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년 전 온라인 동호회에서 나에게 호감을 보냈었던 키가 무척 큰 오빠의 닉네임이 '한결같이'였다. 다시 생각해보니 나에게 호감을 보냈던 것이 아닌 내가 호감이 있었던 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내가 술을 많이 마시거나 귀가시간이 늦으면 친오빠처럼 날 챙겨준 그 마음이 호감인 줄 알았다. 그 호감을 내가 받아주는 척을 했을 때 나에게 말했다. 우리 집에도 왔었으며 친오빠처럼이 아니라 정말 친오빠의 친구라고.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부터는 이성이 아닌 오빠로 보이기 시작했으며 그 이후로도 정말 한결같이 나를 친동생처럼 챙겨주었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그 오빠의 닉네임이었던 '한결같이'의 의미가 나에게는 참 좋은 느낌이다.. 결혼 후 몇 년 만에 첫 임신을 하고 아이의 태명으로,
이 아이가 좋은 면은 늘 한결같은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태명을 "한결"이라 지었다. 근데 얼마 가지 않아 유산을 하고 한결이를 내 품에서 떠나보냈다.
1년 후쯤 두 번째 임신을 하였다.
또 한결이란 태명을 쓸 수는 없었다.
아주 잠깐이었지만 나에게 온 첫아이만이 한결이다.
두 번째 아이의 태명도 좋은 의미를 담아 신중하게 지어 부르고 싶었다. 한결같이도 좋지만 한결나은 아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나은"이라 지었다. 딸이라면 이름으로도 이쁠 것 같았다. 나은이도 한결이처럼 오래 지켜주지 못했다.
어느 하늘에선가 한결이와 나은이가 별이 되어 있을 것 같다.
몇 년 후 한결이와 나은이가 다시 찾아온 듯
튼튼이와 사랑이는 지금 나의 아들과 딸이 되었다.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을 볼 때마다 떠오르는 한결&나은