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쯤
비 오는 거리에서
뿌옇게 지나가는 그림처럼
한 번쯤 마주칠까 기대했었는지 물어보고 싶었다.
낙엽이 지는 거리에서
바사삭 부서지는 마른 잎 소리에
한 번쯤 나를 추억하는지 물어보고 싶었다.
흰 눈이 소복이
내리는 창가에서 하얀 길을 보고
한 번쯤 나의 손길이 그리웠는지 물어보고 싶었다.
봄이 다시 되면
꽃이 피기를 기다리듯
한 번쯤 나를 볼까 기다렸는지 물어보고 싶었다.
무슨 연유로
우린 다른 길을 갔을까
한 번쯤 마주치면 물어보고 싶었다.
그리고 당신은
길을 가다가 문뜩
한 번쯤 내가 생각났는지도 물어보고 싶었다.
그렇게 한 번쯤은
내가 지독히도 그리웠는지 궁금하다.
한 번쯤 난 그랬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