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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천소년 Dec 13. 2022

때로는 휴식도 필요하다

영천소년의 세 가지 숙면 노하우

© ddimitrova, 출처 Pixabay


저는 가급적 목요일에 약속을 잡지 않는 편입니다. 다음 날인 금요일에 가족이 있는 천안으로 가야 하기 때문이죠. 최상의 컨디션으로 가족들을 만나고 싶은 것이 첫 번째 이유입니다. 여기에 한 가지 이유를 덧붙이자면 저의 건강을 위해서입니다. 주말부부 3년 동안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매주 가족들과 함께하기 위해 천안으로 향했습니다. 주중에 끼어 있는 휴일도 마찬가지입니다. 혼자서 집에서 외롭게 쉬는 것보다 가족과 부대끼는 시간을 택했죠. 3년 동안 천안과 대구를 오고 가다 보니 조금씩 체력이 떨어졌습니다. 특히 목요일 모임으로 수면의 양이나 질에 영향을 줄 경우 그 여파가 주말까지 미칩니다. 올해 3월에 코로나에 걸렸던 이유도 생일이었던 목요일에 영천까지 다녀오느라 무리했기 때문이었죠.



언젠가 동생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드러나는 저의 일상을 보고 걱정을 한 적이 있습니다. 동생도 조카가 어렸을 때 몇 달 정도 주말마다 대구와 부산을 오고 간 적이 있었습니다. 동생의 경우 주말부부로 지내는 동안 체력적으로 너무 힘이 들어 주중의 기억이 없대요. 특히 월요일과 화요일은 퇴근하자마자 뻗어서 쉬기만 했었다고 하더라고요. 월요일부터 퇴근 후에 달리기도 하고 글을 쓰는 저를 보며 타고난 형의 체력이 부럽다는 말과 함께 무엇이든 지나치면 몸이 탈이 난다고 건강에 유의하라는 충고도 함께 해주었습니다.



지난주는 감기 기운이 있어 최대한 바깥 운동을 자제했습니다. 찬 바람을 맞으며 뛰는 것이 건강에 좋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지요. 하지만 운동을 어느 정도 절제했음에도 감기 증세가 꽤 오래가더라고요. 콧물과 가래 증상이 지속되었고, 목소리도 평소와 달리 탁해졌습니다. 그래도 특별히 아픈 곳도 없었고, 감기 증상이 장기적으로 갈 듯해 운동을 재개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평소처럼 퇴근 후에 신천에서 달리기를 하기 위해 B형에게 신천까지 태워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감기 증세가 완연히 드러나는 걸걸한 제 목소리를 들은 형은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형준이의 매일 걷고 달리는 운동 습관은 참 좋다. 하지만 무엇이든 지나치면 안 된다. 특히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나 술 마신 다음 날에 과격한 운동을 하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된다. 컨디션이 안 좋을 때 숨이 찰 정도로 달리는 행위는 스스로의 생명을 갉아먹는 행위다. 뭐든지 지나치면 안 하는 것보다 못하다. 운동도 마찬가지다."



형의 이야기를 들으니 '과유불급'이라는 사자성어가 떠올랐습니다. 형의 조언을 받아들여 감기 증세가 사라질 때까지는 야외 달리기와 헬스장 근력 운동은 자제하기로 했습니다. 쉬지 않고 계속해서 무언가를 하는 것은 몸에 무리가 되는 행위입니다. 마음이 아플 때는 운동을 하는 것이 건강에 훨씬 더 도움이 되지만 몸이 아플 때의 운동은 형의 말처럼 독약입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운동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적절한 시기에 쉬어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쉬어야 할까요? 퇴근 후 모니터 앞에 앉아 넷플릭스 시리즈를 정주행 하는 것이 내 몸에 휴식을 주는 것일까요? 아니면 신나게 온라인 게임을 할까요? 저는 최고의 휴식이 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중에서도 깊이 잠드는 것, 숙면을 취하는 것이 우리 몸을 위한 최고의 선물입니다. 잠이 얼마나 중요한 지는 아이를 키우면서 깨닫게 되었습니다. 충분히 숙면을 취한 날의 경우 아들은 방긋 웃으면서 기분 좋게 일어납니다. 하지만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잠의 질이 나쁘거나 본인이 원하는 만큼 잠을 충분히 자지 못했을 때는 짜증을 내고 보채면서 하루를 시작합니다. 갓난 아기를 키우는 부부가 서로 힘든 이유도 잠입니다. 2~3시간마다 잠에서 깨는 아이를 돌보느라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신체뿐만 아니라 마음도 무너집니다. 잠이 부족한 상태에서는 서로를 배려할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내기도 쉽지 않습니다.



