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이 남아 있던 사람의 늦은 고백 -
지난 글에서는
브런치를 ▷"첫사랑 같은 인연"에
비유 했다.
하지만 아직 브런치에게
하지 못한 말이 남아 있다.
첫사랑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다만,
그때의 감정은
가끔 다시 말을 건다.
브런치는
그런 방식으로
내 삶에 들어왔다.
요즘 나는
브런치에 깊이 몰입해 있다.
그래서 문득,
어떻게 이곳을 만나게 되었는지
다시 생각해 보기로 했다.
정말 우연이었다.
글을 두세 편 올리면
운영진이 검토하고,
일주일쯤 지나
연재의 문을 열어 준다는 구조.
그때의 나는
잠시 쉬고 있던터였다.
할 말은 많은데
꺼낼 곳은 없었다.
브런치를 만나지 못했다면
나는 아마
말도 걸어보지 못한 채
그대로 지나쳤을 것이다.
첫 연재글의 제목은
「버려진 자의 반격」,
「잊혀 가는 이름들...」이었다.
편견으로 얼룩진 세상을
조금은 흔들어 보고 싶었고,
뜻이 같은 분들을 행동하는
양심으로 모아보고 싶었다.
그리고
정년으로 고민하는 분들에게
땀 흘리며 고되게 살아온
경험을 들려주고 싶었다.
그런데 브런치는
내 글 앞에
조용히 문을 열어 주었다.
연재후 반응이
하나둘 달리기 시작했다.
그 순간,
나는 생각했다.
아, 내 세상이 오는 건가.
그때부터
책상머리에 앉으면
해가 지는 줄도 몰랐다.
글 쓰는 일이
이렇게 재미있을 수 있다는 걸
그제야 알았다.
브런치는
나를 작가로 만들어 준 곳이
아니다.
다시 말해도 되는 사람으로
만들어 준 곳이다.
지구촌 도처에서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분들이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준다.
“정년을 앞둔 제 마음이
이 글로 조금 가벼워졌습니다.”
“작가님의 글 잘 읽었습니다.
차분히 읽히면서 울림과
힘이있는 글이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댓글 하나가
멀리서 날아와
내 등을 토닥토닥 거린다.
그래서
나는 다시 썼고,
그저 몰입하게 되었다.
그동안
넘치는 에너지를
어디에도 풀지 못해
전전긍긍하던 나에게
브런치는
조용한 출구였다.
왜 진작 만나지 못했을까.
그런 아쉬움이
이제는 고마움으로 바뀌었다.
말이 남아 있다면
서두를 필요는 없다.
조용히 앉아
한 문장만 꺼내도 된다.
브런치는
아직 그런 속도를
허락하는 곳이다.
이제 나는
과거를 정리하지 않는다.
브런치에서
오늘을 쓰며
내일로 건너간다.
이것은 정년 이후,
다시 삶을 쓰기 시작한
한 남자의 기록이다.
풋풋했던 첫사랑의 기억처럼,
다가오는 새해에도 우리 모두
다시 한번 가슴 뛰는
‘어게인 청춘’을 맞이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건강과 행복이 함께하는 새해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정년 #첫사랑 #글쓰기 #몰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