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살 취준생의 일상 수필
면접은 짝사랑이다.
당신의 말 한마디에 내 가슴이 요동친다. 여태 한 번도 전력으로 달려본 적 없는 아이처럼.
눈을 마주치고 또 그 눈동자에 비친 나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떨리고 긴장되어 준비해온 말들이 입 밖으로 나오질 않는다.
당신의 미소와 칭찬 한 번에 나의 마음은 날아갈 듯 저 구름 위로 붕 뜨다가도
당신의 침묵과 외면 한 번에 철근을 심장에 얹은 듯 순식간에 내려앉는다.
당신의 승낙과 허락을 상상하면, 그것이 무엇이든 나는 뛸 듯이 기뻐진다.
상상의 나래를 펼쳐 나의 앞날을 기대하고 또 혼자만의 욕심을 품는다.
당신의 거절과 무응답을 상상하면, 어떤 형태로 오든 나는 세상 모든 슬픔을 짊어진 이가 된다.
투박한 발걸음으로 길을 걷는 나의 모습은 또 하루 동안 죽은 사람이 되어버린다.
나와 같이 눈을 움직이고, 또 입가에 미소 역시 띨 줄 아는 사람인데
이 존재가 나를 너무나도 힘들게 하고, 또 이상하게 힘을 주고 의지를 준다.
사랑이다. 면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