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지지 않는 사람
처음부터 너의 자리는 빈 자리였다.
애써 기억을 지우려 니가 없던 시간들을 꺼낸다.
그리고는 태연 한 척 장바구니에 책 몇 권을 골라 담았다.
‘커피를 좋아하면 생기는 일’
그런데 ‘차’를 좋아하는 니가 생각났다.
진한 국화향이 늘 가득하던 너의 공간...
나는 아무래도 책을 잘 못 고른 것 같다.
어느날 내게 걸오 온 전화 한통,
너는 나에게 잊어도 잊혀지지 않는 사람이라 했다.
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며칠을 울리지 않는 묵묵한 핸드폰을 들여다 본다.
그리고 한참이 지난 후 너의 아내에게 장문의 믿을 수 없는 문자를 받았다.
남편이 좋은 곳으로 갔습니다.
나는 그렇게 너의 죽음을 받아 들였다.
누군가에게는 인생을 시작해 볼 만한 나이 마흔..
너는 그 아름다운 나이에 진정한 이별을 하였구나.
이제 너는 나에게 잊고 싶어도 잊혀지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
잘 가시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