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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un Aug 30. 2024

끊임없는 관계의 삶에서 나 자신에 집중하는 전시

<Personal Life>

 <Personal Life> 전시 포스터

사람 사이의 관계 맺음에 대해 쉽게 정의할 수 없는 것이 요즘의 풍경이다.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바이러스와의 사투는 위생이 보장된  사회적 관계와 비대면 소통 방식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만들었다. 또한 SNS를 통해 전시되는 누군가의 화려한 일상은 다른 누군가에겐 상대적 박탈감과 우울감을 불러 일으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셀러브리티라 불리는 이들의 은밀하고 풍족한 삶의 모습을 갈망하며 그들의 사는 모습을 하나의 콘텐츠로써 소비하기도 한다.

전시 전경 ©Everyday Mooonday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한 이력 덕분에 깔끔하고 단정한 드로잉 위의 반듯한 면 채색이 돋보이는 미국 작가 앤디 리멘터Andy rementer와 일본에서 익명성을 주제로 작업을 펼치는 아티스트 오토모아이Automoai. 국적부터 살아온 배경, 극명하게 다른 회화 기법까지 어느 것 하나 공통적인 부분을 찾아볼 수 없는 두 작가는 서로의 국가가 아닌, 다시 한번 공통분모가 없는 이곳 한국에서 그룹전 <Personal Life>을 개최한다. 그들은 개인으로서의 삶과 현대인으로서 피할 수 없는 그리고 너무나 복잡하고도 어려운 타인과의 관계 맺음에 대해 집요하게 물음을 던진다.

전시 전경 ©Everyday Mooonday

두 작가가 회화를 통해 표현하는 방식에는 공통점이 거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작품이 수직, 수평 그리고 균일한 간격을 유지하며 나란히 걸린 전시장의 첫 풍경은 다소 이질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개인적인 일상을 서로 다른 작가가 다채로운 시각으로 보여주려 한 흔적만이 화이트 큐브 공간을 부유하고 있을 뿐이다.

전시 전경 ©Everyday Mooonday

약간의 당혹감을 뒤로 한 채 작품을 하나하나 바라보기 시작하면 다음과 같이 말하는 공예슬 큐레이터의 말에 공감이 간다.

Personal Life의 이야기는 오토모아이 작가의 선으로 시작해 앤디 리멘터 작가의 면으로 끝이 난다. 비어있는 얼굴, 흘러내리는 듯한 전경의 작품과 단순하지만 묵직한 조화로움이 있는 작품들로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이 더해지게 되는 셈이다. 이렇듯 연출의 방식이 가지각색인 것처럼 개인의 생애를 이루는 시간이 바로 나라는 자신을 만들어 우리 개개인은 모두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니 가장 중요한 것은 ‘나’라는 세계 속 흘러가는 시간과 선택에 집중을 하는 것이다. 이번 전시의 작품들은 오롯이 혼자 사유하는 모습을 하고 있다. 때론 가볍게, 또 때로는 약간의 진지함을 가지고 시간을 대하는 나 자신. 관계에 연연해 나와의 대화는 무심하지 않았었나 되돌아보게 된다. - 공예슬 큐레이터
Andy rementer_ONE WITH NATURE_2021_oil on canvas_122x122cm ©Everyday Mooonday
Automoai_Blue Room_acrylic on paper board_2021_297x420mm ©Everyday Mooonday

두 작가의 서로 다른 낯선 시선을 거닐며 작품 속에 투영된 나의 모습을 발견함과 동시에 하나의 조화로운 접점을 느끼는 것이 본 전시가 선사하는 매력이다. 자신과 타인의 삶을 끊임없이 비교하거나 관계에 대한 스트레스로 자신을 옭아매고 있는 나의 모습이 아닌, 오로지 자신의 시간과 개성을 존중하며 귀중한 나의 삶에 박수를 보내는 작품들로 채워진 공간을 경험해보자. 전시는 컨템포러리 아트에 중점을 두고 국내외 유망한 아티스트들을 소개해온 에브리데이 몬데이 갤러리에서 6월 13일까지 열린다.


<Personal Life>

기간 | 2021년 4월 9일 - 6월 13일

장소 | 에브리데이 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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