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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질문_ 좋은 책의 기준이란 게 있기는 할까?

기준과 평가 그리고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오늘의 질문


기준, 평가, 부정, 인정, 증명, 보통, 판단과 같은 낱말에 관해 생각합니다. 기준은 무엇일까, 누가 평가할까, 무엇을 부정할까, 뭐라고 인정할까, 왜 증명해야 할까, 판단이 주는 유익이 있는가...


자신이 기준이라 생각하고, 멋대로 평가하고, 쉽게 부정하고, 생색내며 인정하고, 복잡하게 증명하는 사회는 피곤합니다.


기준에 관한 답은 저에게는 양보할 수 없는 영역의 것이지만, 그래서 개인적인 기준을 버리는 일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몇 년째 생각 중입니다. '잘 사는 법'과 '보통이란 뭘까'

지구에 70억의 사람이 있으면 70억의 보통이 있겠지요. 이렇게 생각하면 이 사회도 조금은 덜 피곤하게 느껴집니다.

'그래, 너는 네 길을 가라, 나는 내 길을 가련다.'


가을이라 '좋은 책' 추천해 달라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보통은 성향이나 전에 읽었던 책 중에 재밌었던 책을 여쭤보는데, 오늘은 문득 '좋음'의 기준이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오늘의 질문은 "좋은 책의 기준이란 게 있기는 할까?"입니다.


머무는 문장

문장 모임 시발

"모든 것"ㅡ

이것은 뻔뻔스럽고 주제넘기 짝이 없는 낱말이다.

따옴표 안에 집어넣고, 매우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

마치 빼먹은 건 하나도 없다는 듯,

집중하고, 아우르고, 수용하고, 포함하는 척

그럴듯하게 연기를 하고 있다.

그저 순간적인

폭풍이 남긴 파편에 불과할 뿐이면서.


_비스와바 쉼보르스카, 「모든 것」『끝과 시작』(최성은 옮김, 문학과지성사, 2016) 전문


오전엔 목요 문장 모임 시발詩發이 모여서 1시간 동안 책을 읽고 문장을 나눴습니다. 저는 오늘 읽은 비스와바 쉼보르스카의 시에 마음이 머무네요. 참 쉽게 사용하고 사용당하는 모든 것. 도서관은 오후 7시까지 개관합니다.


사색하기 좋은 계절입니다. 사라져가는 "모든 것"들에게, 다음을 위해 기꺼이 자리를 양보하는 "모든 것"들에게, 새로운 시작을 위해 끝을 향해 가는 "모든 것"들에게, 안녕을.

기후 위기 인식 개선 전시회는 오늘이 마지막 날이고, 책자는 가져가셔도 됩니다. 뜻깊은 전시 준비해 주신 해랑 광고부에 감사드립니다


#비스와바쉼보르스카 #끝과시작 #문학과지성사 #모든것 #오늘의질문 #칭다오 #칭다오청양 #칭다오경향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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