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대원학교 황금마차 시작, 청도대원학교x칭다오경향도서관 MOU 체결
학교에 들어서는 순간, 마치 어떤 시절의 나와 다시 만나는 기분이 듭니다. 학교는 그런 곳입니다. 교복을 입은 아이들을 보면, 교복을 입었던 어린 시절의 나와 조우하게 되는—그런 고유한 시간과 기억의 영역입니다.
도서관을 싫어한 적은 없습니다. 그렇다고 특별히 좋아했던 것도 아닙니다. 도서관은 어딘가 ‘보건실’과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항상 그 자리에 있지만, 필요할 때만 찾아가는 곳.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사물함 속 문제집에 우선순위를 빼앗기는 곳. 그런 공간이었습니다.
비싼 식물을 집에 들이면 처음에는 새롭고 좋다가도 이내 익숙해져 버립니다. 그러다 그 식물을 치울 때서야 빈자리를 실감하곤 합니다. 반면, 꽃을 집 안에 들이면 분위기가 한층 살아납니다. 안타깝게도 한 번 꺾인 꽃은 오래가지 못하지만요. 우리는 그 짧은 아름다움을 위해 기꺼이 꽃을 꺾습니다.
학교 도서관은 좋은 식물과 같고, 황금마차는 집 안에 한 번씩 들여 기분을 환기시키는 꽃과 같습니다. 식물 같은 도서관은 꾸준히 가꾸고 관리해야 하고, 꽃 같은 황금마차는 변화와 변주를 준비해야 합니다.
좋은 밥과 반찬이 어우러지면 영양이 풍부한 식사가 되듯, 학교 도서관과 이동식 도서관을 통해 균형 잡힌 독서 환경이 만들어질 때, 독서의 가치 또한 더욱 깊어지리라 생각합니다.
대원 황금마차에서 많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책을 대출했습니다. 밀물처럼 몰려왔다가 썰물처럼 흩어지는 그 순간이 마치 윤슬처럼 빛났습니다.
경쟁 상대가 점심시간 매점이라 쉽지 않겠지만, 벚꽃이 지기 전까지 대원의 곳곳에서 학생들이 책을 품에 안고 가는 모습을 더 자주 볼 수 있도록, 도서관장 오마카세를 정성껏 준비하겠습니다.
오늘, 청도대원학교와 세 번째 ‘업무 협력 양해 각서(MOU)’를 체결했습니다.
어색하게 내민 손, 다정하게 잡아주셔서 감사합니다.
4월에 피어날 벚꽃을 생각하며, 2025년 경칩.
대원학교에서.
칭다오에 사는 이방인 드림.
어떤 공간은 글이 먼저 도착해서 저를 기다리기도 합니다. 오늘 대원에서 아주 잠시 적막이 흐르던 순간, 황금마차 종료 직전 10분 전에 첫 문장이 생각나서 스티커 메모에 쓴 글입니다. 이동식 도서관인 황금마차를 운영하며 메모한 글을 공유합니다. 청도대원학교와는 그동안 국내부만 교류가 있었습니다. 한국 친구들이 다니는 국제부와는 '황금마차' 운영을 통해 MOU를 체결하고 본격적으로 교류하기 시작했습니다. 교장이신 임영식 선생님이 작년 문학의 밤에 먼저 발걸음하신 덕분입니다. 현재 도서관은 칭다오청운한국학교, 이화한국학교와 MOU를 체결했으며, 청도은하국제학교, 이화한국학교, 청도대원학교에서 황금마차 이동식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