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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교선 Feb 16. 2021

남미 여행일지 프롤로그

25살, 남미로 떠났던 여행기록

프롤로그: 여행준비


 사실 별 건 없었다. 익스트림한 스포츠의 경험도, 까딱하면 죽을 뻔했던 위험천만한 내용도 없었다.

우리는 그저 준비를 해서, 안전하게 볼거리 즐길거리를 만끽하다 온 여행자들일 뿐이다.

그럼에도 글을 쓰는 이유는 기록을 남기고 싶어서이고, 또 하나는 내가 본 것들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해져서 그것이 여행의 동기가 되었든, 대리만족이 되었든 무언가로 남길 바라기 때문이다.




 누가 그랬던가. 
여행은 준비할 때 부터 이미 시작한 것이라고.
그 설렘부터가 이미 여행이라고.




 처음으로 돌아가자면 이렇다. 술자리에서 만난 고등학교 동창 두명이 군대를 마치고 만났다.

각자 얼마간의 돈을 모았고, 무엇을 할 건지 물었다. 으레 대학생들이 그렇듯 유럽여행에 대한 동경심을 품고 있었고, 막연한 유럽 배낭여행을 꿈꾸고 있었다. 이를 듣던 다른 사내는 차라리 남미에 가보는 것은 어떤지 제안했다. 지극히 계획에도 없었고, 아니 애초에 안중에도 없던 남미였다. 마추픽추와 우유니 같은 관광지만 알았지 직접 가보겠다는 생각은 마음 구석 깊은 곳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 술이 올랐던 탓일까. 흔쾌히 수락했다. 이 때 아니면 정말 언제가보겠냐는 심보였다. 둘은 합심한 뒤 멤버를 더 모집하기로 하였다. 최소 세명은 있어야 여행이 더 풍성해질 것이라 말했다. 이렇게 남미 여행에 동참할 멤버를 모집하기 위한 공고를 내게 되었다.


 둘은 꽤나 여행경험이 적지 않았다. 한 사람은 홀로 인도를 다녀왔고, 한 사람은 동남아 국가를 한달여 정도 다녀왔다. 가장 먼저 한 일은 여행스타일의 공통분모를 뽑아내는 것이었다. 절친도, 가족사이도 여행지가면 틀어진다고들 하지 않는가. 둘은 합의할 수 있는 여행 스타일을 만들었다. 다행히도 많은 부분이 겹쳤다. 


현지식을 선호할 것

걷는 것을 마다하지 않을 것

숙박은 호화시설 필요없이 잠자고 샤워할 수만 있으면 된다는 것

저가항공도 즐길 수 있을 것

등등


 이렇게 합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각종 SNS을 통해서 모집공고를 내었다. 당연히 고등학교 동창들이 많은 관심을 보였고 3~4명되는 지원자들이 모였다. 몇가지 설문지를 통해서 일정을 조율하였고고, 최종적으로 우리와 일정이 가장 잘 맞았던 인원 2명으로 추려졌다. 


그렇게 동갑내기 남자 4명은 한달여간의 남미여행 준비에 착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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