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나의 인생맛집

뮤지엄

by 쿤스트캄

뮤지엄은 나에게는 일상을 만들고 또 일상에서 탈출할 수 있는 장소다 쉴만한 곳 사계절을 느낄 수 있는 곳 시공을 초월할 수 있는 곳 그런 곳이다


하지만 지금은 새로운 것을 상상하고 세상을 잊게 하는 곳이 아닌 가볼 만한 곳을 넘어 프레임에 담을만한 곳으로 전락한 게 아닌가 싶다


얼마 전 지인의 추천으로 제주도 저지예술인마을에 위치한 새로 오픈한 유동룡미술관에 다녀왔다


예약제로 운영되는데, 전시관람은 과 함께 차를 마시며 공간에 머물다가도록 하는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물론 네이버로 사전예약 시 공간만 둘러보는 형태로도 이용가능하다 막상 워크인으로 간다 해도 가능해야 한다고 보는데 왜 불가한지는 제주현지인 입을 통해서도 오리무중이다


지금의 문화소비 트렌드 중 하나는 치열한 시공 선점 아닐까 트렌디한 곳을 찾아 먼저가 보고 거기서 아주 힙한 사진을 찍어 소셜 미디어에 업로드하는 것 그 네모난 컷 하나를 수집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마치 맛있는 음식을 꼭 먹어봐야지 모두가 보는 드라마나 영화를 봐야지 직성이 풀리는 듯한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인스타 맛집이 되어버린 뮤지엄 이제 어디로 가고 있는가 어디로 가야 할까


한번 오고 끝나는 곳이 아닌 계속해서 오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글귀 어딘가에서 채집한 문구가 떠오른다 나도 이 마음처럼 공간을 장소화로 만들 수 있는 일인이고 싶다


뮤지엄은 가도 가도 계속 가고 싶은 변모하는 공간이자 여러 갈래의 길이 있고 만들어나갈 수 있다는 크리에이티브한 공간이기에 지금 우리가 가는 뮤지엄이 결코 단 한 번의 미식으로 끝나지 않기를


인생 맛집을 한 번만 가지는 않으니까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