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컬리 Jan 11. 2023

이야기를 파는 가게, 겐츠베이커리의 익숙한 새로움

컬리파트너스 Case3: 겐츠베이커리

컬리에서 만날 수 있는 수많은 상품 뒤에는 좋은 상품을 생산하기 하기 위해 노력하는 파트너사와 컬리팀이 있습니다. 컬리는 이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상품 뒤에 숨어 있는 파트너사의 이야기요. 파트너사와 컬리가 어떤 노력을 통해 상품을 선보이는지, 품질을 어떻게 지켜나가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컬리 파트너스 스토리!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전국 각 지역의 개성이 담겨 있던 다양한 제빵의 문화가 사라지고, 그 자리를 세련된 ‘서울의 빵’을 생산하는 규격화된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가 채우고 있음은 쉽게 알 수 있다. 전국 어디를 가든 똑같은 빵, 경쟁 프랜차이즈 업체의 비슷한 빵으로 획일화되고 있는 것. 이 가운데 획일화와 반대 방향의 움직임도 포착된다. 이색적인 재료를 활용하여 개성 있는 맛을 만들어 내는 지역 빵을 찾는 고객들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특히 관광이나 출장 시, 그 지역만의 베이커리를 찾아 간단히 빵을 즐기는 문화도 생겨났다. 이런 추세 속에, 독특한 제품 구색으로 경쟁력을 만들고자 하는 비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전문점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리고 부산의 한 베이커리 전문점의 이름이 SNS에서 심심찮게 등장하는데, 바로 ‘겐츠베이커리’다. 


베이커리가 워낙 많아 ‘빵천동’이라 불리는 부산 남천동으로부터 남쪽으로 약 2km 정도 벗어나면 조용한 용호동의 주택가 겐츠베이커리 본점이 자리잡고 있다. 건축 및 인테리어 디자이너 출신 CEO의 영향인지, 겐츠베이커리 본점 매장은 외관부터가 특별하다. 옛스러우면서도 세련된 빨간색의 출입문과 창문, 예쁜 소품가게 같은 외관에  지나가던 행인들은 뭔가에 홀린 듯 걸음을 멈춰 섰다가 안으로 들어간다. 스마트폰으로 연신 사진을 찍어 대던 여고생이 옆에 있던 친구에게 말한다. “여 먼가 레트로한 감성이 안느끼지나?”

겐츠베이커리 외관


인터뷰에 응한 겐츠베이커리의 정호연 대표와 권동인 부장은 컬리와의 협업의 성과가 어땠느냐는 질문에 얼굴이 살짝 상기된 상태로 답했다. “우리가 마켓컬리에 납품하기 시작한 이후 6개월 동안 온라인 매출이 납품 전 대비 1300% 신장했어요. 고객들은 멀리서 겐츠베이커리를 추억하며 찾아오기 시작했구요. 드디어 이제 우리가 꿈꾸던 일들을 하나씩 만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아요” – 겐츠베이커리 권동연 부장




익숙한 새로움으로 리브랜딩하다


겐츠베이커리는 2002년 7월 오픈한 이래로 20년 동안 부산에서 자리를 지켜온 지역 베이커리다. 동네의 조그만 빵집이었던 겐츠베이커리는 2014년 정호연 대표가 새롭게 맡아 운영하기 시작한 무렵부터 하나씩 변화를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계기는 백화점 입점이었다. 2013년 롯데백화점 창원점에서 처음 겐츠베이커리를 입점시켰고, 그 인기에 힘입어 이듬해엔 부산본점, 센텀시티점, 2016년에는 동래점에 연이어 입점시켰다. 백화점 입점은, 겐츠베이커리의 CEO가 매장의 확장과 함께 미래의 성장을 고려한 생산시설의 확장과 브랜드 리뉴얼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대한민국의 베이커리는 사실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당시만 해도 소비자들은 빵의 맛으로만 빵집을 평가했거든요. 겐츠는 부산의 빵집이지만, 빵만 파는 것이 아니고 겐츠베이커리만의 문화와 헤리티지를 만들어 파는 것을 나아갈 방향이라 생각하고 있어요. 리브랜딩의 이유이자 방향입니다.” – 겐츠베이커리 권동인 부장


겐츠베이커리의 기존 이미지가 ‘모든 빵 구색을 갖춘 맛있는 빵집’이었다면, 새롭게 브랜딩하고자 하는 이미지는 ‘뉴 헤리티지’였다. 제품들의 종류, 모양, 이름 뿐 아니라 매장 인테리어까지, 고객에게 일관적으로 던지고 싶었던 메시지는 ‘익숙한 새로움’이었다. 고객들이 겐츠베이커리의 제품을 접할 때, 익숙하여 편안함을 느끼지만 동시에 어딘가는 새로운 특별함으로 차별화된다는 느낌을 갖게 하고 싶었다. 그 결과, 새롭게 디자인 된 매장의 외관이나 내부 인테리어는 동화 속 빵집 이미지를 방불케 한다.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은 여기저기서 사진을 찍는다. 여타 다른 빵집들 에서는 보기 힘든 모습이다. SNS에 남겨져 있는 겐츠베이커리 방문자들의 리뷰를 살펴보면, 인테리어가 멋지다는 언급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겐츠베이커리' 내슈빌 치킨버거

