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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교선 Feb 19. 2021

남미 여행일지 1. 출국

20대 중반 남자 4명의 남미 배낭여행기

비행기 출발은 오후 2시.


 거대한 배낭을 하나 짊어진 채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그간의 준비과정이 스쳤다. 계획을 세우고, 알바를 하며 필요한 돈을 모았다. 이제 그간의 시간을 보상받을 첫걸음이다. 젊음을 믿고, 캐리어는 대동하지 않은 채 배낭으로만 짐을 챙겼다. 그래야 험한 곳도 잘 다닐 수 있으리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덕분에 작은 어린이 몸채만 해진 배낭은 10kg은 족히 넘었다. 


 인천 공항은 늘 공기 중에 설렘이 가득하다. 캐리어를 들고 들어가는 사람들은 발걸음이 가볍다. 이토록 넓은 장소지만, 많은 사람들이 분주히 오가는 탓에 가득 차 보인다. 천장과 벽 창문을 통해 쏟아져내리는 빛들과 각종 언어로 들려오는 안내방송들 그리고 출입국을 알리는 거대한 전광판. 이곳에 왔다는  여행을 떠나거나 떠나보낼 누군가를 배웅하거나 혹은 다시 돌아온 이를 반기러 올뿐이다. 나는 여행을 떠날 예정이어서 그런지 기분이 붕 뜨고 입가에 번지는 미소를 참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설레는 마음으로 인천공항을 거닐던 것도 잠시, 짐을 부치려는 데부터 난관이 생겼다. 중간 경유지까지는 짐을 부칠 수 있는데, 그 이후 항공편으로는 부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경유를 2번이나 하다 

보니 도차지까지 부드럽게 연결되지 않은 모양이니 그러려니 했다. 하지만 이때 알았어야 했다. 이 경유 편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결국 큰 배낭은 우리와 함께 비행기 수납 선반에 같이 타게 되었다. 티켓을 확인하고,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체크인으로 향했고, 설레는 맘으로 통과했다. 부모님께 건강히 잘 다녀오겠노라 눈물의 인사를 마쳤다. 

그리고 우리는 한국에서의 여행 전 마지막 식사를 하러 갔다. 처음에는 한식을 먹을까도 했지만, 

결국 쉑쉑 버거를 갔다. 구수한 된장찌개도, 칼칼한 김치찌개도 아닌 햄버거와 밀크셰이크가 우리의 마지막 식사였다. 그렇게 문제가 생긴 경유 항공편은 잠시 잊은 채 배부름과 함께 남미행 비행기에 올랐다. 한 친구는 벌써 카카오톡 프로필 문구까지 바꿨다. 드디어 떠난다. 부푼 가슴과 미소로 표정을 숨길 수 없었다. 

잘 있어라 한국아! 2019년 1월 8일 남미 여행이 이제 시작되었다!


한국에서의 마지막 식사는 쉑쉑버거였다.




 가는 비행기편은 대한항공이었다. 기내식에 함께 제공된 와인이 무제한이었다. 술을 좋아하는터라 계속해서 마셔댔다. 취하면 빨리 잠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다. 그 날 밤. 화장실 가고 싶어서 죽는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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