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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두께

by 쿤스트캄

오늘 나는 중력에 갇혀있던 노트와 다이어리를 발굴했다.


미식노트에 적힌 카페와 식당은 지도어플에 나타나지 않는다.

전시감상노트에는 이타미준의 도쿄개인전과 간송미술관 방문 이야기가 적혀있다.

이미 떠나간 친구의 목소리가 생각나지 않아서 괴로운 밤을 지새운 흔적도, 세월호 사건으로 모든 행사가 취소된 상황도 남아있다.

친구의 결혼식, 선배의 청첩장 모임, 데이트 일정, 엄청난 운동계획까지 가히 20대의 저력을 보여주는 모음집이다.


지금도 그대로인 건 20년째 노래 부르는 조나던 브로프스키의 싱글맨 조각 작품뿐이다.


시간의 두께를 지켜내는 기록의 힘을 발견한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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