제품에 겐츠베이커리만의 이야기를 담다


리브랜딩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겐츠베이커리는 2019년 브랜드 리뉴얼을 하면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였는데, 2020년부터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체감할 정도였다. 겐츠베이커리는 이러한 성장의 이유로 겐츠베이커리만의 독특한 제품 구성과 브랜드 이미지의 변화로 젊은 연령층의 선택을 받게 된 것을 꼽는다.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제빵에 사용된 적이 없던 다양한 식재료들을 이용하여 독특한 맛을 내기 위한 시도, 대부분의 빵집에서 만날 수 있는 익숙한 제품이지만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식재료를 섞는 시도, 재미있는 제품명 짓기 등 다양한 모험적 제품개발 시도를 하였다. 치킨을 튀긴 후 이국적인 소스로 버무려 패티로 넣은 ‘내슈빌 치킨버거’, 최상급 버터와 럼주, 특제 시럽을 사용하여 만든 ‘몽블랑’, 그리고 롤케이크와 파운드케이크를 슬라이스하여 개별 포장한 ‘롤 피스’와 ‘파운드 피스’, 부산 사투리로 제품명을 지은 ‘써까바’ 등은 모험적 제품개발 시도를 통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된 효자 제품들이다. 



'겐츠베이커리' 몽블랑

‘몽블랑’은 다른 제품들이 차별화를 위해 프랑스 브리타뉴산 고급버터를 사용하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벨기에산 최상급 버터를 사용할 뿐만 아니라, 고급 럼주와 겐츠베이커리가 개발한 특제 시럽을 사용함으로써, 다른 베이커리의 유사 제품과는 맛과 향에 있어 확연한 차별화를 만들어낸 제품이다. 겐츠베이커리 성장의 1등 공신으로 꼽힌다. 


모험적 시도로 고객들로부터 주목받으며 인기몰이에 성공한 제품들도 많지만, 처절한 실패를 안겨준 제품들도 있다. ‘티카마살라 커리번’, ‘핫 로제 맥인치즈 파이’, ‘복숭아 커스타드 크림 브릴뢰’, ‘파이가’ 등은 지금껏 없었던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내고자 했으나 실패한 사례들이다. 특정 연령대에게만 익숙한 식재료도 있다. ‘트러플 버섯 크림빵’이 그 주인공인데, 젊은 세대는 트러플 향에 대한 거부감이 없었던 반면, 40~50대 연령층에게는 불편한 향이었다. 정작 빵을 주로 구매하는 고객들은 40~50대 여성인 경우가 많았고, 이 때문인지 종종 이상한 향이 난다는 컴플레인을 받기도 했다. 


'겐츠베이커리' 치아바타 샌드위치

이러한 실패들은 겐츠베이커리 경쟁력의 밑거름이 되었으며, ‘익숙한 새로움’이라는 제품 개발에 있어서의 방향성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되었다. 하늘에서 뚝 떨어진 신비로운 새로움보다는 납득 가능한 범위 내에서의 혁신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겐츠베이커리의 ‘치아바타 샌드위치’는 실패 경험으로부터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쫀득한 감자 치아바타에 다양한 재료, 소스 및 이국적인 향신료를 조합하여 만든 제품이다. 겐츠베이커리 전 지점의 2021년도 베스트 제품이 되었다. 




컬리의 날개를 달고 날아오르다


겐츠베이커리는 2019년 리브랜딩 이후로 성장세를 놓친 적이 없었다.  고객들은 겐츠베이커리를 부산의 3대 베이커리라 불렀고, 겐츠베이커리에 방문하는 것을 빵지순례라 부르기도 하였다. 그러나 겐츠베이커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부산만의 감성을 뉴트로 감성에 담아 전국에 널리 알리는 것이었다. 서울식의 유려한 세련됨이 아닌, 부산식 매력, 직선적 위트 등을 제품에 담아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싶었다.  


겐츠베이커리는 꿈을 이루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이 SNS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을 이용하여 겐츠베이커리만의 이야기를 채워나간다면, 많은 사람들이 함께 제품에 대해 이야기하고, 공감하며, 널리 퍼뜨릴 줄 알았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SNS에 공을 들였지만 방문자가 늘지 않았다. 자사몰도 구축하여 운영하였으나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렇게 온라인 상에서 난항을 겪던 2021년 여름, 겐츠베이커리는 컬리와 손을 잡게 되었다. 컬리 내의 겐츠베이커리의 판매량은 전체 판매량 뿐만 아니라 개별 제품의 판매량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베이커리 제품들은 시간이 지나면 품질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일반적인 택배를 쓰는 업체와 협업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배송 시 온도가 너무 낮아도 안되고, 또 너무 높아도 빵의 품질에 문제가 생긴다. 반면, 컬리의 새벽 배송과 꼼꼼한 배송 온도 관리는 겐츠베이커리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겐츠베이커리와 컬리는 샛별배송에 적합한 제품들을 우선적으로 선정하였다. 그리고 드디어 2021년 7월, 컬리는 상투과자를 비롯, 몇 가지 추억의 맛을 담은 제품들을 판매하기 시작하였다. 상투과자는 매장에서 그리 인기있는 제품은 아니었기에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의외로 고객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2021년 월별 겐츠베이커리 제품별 판매량 비중 추이 *붉은 테두리는 마켓컬리 내 겐츠 베이커리 제품 판매량 상위 5위 제품

