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다오와 겨울과 별과 시
산둥성은 중앙난방이 나오기 때문에 겨울이 되면 맑은 날을 만나기 쉽지 않다. 겨울에 별을 보는 일이란 쉽지 않기에 지난주에 카시오페아를 발견하고 기뻐했다. 오늘 독서 모임 끝나고 집에 돌아가는데, 무심코 하늘을 올려다보니 별이 보였다. 아주 많은 별이. 칭다오와 겨울과 별, 이 어색한 조합을 오래 보고 싶었는데, 유난히 춥다는 생각이 들어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시를 지었다. 아주 짧은 시간 내가 느낀 감정은 ‘부끄러움이었을까.’ 찰나의 순간을 잡았는데, 생각의 물고기가 ‘부끄러움’이라 좋았다. ‘부끄러움’을 느끼고 싶다. 사는 동안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아마도 나는 오늘 밤, 동주가 그리웠던 모양이다.
화요일은 심야 독서 모임이 있는 날이다. 오늘은 어느 포인트에서 ‘동주’가 생각났는지 모르겠지만, ‘별 헤는 밤’이 생각났다. 독서 모임 중에 나눴던 이야기들의 여운이 있었던 거 같다. <별 볼 일 없는 사람들>은 별을 보고 집까지 걸어가는 동안 5분이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떠올랐고, <별을 외면하는 밤>은 오늘 밤은 짐을 정리하고 씻는 동안 생각하게 된 시다. 오늘은 이 찰나의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미완의 시로 남을지라도.
칭다오에 살아가는 교민들은 ‘이방인’이다. ‘영주권’이 쉬이 나오지 않는 나라에서 ‘경계인’을 살아가는 것은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는 일이다. 그런 에너지를 소모하는 중에도 ‘잘 살고 싶은 욕구’는 생긴다. 지역 사회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된다. 오늘 맑고 밝은 밤, 이런 고민을 가지고 살아가는 이들과 대화를 나눠 기뻤다. 그리고 아직은 많은 일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아직은 힘이 없으므로 끝내 부끄러웠다. 최선을 다한 후에 느끼는 부끄러움이라 ‘모르겠다’라는 말이 나왔다. 이 부끄러움이 더 나은 삶을 만드는 발판이 되리라 믿는다.
추운 날
먼발치서 내려다보는
너는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아닌데
너를 올려다보는
나는
이름을 불러주며
자리 이야기를 한다
이름을 부르는 순간
굳어지는
삶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 없기를
바랬던 시인은
끝내 부끄러움
느끼다 갔고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 없다는
사람들은
대다수가
시인이 머물다
간 곳에 있는데
여전히 부끄러움을
모르는 그들은
너의 이름조차
부르지 못한 채
살아가니
별 볼 일 없이
살아도
별일을
다 겪어도
결국 별수 없이
굳어지는
검정
별 볼 일 없는
사람들은
별일 없이 살아가지
추운 겨울 밝은 밤
맑은 하늘 밝은 별
별은 언제나 있었지
우리가 별을 가렸을 뿐
적당히 모른 척하며
그렇게 외면했을 뿐
그저 별일 없이 살고 싶어서
별 보는 일을 포기하며
별을 대신할 것을 찾으며
밝은 밤을 만든 우리는
결국 밤을 잃었지
추운 겨울 밝은 밤
맑은 하늘 밝은 별
별은 별의 자리에 있었지만
끝내 우리는 별을 보지 못했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
없기를 바라지 않았으니까
별 헤는 밤 따위
신경 쓰고 싶지
않았으니까
부끄러움을
창피한 것으로
생각했으니까
그거 알아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이
진짜 창피하다는 걸
추운 겨울 밝은 밤
맑은 하늘 밝은 별
그 아래 있는 내가
유난히 더 시린 이유는
부끄럽기 때문일까
모르겠다,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