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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교선 Feb 16. 2021

남미 여행일지 0.여행준비 中

20대 중반 남자 4명의 남미 배낭 여행기

일정짜기

 

 이제 대망의 일정짜기가 남았다. 앞에서 말했듯이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다. 일단 입국국가와 아웃 국가만 정했을 뿐. 저렴한 항공편을 찾다보니 인천에서 남미에 갈 때는 페루의 리마로 들어가고, 아놀 때는 쿠바의 아바나에서 인천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야 했다. 갈 때는 프랑스와 스페인을 경유하고, 올 때는 러시아의 공항만 두 곳을 경유하게 되었다.




우선 페루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기로 하였다. 관광지도 많았고, 치안도 괜찮아 보였다. 그리고 볼리비아는 우유니의 소금사막 투어와 수도인 라파즈를 즐길 정도로만 일정을 짰다. 아무래도 볼리비아는 치안이 다소 걱정스러웠고, 제 아무리 군필사나이 대한의 건아 4명이라도 총 든 강도 앞에서는 그저 여행객이 될 뿐이니. 마지막으로 쿠바는 빡빡한 관광지 일정을 마치고 휴식을 겸해서 일주일 정도만 머무르기로 하였다.


볼리비아는 사전 비자 발급이 필요했다. 대한민국의 여권은 아주 강력하여 세계 곳곳을 무비자 프리패스로 뚫지만 볼리비아와 쿠바는 아니었다. 다만, 쿠바의 비자는 페루에서 넘어갈 때 간단한 카드 작성이면 되기 때문에 그곳에서 준비하기로 하였다. 반면에 볼리비아는 결코 간단하지 않았다. 우선 비자 발급을 위해서는 황열병 예방접종 증명서가 필요했다. 국립 의료원에서 쉽게 예방접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니었다. 간 김에 고산병 약 역시 처방받았다. 페루의 관광지들은 대부분 고산인 경우가 많아서 미리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어느 남미 여행 후기에서 보았다. 상견례와 여행의 공통점이라면, 아무리 준비해도 모자르지 않는다는 점이 아닐까. 물론 상견례를 해본 적은 없지만.


볼리비아 비자 발급을 위해서 황열병 예방 접종 증명서, 여권사진, 통장잔고 증명서, 비행기 및 숙박 예야증, 여권과 여권사본 그리고 온라인 신청서를 들고 대사관으로 향했다. 참 준비할것도 많다. 페루에서도 비자 발급이 가능하지만, 일정상 문제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안전하게 한국에서 준비하는 것이 맘편하다. 막상 도착하니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비자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볼리비아를 간다고?? 그렇게 생각하는 찰나 아뿔싸! 나와 다른 친구가 필요 서류를 깜빡하고 말았다. 우리는 긴 대기시간을 이용해서 급히 휴대폰으로 주변 인쇄가능 장소를 찾았다. 다행히 근방에 서울시청 도서관이 있었고, 인쇄가 가능했다. 우리는 번호표를 맡기고 부리나케 달려갔다. 재빨리 인쇄가능 여부를 묻고 후다닥 PC앞에 앉아 인쇄를 시작했다. 프린터기에서 나오는 시간만큼이나 초조했다. 인쇄물을 확인하고는 다시 부랴부랴 대사관으로 향했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도착했을 때는 다행히 우리 차례 전이었다. 초조함은 안도감으로 바뀌었고, 무사히 비자를 받을 수 있었다. 내 살다살다 비자 받으려고 이렇게 뛰어본 적은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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