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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병원의 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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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Z Jul 06. 2020

병원의 밥.

구차하다 : 말이나 행동이 떳떳하거나 버젓하지 못하다(국립국어원 표준국어 대사전)


새벽 전화를 받고  병원에 나왔다.

보름 전 수술한 환자가 좋지 않다는 전화였다.

택시에서 내내 눈을 감고 있었다.


환자는 돌아가셨다.

어떤 위로도 의미 없는 시간이 되었다.


환자를 보내드리며 환자 손을 잡았다. 아직 따스했다. 모니터 화면을 끄고 인공호흡기를 멈췄다.

냉정한 정적이 남았다.

 

보호자들께 사망원일 설명하고 인사를 드리고 뒤돌아 왔다.”애쓰셨다는 말씀은 못 드리겠네요.... “

방에 들어와서도 생각이 났다. 그래 그럴 수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믿었던 분들인데.


멍하니 앉아 있다가

아침 외래, 종일 수술 스케줄이 보여

뭐라도 먹어야지 라는 생각을 했다. 새벽 여섯시에


그리고 이어서 참 구차하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나란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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