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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on의 시

한 번쯤

by 고영준SimonJ

비 오는 거리에서

뿌옇게 지나가는 그림처럼

한 번쯤 마주칠까 기대했었는지 물어보고 싶었다.


낙엽이 지는 거리에서

바사삭 부서지는 마른 잎 소리에

한 번쯤 나를 추억하는지 물어보고 싶었다.


흰 눈이 소복이

내리는 창가에서 하얀 길을 보고

한 번쯤 나의 손길이 그리웠는지 물어보고 싶었다.


봄이 다시 되면

꽃이 피기를 기다리듯

한 번쯤 나를 볼까 기다렸는지 물어보고 싶었다.


무슨 연유로

우린 다른 길을 갔을까

한 번쯤 마주치면 물어보고 싶었다.


그리고 당신은

길을 가다가 문뜩

한 번쯤 내가 생각났는지도 물어보고 싶었다.


그렇게 한 번쯤은

내가 지독히도 그리웠는지 궁금하다.

한 번쯤 난 그랬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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