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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혜령 Jul 07. 2021

미루는 습관은 마음과 관련이 있다

우리는 왜 미루기와 벼락치기의 루프에서 벗어나지 못할까


책작업이나 청탁원고 등 마감기한이 있는 일을 앞두고 있을 때면 어김없이 미루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합니다. 구상은 항상 하고 있으면서도 정작 책상에 앉아 컴퓨터로 본격적인 작업을 하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리죠. 시간을 거슬러 초등학생 때로 돌아가보면 방학숙제를 미루고 미루다가 개학 몇일 전에서야 몰아서 하곤 했습니다. 대학 때도 시험공부계획을 2주전부터 짜놨지만 정작 본격적인 공부는 시험직전이 되어서야 했고요. 미루기와 벼락치기는 찰떡궁합아니겠습니까.. 


미루는 습관은 과제특성이나 상황 문제보다는 마음과 관련이 깊습니다. (미루는 사람은 거의 모든 부분에서 한결같이 미룬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짐작이 되지요?)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이런 말을 했다죠. 


"매일 아침 당신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살아 있는 개구리를 먹는 것이라면, 당신은 하루종일 그 것보다 나쁜 일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스스로 위로하면서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일을 가장 먼저 처리하는게 좋다는 뜻입니다. 개구리는 곧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 혹은 '지금 당장 하지 않으면 뒤로 미룰 것이 확실한 일'을 뜻합니다. 하루를 놓고 봤을 때 의지력은 아침에 가장 좋고 시간이 흐를수록 고갈되기 때문에 가장 중요하고 에너지 소모가 많이 되는 일을 먼저해야 한다는 것이죠. '당장하라'로 요약해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어디 그게 쉽나요? 


신경과학자 데니얼 레비틴은 저서 <정리하는 뇌>에서 미루는 습관에 대해  세가지 측면에서 실패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합니다. 그 것은 자기조절, 계획, 충동조절 입니다. 이 중 하나가 실패하거나 세가지 모두 실패한 것의 결과가 미루기로 나타나는 것이죠. (자세한 내용은 <정리하는 뇌> 에서 05_시간의 정리 중 '할 일을 미루는 버릇'부분을 읽어보셔요)


미루기에 관련한 두가지 영상을 가지고 왔는데요,



1. 미루는 사람은 게으른 사람이 아니라 '완벽하고 싶은 사람'


저의 저서 <불안이라는 위안>에서도 결정장애에 대한 얘기를 나누며 완벽주의자가 결정을 미루는 경향이 높다는 언급을 했었죠.

https://brunch.co.kr/@kundera/85


최근에 정신과 의사인 오은영 박사도  <대화의 희열>이라는 프로에서 이 부분에 대해 얘기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CKy5wtxroro


혹시 너무 잘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서 손대지 못하는 일이 많지는 않았나요? 그렇다면 잘하는게 아니라 완성하는데에 의미를 두는 건 어떨까요. 그러면 일단 시작은 할 수 있을테니까요. 어떻게든 시작을 하고나면 한단계는 넘어선 겁니다. 0에서 1로 넘어간 거죠. 미루다가 아예 안하는 것보다 조금 부실하더라도 마무리를 해내는 편이 훨씬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끝'을 보는데에 뜻을 두고 Just do it! 하다보면 미루는 습관이 덜해지고, 그럼 수행자체가 쌓이다보니 시간이 지나면 더 잘할 수밖에 없습니다. 잘하든 못하든 일단 해보면 분명히 얻는게 있으니까요. 그러니 겁먹지 말고, 잘할 생각일랑 말고 일단 해보시기 바랍니다. 




2. Tim Urban - 미루는 사람의 속마음


두번째는 TED에서 찾게된 재밌는 영상인데요. 

당장의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것에 이끌려 중요한 일을 미루게 되죠. Tim urban은 이 것을 '순간적 만족감 원숭이'라는 표현으로 재밌게 설명합니다. 순간적 만족감 원숭이가 끼어들어 계속 미루고 미루다가 마감기한 전날에 밤을 새는 일은 우리 모두에게 흔히 있는 일이죠? 


우리가 미루게 되는 일은 크게 두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마감기한이 있는 일이고, 하나는 마감기한이 없는 일이에요.  나 스스로 해내야 하는 일은 마감기한이 없습니다. 그런데 그게 인생에서 무척 중요한 일일 수 있죠. 자영업자나 예술가의 일이 그런 경우가 많을 겁니다. 아주 단순한 예로 브런치에 글을 쓰는 건 마감기한이 없지만 부지런히 써낸다면 이 것이 모여 책이 되기도 하고 다른 기회가 생기는 통로가 되기도 할테지요.저 또한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일정이 나와의 약속이지요. 누구도 혼내지 않지만 커리어에는 무척 중요한 일이 대다수고요. 


 이 부분에 대해 Tim urban의 강연을 보면서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arj7oStGLkU&t=30s


그럼 저는 미뤄둔 작업을 하러 이만..



# 7월8일 목요일, 카카오 음(mm)에서 <불안이라는 위안> 북토크 진행합니다.


https://www.mm.xyz/event/2ac4d0fd-20ee-4af5-9b17-b9612c01c4a2




작가, 상담심리사 김혜령

 https://instabio.cc/kund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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