최근 제 주변에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동료들이 더러 있습니다. 전 날 충분히 잠을 자지 못한 사람은 얼굴 표정에서도 불쾌함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저는 감사하게도 잠 때문에 고생한 적이 없습니다. 학창 시절 친구들에게 "너는 지하철역에 던져 놓아도 숙면을 취할 녀석이다"라는 말까지 들은 정도입니다. 원하는 시간까지 충분히 잠을 잘 수 있는 것은 큰 복입니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 감기 증상이 있는 지금이 숙면이 필요한 때입니다. 평소보다 잠자는 시간을 더 늘렸습니다. 밤 10시가 되면 잠이 오든 안 오든 포근한 이불 안으로 들어가 눈을 감았습니다. 평소와 다르게 알람 시간 없이 제 몸이 이제 그만할 때까지 충분히 잤습니다. 어제는 뜨거운 물과 함께 테라플루를 복용한 아침 6시 반까지 한 번의 뒤척임 없이 총 8시간을 잤습니다. 평소보다 수면 시간을 더 확보하니 확실히 감기 증상이 완화되었습니다. 몸도 가볍고 가래도 사라졌고 목소리도 90% 이상 원래대로 돌아왔습니다. 역시 잠이 보약입니다.



끝으로 저만의 숙면을 취하는 노하우를 알려드리며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첫 번째는 될 수 있으면 자연의 리듬에 맞춰 잠을 자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해가 지면 잠을 청하고 해가 뜨면 일어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 전기가 들어온 지가 이제 100년이 조금 더 넘습니다. 그전까지는 밝을 때 일어나서 생활하고, 어두워지면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아주 오랜 세월 동안 우리들의 선조는 그렇게 살아왔고, 그 DNA가 제 몸에도 심어져 있습니다. 어두운 밤에 일을 하고, 환한 낮에 잠을 자는 것은 수천 년 동안 쌓아온 사피엔스의 신체 리듬과 맞지 않다는 말입니다. 새벽 4~5시에 일어나는 미라클 모닝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겨울 일출 시간에 해당하는 7시에는 일어날 수 있도록 생활 습관을 맞추는 것이 어떨까요? 상쾌한 마음으로 7시에 일어나기 위해서는 늦어도 12시 전에는 잠이 들어야 합니다.



두 번째는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어느 정도 몸을 지치게 만드는 것입니다. 저의 경우 매일 만 보 이상 걷기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사실 주중에는 별다른 노력 없이도 만 보 이상을 걷게 됩니다. 일상생활 속에서 5km 이하 거리는 무조건 걸어 다닙니다. 학교에서 학생들과 상담해야 할 때나 유인물을 전해줄 때도 학생을 교무실로 부르지 않고 제가 교실까지 가는 편입니다. (다행히 교무실과 교실 거리가 제법 됩니다.^^;;) 점심 식사 후에는 반드시 햇볕을 받으며 20분 이상 걷고 있습니다. 이 루틴을 꼭 지키려고 하는 이유가 햇살 때문입니다. 직장인의 경우 점심시간을 활용하지 못하면 햇볕 한 번 느껴보지 못하고 하루가 끝이 날 수도 있습니다. 혹시라도 만 보를 채우지 못한 날은 퇴근 이후의 시간을 활용합니다. 게다가 하루에 한 번은 근력 운동과 달리기를 번갈아 가며 실천하고 있고요. 운동이 습관이 되는 순간 숙면 또한 선물처럼 뒤따라옵니다.



마지막으로 잠자기 전의 루틴입니다. 잠자기 30분 전부터 숙면을 취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지요. 이때는 조명과 음악을 활용합니다. 집 안의 밝기를 최소화합니다. 그리고 유튜브와 블루투스 스피커를 이용해 숙면을 돕는 사운드를 재생합니다. (제가 자주 듣는 유튜브 영상은 하단에 링크해 놓겠습니다.) 이때 유의할 점은 음악을 재생하더라도 스마트폰을 거실에 두는 것입니다. 일단 잠자리에 전자기기가 있는 것 자체가 수면에 방해가 됩니다. 참고로 대구든 천안이든 침실에는 그 어떤 전자기기도 두지 않습니다. 그래서 휴대폰 충전기를 거실에 두기를 권해 드립니다. 잠자기 전에 스마트폰이나 TV를 통해 영상을 시청할 경우 평소보다 깊은 잠에 빠지는데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잠자리에 스마트폰을 갖고 들어가는 것이 숙면의 최대 적입니다. 잠자리에서는 유튜브 영상 시청 대신 하루 중 기뻤던 일을 떠올리며 내일 아침에 작성할 감사일기 소재를 생각해 봅니다. 그러다 보면 깊은 잠에 빠지게 되고, 눈을 뜨면 상쾌하게 다음 날 아침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이번 주 건강 일지는 왜 지난주에 충분히 운동을 하지 못했는가에 대한 핑계 같은 글의 성격이 다분합니다. 불특정 독자를 대상으로 했지만 몸에 불편함이 감지될 때는 휴식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저 자신에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여기서 유의할 점이 하나 있습니다.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거나 마음이 지쳤을 때는 운동을 하는 것이 훨씬 더 좋다는 것입니다. 뭔가 자신의 상태가 좋지 않을 때 몸이 아픈 것인지, 마음이 아픈 것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십시오. 마음이 아프다면 작은 운동이라도 시도해 보시고, 몸이 아프다면 평소보다 더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습관을 조절하세요. 이 글을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의 건강한 하루하루를 기원합니다.



https://youtu.be/NSNY8qDUKq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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