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조선 판타지>전
남북정상회담 등의 북한 관련 이슈로 ‘북’을 향한 대중의 관심이 뜨겁다. 이러한 현상은 문화예술계에도 나타나고 있는 듯하다. 일례로 북한의 그래픽 디자인을 소개한 니콜라스 보너(Nicholas Boner)의 『Made in North Korea』는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품절 현상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지난 11월 9일부터 11월 18일까지 ‘아트스페이스 담다’에서 열리는 <북조선 판타지> 전시(큐레이터: 윤나리)는 이처럼 북한에 대해 달라지고 있는 시각을 조명한다. 특히, 전시는 남한에 거주하며 광복과 전쟁을 겪어보지 못한 ‘분단 2세대’ 작가의 작품을 통해 북한의 초상을 그려냄으로써 전시 제목처럼 ‘판타지’적 풍경을 선사한다.
전시 제목에서 느껴지는 어딘가 불온하면서도 흥미로운 감정은 단편적 언론 기사 등을 통해 북한의 이미지를 학습해온 ‘분단 2세대’가 북에 대해 갖는 느낌과도 유사할 것 같다. 참여작가 김황, 조성형, 키도는 이러한 시선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한다.
디자이너이자 작가인 김황은 <모두를 위한 피자>라는 다큐멘터리를 선보인다. 본 영상은 실제로 북한 암시장을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유포되어 그들에게 외국의 문화를 선보여왔다고 한다. ‘외국 갈 때 비행 가방 꾸리기’ ‘한국 가요 춤추는 법’ ‘크리스마스 즐기는 법’ ‘피자 만드는 법’ 등 총 4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다큐멘터리는 남한 사람이 봐도 흥미로울 정도로 스토리와 미술 연출 등의 완성도가 높다.
목판화와 프린팅의 형식으로 작품 활동을 하는 조성형은 <풍계랜드>와 <금강없는 금강전도> 두 가지 목판화 신작으로 관람객과 만난다. <금강없는 금강전도>에서 작가는 금강산이 없는, 한반도가 공유하는 하늘의 풍경으로 금강전도를 그려낸다. 장인과 같이 목판을 조금씩 덜어내어 만든 상상의 풍경 속에선 남북을 향한 평화의 메시지가 느껴진다.
키도는 아트 토이를 통해 대중문화와 예술의 경계에서 작업 세계를 펼쳐나간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킴>, <가면> 두 가지 입체 작품으로 자신만의 북조선 판타지를 풀어낸다. 특히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최고 지도자’로서의 근엄한 김정은이 아닌, 스트릿 컬처를 즐기는 상상 속 청년 김정은의 모습을 표현한 <킴>에선 작가 특유의 위트를 엿볼 수 있다.
이처럼 전시 작품은 분단 2세대 작가들이 습득한 북한에 대한 불완전한 정보 습득과 그들의 상상력이 합쳐져 가시화된다. 이로써 각각의 작품은 때로는 깊이 있게 때로는 유쾌하게 관람객 앞에 다가간다. ‘북조선’을 바라보는 나의 ‘판타지’와 작가들의 ‘판타지’를 비교하며 관람하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 되지 않을까?
<북조선 판타지>
전시 장소 | 아트스페이스 담다(서울시 마포구 연남동 동교로 38길 38), https://www.daamdaa.com
전시 기간 | 2018년 11월 9일(금)~11월 18일(일), (화~금요일 13:00~19:00, 토요일 13:00~20:00, 일요일 13:00~17:00)
입장료 | 무료
문의 | joanne.lee@daamdaa.com
참고 | <북조선 판타지> 기획 의도 및 작품설명
작품 이미지 및 전시 포스터 제공 | 윤나리 큐레이터
『Made in North Korea』 이미지 출처 | 네이버 포스트-월간 디자인_디자인으로 바라본 북한의 일상 <북한의 생활 그래픽> 전시 리뷰 Retrieved from Nov. 10, 2018, https://m.post.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