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데이
다 쏟아내고 싶은 날이다
뭐라도 쓰지 않으면 안 되는 날이다
처음 브런치라는 가상공간을 빌어 브런치를 먹으면서 보기 좋은 무겁지 않고 퍽퍽하지 않은 글만 쓰겠노라 다짐했다 하지만 빛의 속도로 푸석거리고 소란스러운 텍스트로 채워지고 있다는 걸 알지만 이렇게 덜어내지 않으면 질식해 버릴 것만 같은 그런 하루다
누군가의 오프닝 그리고 누군가의 엔딩 그 사이에 서 있었다 오늘은 어떤 이에게는 자신을 선보이는 날이었고 누군가에게는 기념일 그리고 또 다른 이에게는 부모를 떠나보내는 날이었다 그 색이 전혀 다른 상황에 서 있는 각기 다른 사람을 모두 대해야 했던 나는 무너지고 말았다
긍정력은 사라지고 ‘도도도도’, ‘달달달달’ 거렸다 바보가 따로 없다 최선이면 충분한데 완벽이 아니라는 이유로 나를 내몰았다 코너에 선 나는 선을 밟고 말았다 그리고 타인이 밀어버린 것처럼 이야기하며 자위했다 그냥 즐기면 될 것을 멍청하게 아주 멍청하게
베인 칼자국도 데인 손도 무색하게 마음이 아릴 뿐이다 얼마나 많이 이런 감정을 견뎌야 어른이 될까 왜 특정인에게 아무렇게나 솔직할까 모든 이야기를 하게 되는 걸까
오프닝과 엔딩 두 가지 장면을 동시에 마주한 날 데인 나는 속이 퉁퉁 부었고 그저 가라앉기만을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