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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봉선 Sep 23. 2020

반보기





명절이 시작됐다.

왜 명절이 되면 답답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을까…


다가오는 날짜에 부부는 서로의 눈치를 보고 말 못 할 고민에 한숨을 쉰다.


유교문화에 많은 영향을 받은 우리나라는 예를 우선시하는 나라다.

지금은 들으면 황당한 말 중 이런 말도 있다.


‘남존여비’

:남자는 높고 여자는 낮다.


이런 사상으로 우리네 부모님은 그위의 부모님으로부터 생각과 행동이 몸에 뵈어. 아들을 낳아야 인정받고, 딸을 낳으면 구박을 받았던 세월이 있었고, 지금도 그 어딘가에는 있다.


본인은 여자면서 남자가, 아들이 먼저인 어머니.


세상이 변해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왜 명절이면 남자 집에 먼저 가야 하는가?”




나도 친정에 먼저 가고 싶다.




명절이면 부부싸움을 하는 집들이 있다.

명절이 끝나면 이혼 수도 늘어난다는 기사는 보기 어렵지 않고,

sns에는 명절에 있었던 고구마를 쓰며 위로를 받고 싶다는 얘기에 댓글은 도배가 되기도 한다.


즐거워야 할 명절에 왜 얼굴을 붉히고 싸우며 이혼까지 가야 하는 상황에 놓이는가…

차라리 명절이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하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나오기도 한다.

이번 명절은 “코로나”로 인해 어른들이 먼저 오지 말라는 메시지를 방송에서 내보내고 있다.


그렇게 하는데도 왜 며느리는 불편해해야 하는가…



반보기

외출이 싶지 않았던 부인들이 시집보낸 딸을 보려, 

가족이 보고 싶은 딸이,

집 사이 중간에서 어머니와 딸이 만나 음식을 나누며 그리움을 달랬다는 반보기.


친정에 자주 못가 보고 싶은 어머니를, 시집간 딸 반나절이라도 보고파 반보기를 청했던 어머니…

사람이란 다  똑같다.

자식 보고 싶고, 부모 보고 싶어 하는 마음이 왜 다르다 할까.

여자라는 굴레에 양보하며, 며느리라는 족쇄가 되어

어머니가 하신일을 부인한테, 며느리한테 본인의 의사는 물어보지 않고 억지로 맡겨버린 탓에 한쪽의 불만이 쌓여 폭발되는 것이다.


몇 년 전 TV에 명절의 문화를 바꾼 부부들의 다큐를 본 적이 있다.


왜 명절에 여자는 시댁에 먼저 가야 하는가?


왜 시댁은 당연하게 며느리가 와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였다.


다큐의 끝은

명절에는 각자 자신의 집으로 간다였다.


처음엔 그게 이상했고 눈치도 보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게 편했다고 인터뷰의 끝을 맺었다.

며느리는 며느리에게 대물림하지 말아야 하고,

남편은 부인에게 자신 부모 뵙기를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


부모 뵙기가 부담스럽지 않고 편해야 한 번이라도 더 찾아뵙는다.

양보하는 모습을 보이면 상대도 양보를 하게 되어있다.

가는 게 있어야 오는 게 있는 ‘give and take’.


1년에 설과 추석

설에 시댁으로 갔으면 추석은 장모님 댁으로 가자고 먼저 남편이 손을 내밀어 준다면,

양쪽 부모님을 찾아뵙는 마음이 얼마나 가벼울까...

사랑해 결혼으로 가정을 이뤘으면 그 가정 끝까지 행복한 가정으로 이끌어야 한다.

아무리 이혼이 쉬워지는 세상이 왔다지만 양쪽 친인척을 모셔놓고 사랑의 약속을 보이지 않았나. 서로가 서로를 위하며 살아도 아까운 세상 네 부모 내 부모 하며 싸우지 말고 미워하지 말았으면…


우리네 어머니는 반보기를 했지만

내 부인은 반보기를 하게 하지 말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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