너무 싫었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다.
삼성생명 현장에서 땀 흘린 지
두 달 남짓 되었을 때,
직전 회사에서 큰 성과를 내고 있던
나의 치열한 행보를 지켜보던
한 스타트업 대표가 연락을 해왔다.
"부사장으로 모시고 싶습니다.
다시 함께 뛰어주십시오."
낯선 곳에서 바닥을 굴렀던
그 절박함이 다시 전문가의
길을 열어준 것이다.
최근에는 국방부로부터
방위산업 관련 컨설팅을 맡아
부산, 창원, 김해, 포항, 화성 등
전국의 산업 현장을 누볐다.
컨설팅 회사의 매출 물량 확보를
위해 발로 뛰며 협업을 이끌어 내는
모습을 피彼 컨설팅회사 대표님께서
지켜보신 모양이다.
컨설팅 마지막날 차담을 나누면서
감사하게도 '전문위원'으로 위촉
제의까지 받았다.
재미있는 건, 아직도 보험사에서
"다시 오실 생각 없느냐"며
안부 전화가 온다는 사실이다.
66세의 나이,
신바람이 날 수밖에 없다.
나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
다만, 멈추지 않았을 뿐이다.
절망이 먼저 말을 걸어올 때
나는 절박함으로 대답했다.
그 선택이 나를 다시
현장으로 돌려세웠다.
어디서든 절박하게
긍정의 깃발을 꽂는 순간,
세상은 생각보다 조용히
다른 문을 열어준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어떤 문 앞에 서 있는가.
그리고 그 앞에서
어떤 마음으로
오늘을 버티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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