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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봉선 Sep 15. 2020

청춘(靑春)




나에게 청춘은 언제였나?


가장 빛나고

아름다운 꿈과 희망을 안고 살아가는 시기…


사춘기 시절이 지나고 사회에 나가 뭔가 되보겠다는 생각에 열심히 공부했다.

학교, 학원, 집이 전부였고 한눈 한번 판 적 없이 공부에 매진하며 나의 꿈에 대한 열정을 태웠다.

그렇게 공부로 몇 년을 보내고서 세상에 발을 들여놓고 주어진 일에 열심히 했다.


하지만 하나, 둘

서서히 세상에 지치고 피로감이 몰려올 때쯤 이미 내 나이는 30대를 넘기고 있었고

나이가 드니 세상의 이치마냥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뤘다.


내가 아닌 함께라는 세상에서 이리저리 치이며 그렇게 시간이 흘렀을 때,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너무 처량해 한 없이 운 적이 있었다.

찬란할 것 같던 내 인생이 남들보다 못하다는 생각이 스물스물 스며들고 나를 잠식할 때쯤,

나 혼자 도태되는 것 같고, 

앞서가는 사람들을 도저히 따라잡지 못할 거 같아 겁이 나면서 그 자리에 주저앉아 시간만 축내는 기생충이 되어갔다.


자신감에 가득 차서 겁 없이 세상에 발을 들여놓았던 젊음과 패기가 좋았고,

뭔가 이뤄지지 않아도 이뤄질 것이란 생각, 그런 생각을 가지며 사는 게 좋았다.


하지만, 좋은 생간만 갖고 사는건

현실적으로 맞지 않았다.

준비 안 된 현실의 나는, 세상이 받아 주지 않고

난 빛 수가 없었다.




내가 다시 빛날 수 있을까?





나이를 먹어감에 가능성을 점치기 힘들고 다시 일어서야 한다는 무게감이 내 어깨를 누르며, 

다시 그 자리에 주저 앉기를 여러 번…

저만치 있을 거 같던 시간은 어느새 이만큼 왔고

내 가능성은 뒤에 서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누구에게나 청춘은 있다.


지나갔거나,

지금이거나,

기다리거나.


젊어 푸른 날만 있어 그 삶이 즐거웠던 건 아니다.


비가 와야 해가 반갑고

눈이 와야 봄이 따뜻하다는 걸 느낀다.


이루지 못한 내 꿈에 대한 아쉬운 시간이 있기에

젊어 보낸 시절이 아까워 청춘을 그리워하겠지...

하나 둘 보이는 주름에 아쉬워하는 거겠지...

생각처럼 따라 주지 않는 몸은 늙고 있다는 신호겠지...



좋아하는 노래지만 즐겨 듣지 못하는 노래 한 구절이 있다.





청춘

                                                                     김 창완   




언젠간 가겠지

푸르른 이 청춘

지고 또 피는 꽃잎처럼

달 밝은 밤이면 창가에 흐르는

내 젊은 연가가 구슬퍼

가고 없는 날들을 잡으려 잡으려


빈손 짓에 슬퍼지면

차라리 보내야지 돌아서야지

그렇게 세월은 가는 거야.









이 노래를 들으면 왠지 내 가는 청춘 아쉬워 눈물이 난다.

그래서 좋아하지만 자주 듣지 못하는 노래다. 


푸른 청춘은 지나갔지만

다시 시작될 내 청춘을 기다린다.


청춘이 젊어 청춘이겠나

찬란한 인생의 한편이 청춘이지…


내 청춘은 지금부터 시작될 찬란함의 시간이 내게 왔음을,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이 내게 제일 빛날 청춘이라고…


60세도 70세도 80세도 빛날 수 있는 순간이 청춘이다.

뒤돌아 보지 말고,

늦었다 생각하지 말고,

잊지 말고,

다시 그 청춘 맞이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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