“재밌는 부분이 있어요. ‘상투과자’라고 밤과자라고도 알려졌는데, 저도 잘 안 먹긴 하지만, 이 상투과자가 컬리에서 없어서 못 팔고 있어요. 추억의 과자, 할매 입맛을 찾는 젊은 분들도 계신 것 같아요. 이런 부분이 재밌죠. 겐츠베이커리에서는 사실 ‘상투과자’ 같은 것들은 구색을 갖추기 위해서 가지고 있는 제품인데 어쩌다 보니 컬리에서는 항상 품절이 일어나요. 특별히 ‘상투과자’를 밀어주는 편도 아니었었죠.” – 겐츠베이커리 권동인 부장


‘상투과자’의 인기는 이야깃거리가 되기 시작했고, 이러한 움직임은 ‘익숙한 새로움’이라는 리브랜딩 방향, 겐츠베이커리가 원하던 꿈의 방향과 맞닿아 있었다. 백화점 납품이 견인한 겐츠베이커리의 확장은 컬리라는 온라인 공간 속에서 다시 한번 거세게 일어나고 있었다. 젊은 세대와 나이가 든 세대를 아우르는 시간의 확장이기도 했다. 컬리에서 판매되는 겐츠베이커리의 ‘상투과자’나 ‘소시지빵’, ‘롤피스’, ‘파운드피스’ 등은 오래 전에 소비자들이 즐기던 로컬 베이커리의 제품이다. 이 클래식한 제품들이 겐츠베이커리에 의해 부산의 색을 입고 가장 트렌디한 쇼핑몰인 컬리에서 판매되면서, 전국에 퍼져 있던 부산 출신 중장년층은 추억을 만났고, 이들의 열렬한 환호는 젊은 세대들에게까지 전파되기 시작했다. 


‘상투과자’가 20년 전의 제품과 동일했다면 까다로운 마켓컬리의 고객들을 만족시키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겐츠베이커리는 다른 베이커리에서 취급하는 ‘상투과자’가 앙금만을 사용하는 것과는 달리 다른 재료를 섞어 부드러운 식감과 독특한 맛이 나도록 디자인하였다. 모양은 익숙하지만, 맛은 조금 특별한 뉴트로 경험을 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겐츠베이커리' 써까바

컬리에서 판매되는 겐츠베이커리 제품 중 ‘상투과자’의 인기에 이어 가장 눈에 잘 띄는 제품은 ‘써까바’이다. 이 제품은 러스크(식빵을 구워서 만든 과자)가 들어 있는 봉지에 시즈닝(치즈맛, 인절미맛, 갈릭새우맛, 라면맛)을 넣고 섞어서 먹는 제품이다. ‘써까바’라는 이름은 ‘섞어봐’를 부산 사투리로 표현해낸 것이다. 타지에 살고 있는 부산 사람들은 ‘써까바’라는 제품명만으로도 ‘부산의 것’이라는 생각이 들고, 향수와 함께 구매욕이 생겨난다.  


최근에는 반대로 컬리에서 겐츠베이커리 제품을 구매한 고객들이 부산 방문 시 매장을 방문하여 호감을 드러내면서 다양한 제품들을 구매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게 전부가 아니다. 오프라인 구매 이후 다시 온라인 구매로 이어지고, 입소문 나며, 마켓컬리 내에 후기 글의 형태로 확산된다. 온라인 구매는 고객들로 하여금 겐츠베이커리에 대한 판타지를 갖게 만들기도 한다. 고객들은 부산까지 굳이 방문하여 오프라인 매장에서 사진을 찍고 빵을 즐기면서 판타지를 충족한다. 


겐츠베이커리가 꾸던 꿈은 컬리와 함께 하면서 현실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컬리 입점 후 발생한 생각보다 많은 온라인 매출은 신선한 자극제가 되어, 뉴트로한 감성, 재미를 담은 새로운 제품들을 더욱 신나게 개발하고 선보일 수 있는 에너지를 얻었다. 겐츠베이커리의 아이덴티티는 고객들의 머릿속에 각인되었고, 부산을 방문하는 컬리의 고객들은 추억을 찾으러, 재미를 찾으러, 뉴트로 감성으로 가득한 매장에 들러 다양한 제품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또한 이와 더불어, 컬리와의 협업은 획일적인 프랜차이즈 베이커리를 극복하고 지역의 개성이 담긴 제빵 문화가 되살리는 데 일조하게 될 것이다. 


▶ 더 많은 '겐츠베이커리' 제품을 만나보고 싶다면?



작가의 이전글 사미헌, 로컬 맛집 메뉴가 대한민국 대표 간편식이 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