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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문장_마음의 무게

과한 마음과 피로 그리고 오은 시인

오늘의 문장은 오은 시인의 소중한 산문집, 『다독임』(난다, 2020)에서 가져왔습니다.          

씀씀이가 과하면 지갑이 비고 말이 과하면 실수를 하게 될 확률이 높아지듯, 마음 또한 상대에게 너무 많이 주면 탈이 나게 마련이다. 마음이 과하면 주는 사람도, 그것을 받는 사람도 부담스럽다. 마음에 무게가 있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_「마음의 기울기」 중에서

오늘 도서관에 앉아서 한국으로, 여행지로 출발하는 게시물들을 보면서, 준서 컨디션이 안 좋아서 힘들어 하는 아내를 보면서, 사람보다 많이 오는 모기를 보면서, 내내 '과하다'라는 단어를 생각했습니다. 연휴 때는 쉬자고 몇 번을 다짐해도 끝내 과한 배려로 연휴에 문을 여는 무리수를 둡니다. 그래도 오늘은 도서관 가족 단위로, 홀로 오셔서 오래 앉아 있다 가신 분들 덕분에 보람을 느꼈습니다. 그래도 완전체 가족으로 처음 맞이하는 추석에 가족과 떨어져 있는 게 내내 마음에 걸려서 끝내 조기 마감 공지를 올렸습니다. 애초에 과한 마음이 아니었다면 생각하지 않아도 될 일을 자꾸만 만듭니다. 정확하게 다정하기란 이토록 어려운 일이니 다정의 근육도 잘 다져야겠습니다.


명절과 연휴는 돌봄의 기능이 잠시 멈추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부모님들은 부모님대로, 자녀들은 자녀대로 피곤하겠지요. 피차 피곤하다면 조금씩 배려하며 마음의 균형을 잘 맞추면 좋겠습니다. 이런 말을 알아들을 턱이 없는 준서는 엄마를 몹시 힘들게 하고 있는 거 같습니다.


저는 먼저 퇴근합니다. 내일도 오후 5시까지만 단축 개관하겠습니다.

명절은 가족과 함께 화목하게 보내세요. 잠시 해방되고 싶은 분들은 내일 오후 2시~5시에 도서관으로 피신 오시길 바랍니다. 책 보겠다는데, 누가 뭐라고 하겠어요.


달도 좀 보시고요. 풍성한 한가위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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